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운 이롬 방문판매사업국 영업본부장

[포커스] “성공 영업은 행동하는 ‘습관’에서 시작된다”
‘방문판매’는 역사가 가장 오래된 판매 방법 중 하나다.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즉 물건을 들고 직접 고객을 찾아다니기 때문에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영업·세일즈의 꽃이라고 불린다. 생식 등 건강식품 제조·판매 기업인 ‘이롬’에서 방문판매사업국 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종운 국장은 영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방문판매, 네트워크 판매, 영업 기획, 영업 교육 등 직접 판매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이력을 쌓아 왔다.

영업·판매와의 인연은 첫 직장부터 시작됐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후 처음 신입 사원 생활을 시작했던 곳은 이랜드다. 하지만 정보 시스템 분야로 발령 받을 것이란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진로·적성 검사를 통해 그가 배치 받은 부서는 ‘성지순례사업부’였다.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행 상품 판매팀으로, 현재 이랜드 호텔사업부의 전신이다.


미국에서 배운 세일즈의 정석
2년 후에는 애슐리, 더까페 등 식품사업부로 이동해 역시 프랜차이즈 영업을 경험했다. 실력을 인정받아 피자몰 명동지점장으로도 일했는데, 피자 한 조각과 콜라 한 잔으로 꾸민 세트 메뉴를 국내에 처음 시도한 이가 바로 김 국장이다. 당시 유일한 경쟁자였던 피자헛을 넘어서기 위한 전략이었다.

1997년의 위기를 넘긴 후 이롬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업교육팀과 영업기획팀(마케팅팀)을 맡았다. 2007년 들어선 미국 뉴욕지사로 발령 받았다. 김 국장은 이때를 비로소 영업에 눈뜬 시기라고 회고했다.

“맨해튼에 막상 가서 보니 판매하지 못하면 월급을 받지 못하는 구조더군요. 주재원으로 갔지만 실상은 홍삼, 이온수기, 심지어 이온수기 애프터서비스까지 해야 했어요. 생존을 위한 판매에 다시 나서게 된 거죠.”

예순이 넘은 미망인 선배가 건네준 ‘가망 고객 리스트’를 들고 오늘은 이 집, 내일은 저 집을 찾아다녀야 했다. 고객에게 직접 제품을 설명하며 많게는 한 달에 이온수기를 20대까지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한 대에 2000달러가 넘는 고가 제품이었다. 힘들지만 고객을 대하는 자세, 제품에 접근하는 방식 등 영업의 정석을 배운 시기였다. 2010년 귀국한 후엔 네트워크 판매사인 에이본에서 영업본부장을 맡아 네트워크 마케팅도 경험했다. 에이본은 암웨이에 이은 글로벌 2위 기업으로, 2년 남짓한 근무 기간 동안 코칭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김 국장은 얼마 전 ‘세일즈 성공 시스템북’이란 제목의 책을 펴냈다. 16년간 ‘영업맨’으로 일하며 경험한 지식과 선후배들의 경험담을 정리해 낸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의 판매 노하우는 정형화된 게 없어요. 그저 열심히만 하자는 말뿐이죠. 처음으로 방문판매의 길에 들어섰을 때 무엇을 하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 정확히 알려주고 싶었어요. 책의 부제가 교과서인 이유에요.”

김 국장은 “동기부여는 유통기한이 3일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성공한 영업 사원이 되기 위해선 마음가짐보다 행동하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습관이 바뀌면 인생이 바뀝니다. 그런데 습관으로 가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에요. 비단 영업 사원뿐만 아니라 모든 직장인들에게 일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