1968년생. 1993년 단국대 경영학과 졸업. 2008년 (주)제너시스 템즈 서비스사업실장, 2011년 크라우드긱스 대표, 2014년 뉴로게이저 대표(현).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꽃은 단연 ‘경쟁’이다. 경쟁에서 확실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그 어디에도 없지만 그래도 가장 확실한 연결 고리를 꼽자면 ‘혁신’을 들 수 있다.‘혁신(革新)’은 한자로 가죽 혁(革)자를 쓴다. 결국 혁신이란 자신의 가죽을 벗겨 새롭게 한다는 의미다. 혁신에 대한 몇 가지 속성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혁신은 주도적이어야 한다. 혁신은 수많은 프레임의 빈칸을 채우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의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최고경영자(CEO)의 뇌를 분석하는 뉴로게이저의 사업을 소개하다 보면 가장 흔히 받는 질문이 있다. “그런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가 있나요. 없다면 너무 이른 게 아닐까요.” 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을 유보한 채 이미 판이 굳어진 시장에서 2등이 되려고 하는 걸까.
둘째, 혁신의 과정은 실패가 따른다. 주변에서 실패를 경험하지 않고 성공했다는 기업인을 몇 번 만난 듯하다. 그러나 그들과의 만남이 유쾌하지는 않았는데, 대략 두 가지의 느낌이 들었다. 겁쟁이거나 거짓말쟁이거나…. 한국 사회는 유달리 실패에 인색하다. 창업 초기 한 직원이 사소한 일의 결정을 필자에게 물은 적이 있는데, 이렇게 대답했던 기억이 있다. “뭘 망설이죠. 본인이 결정하고 실행하세요. 설사 잘못된 결정을 했더라도 지금 우리가 감당할 손해는 아주 적습니다. 실패라는 게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우리에게는 지금이 훨씬 좋은 시기입니다.”
셋째, 혁신은 지속적이어야 한다. 혁신이란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속도를 무한정 높일 수 있는 그런 속도의 개념이 아니다. 하지만 혁신을 인지하면 속도에 대한 기대감과 욕심이 더욱 높아만 간다. 혁신 경쟁에서 밀려난 많은 기업들은 혁신을 이루는 비용보다 더 비싼 고통의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노키아·소니·마이크로소프트 등 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선두였던 기업의 현재를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혁신의 고삐를 놓치는 순간 더 큰 시련을 맞이해야 했다.
넷째, 혁신은 유연해야 한다. 혁신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과 ‘존재하고 있는 것을 달리 해석하는 것’이다. 몇 년 전 고무장화에 패셔너블한 재해석이 이뤄지며 맑은 날에도 고무장화를 신는 패션 리더들이 등장했다. 이것 역시 ‘혁신’이다. 제품의 수명 주기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아지고 있고 이제 기업은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기업의 수많은 시장조사와 성공 전략도 어제의 결과라면 과감하게 휴지통에 던져야 한다.
이 밖에 혁신은 무엇으로 이뤄져 있는지에 대한 답은 지금까지와 다른 모든 게 답이라고 할 만큼 다양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국내에는 아직 혁신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이 드물다는 것이다.
“100m를 18초 이내에 뛰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런 속도로 422번 반복하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것이 마라톤이고 우리가 새겨야 할 혁신의 의미다.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