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단순히 기르기가 편하다는 이유로 오랜 시간 혼자 내버려두면 반려묘(반려 고양이) 역시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인해 다양한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식욕이 감소하고 활동성이 줄어드는 등의 행동을 보이게 되는데, 아픈 것을 숨기려고 하는 특징이 있어서 평소와 달라진 생활방식을 파악하지 못하면 급사의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질병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예방법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좋다.
먼저 고양이에게 쉽게 나타날 수 있는 질병 중 소변을 못 보는 ‘하부요로계 질환(Feline Lower Urinary Tract Disease, FLUTD)’이 있다.
이는 검사결과 직접적인 원인이 밝혀지는 요석증, 요도 플러그, 종양, 세균감염으로 인한 해부학적 기형과 이유 없이 증상만 나타나는 특발성 방광염으로 나누어진다. 특히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은 2~6년 나이에 자주 발생하며, 하부요로기계 질환의 50~60% 비율을 차지하고, 원인으로는 스트레스, 비만, 수분섭취의 부족 등이 있다.
이 증상은 수컷 고양이에게서 더 잘 나타나는데 수컷의 요도가 매우 좁기 때문이다. FLUTD는 쉽게 걸릴 수 있지만, 완치가 어렵고 재발확률이 높으며, 완전 폐쇄형의 경우 내버려두면 신장손상으로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어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초기 증상으로는 고양이가 화장실을 자주 들락날락하지만, 소변을 소량밖에 보지 못하거나 소변을 본 후에는 생식기를 핥는 행동을 보이고, 소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이다. 만약 구토, 저체온증, 의식저하 등이 보인다면 응급상황이므로 동물병원에서 처치가 필요하다.
'고양이 하부요로계 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주기적인 수분섭취가 중요하다. 항시 물그릇을 청결하게 하고 신선한 물로 자주 갈아줘야 한다. 물을 잘 먹지 않을 경우, 습식사료나 간식 캔을 이용해 수분섭취를 돕는 것도 방법이다. 깨끗한 화장실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고양이가 좋아하는 영상을 틀어 주거나 활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놀이를 함께 해주는 것이 좋다. 예민한 고양이라면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보조제를 꾸준히 복용하고 고양이 페로몬 등을 생활공간에 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양이가 2마리 이상일 경우 모두가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충분한 놀이 공간을 마련해 주고 화장실과 식기를 따로 두는 것이 좋다.
고양이 특화 백산동물병원 이영수 원장은 “FLUTD 증상이 있다면 증상의 경중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신증상이 보일 경우 혈액검사, X-ray, 복부 초음파검사, 요 검사 등의 다각적인 진단접근이 필요하다”며 “또한 검사결과에 따라 수액처치, 요도 카테터 장착, 약물치료, 수술적 치료, 처방식사료 교체 등의 방법으로 치료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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