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틱스 역량 갖춘 인재에 리더 역할 맡겨야

경영 컨설턴트로서 국내외 많은 기업의 리더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들 경영자들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업의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의사 결정이 과연 얼마나 현실과 정교한 예측에 기초한 결정이고 또한 기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고민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빅 데이터 및 애널리틱스(Analytics) 역량을 경영상의 중요한 전략적 화두로 삼고 있고 인사관리(HR) 영역에서도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다양한 전략들을 준비하고 있다.

빅 데이터 애널리틱스는 단순한 지표 제시를 넘어 내·외부의 다양한 데이터 통합을 기초로 경영상의 의사 결정을 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과거의 데이터 분석이 ‘후견지명(Hindsight)’에서 ‘통찰력(Insight)’으로 발전했다면 빅 데이터 애널리틱스는 ‘선견지명(Foresight)’이라고 할 수 있다.
인재 관리, 빅 데이터에서 답 찾아라
그러나 최근 딜로이트에서 발표한 ‘2014년 글로 휴먼 캐피털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 대상 기업의 14% 정도만이 HR 쪽에 일부 빅 데이터 애널리틱스 관련 역량 확보 및 이와 관련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재무 부문 81%, 마케팅 부문 56%, 판매 부문 58%의 수치와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반면 설문 대상 기업의 57%가 향후 빅 데이터 및 애널리틱스 분야의 투자를 확대할 것이고 특히 채용, 리더십 개발, 인재 관리 부문에 집중할 것이라고 대답한 것은 흥미롭다.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솔루션 도출 가능
최근 인사 분야에서 논의되고 있는 HR 애널리틱스는 사실 아주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90년대부터 다양한 시도가 있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인재 관리에서 지속적인 기술 발전 및 정보기술(IT) 애플리케이션의 발달로 다양한 데이터의 원천 확보가 가능해짐에 따라 인력 데이터와 비즈니스 데이터를 이용,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 이렇게 데이터에 기초한 노동력 애널리틱스는 기업 의사 결정자들이 고민하는 문제들에 대해 데이터 중심의 정교한 분석과 예측 모델링에 기초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

세계 최고의 전문 서비스 펌인 D사는 내부적으로 핵심 인재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핵심 인재의 이탈률이 줄어들지 않고 있었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퇴사한 핵심 인력의 다양한 인사 데이터를 인력 애널리틱스에 기초해 분석한 결과 퇴사 원인이 급여 불만이나 승진 문제가 아닌 연속적인 지방 근무 프로젝트였다는 것을 알아냈다. 고객사에서 근무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집에서 멀리 떨어진 타 지역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할 때가 있는데 이때 핵심 인력의 30%가 1년 내 퇴사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기초로 D사는 핵심 인력의 프로젝트 배치에 대한 조율, 퇴사가 예측되는 인력에 대한 사전 상담 등을 통해 핵심 인력의 이탈률을 현저히 낮췄다.

다음은 국내 최고의 실적을 자랑하는 A보험사의 사례다. 보통 보험사에서는 설계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지만 A보험사는 설계사 관리가 적절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채용, 성과 관리, 이탈 방지 등 개선이 시급했다. 이에 따라 A사는 고실적 설계사의 공통적인 특성, 예를 들어 인간관계, 가계도, 출신 지역, 이전 경력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우수 설계사의 공통적 특징을 도출했다. A사는 채용 과정에서 애널리틱스를 활용한 좋은 사례다.


조기훈 딜로이트 컨설팅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