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역대 최저…공화당 거센 공세

17 년 만의 연방 정부의 ‘셧다운(shutdown: 일부 폐쇄)’ 사태,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오바마 케어(건강보험개혁법)’에 대한 논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중동 정책 그리고 외국 정상에 대한 도청 의혹 등 악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이 10월 30일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42%로 두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 사상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Rep. Michele Bachmann (R-MN), (at podium), makes remarks against *Obama Care* in  front of the Supreme Court where the justices are hearing a second day of arguments on President Barack Obama's Affordable Care Act, March 27, 2012 in Washington, DC.  The controversial health care act has drawn supporters and detractors from around the country and the Supreme Court will hold a third day of hearings before deciding later in the year on its constitutionality.          UPI/Mike Theiler/2012-03-28 00:56:40/
Rep. Michele Bachmann (R-MN), (at podium), makes remarks against *Obama Care* in front of the Supreme Court where the justices are hearing a second day of arguments on President Barack Obama's Affordable Care Act, March 27, 2012 in Washington, DC. The controversial health care act has drawn supporters and detractors from around the country and the Supreme Court will hold a third day of hearings before deciding later in the year on its constitutionality. UPI/Mike Theiler/2012-03-28 00:56:40/
이런 악재들 가운데 상당수는 시간이 갈수록 소멸되지만 좀체 사라지지 않을 대형 악재가 버티고 있는 게 오바마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이다. 바로 연방 정부 셧다운의 씨앗이 된 오바마 케어다. 공화당이 2014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 전제 조건으로 오바마 케어 폐기 또는 시행 연기를 요구했지만 백악관과 민주당이 거부하면서 결국 16일간의 셧다운 사태가 벌어졌다. 정치권이 내년 1월 15일까지 잠정예산안 편성에 합의해 일단 급한 불을 껐지만 불씨는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사면초가에 몰린 오바마, 뚝심 발휘할까
오바마 케어는 전 국민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것이 골자다. 미국의 건강보험제도는 한국과 달리 민간 의료보험이 주축이다. 다만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메디케어, 저소득층(4인 가구 연소득 2만3500달러 이하)을 위한 메디케이드 등 공공 의료보험이 있다. 그래서 차상위 계층부터는 개인이 알아서 보험에 들어야 하는데 비용 부담으로 가입하지 않은 3200만 명이 의료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비용을 부담해 국민들의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개인이나 고용주(정규직 50인 이상 사업주)에게 벌금을 물리도록 했다. 개인들은 내년 3월 말까지 가입하지 않으면 소득의 1%나 95달러 가운데 많은 쪽의 벌금을 내야 한다. 2016년부터는 소득의 2.5% 또는 650달러로 벌금이 많아진다. 사업주는 직원 1인당 2000~30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중소기업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상당수 중소기업이 ‘정규직 50인 이상 규정’을 피하기 위해 기존 정규직을 계약직으로 돌리거나 해고하는 부작용도 일어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정부는 그래서 중산층과 저소득층 가정, 중소기업에는 보험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일정한 수준의 세액공제 혜택을 줄 예정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를 위한 정부 지출이 2013년부터 10년간 총 1조76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공화당이 재정 적자가 더욱 심화되고 기업 부담이 커진다며 오바마 케어를 반대하고 있는 이유다. 오바마 케어는 진보 진영에선 오바마 대통령의 최대 업적으로 간주되지만 보수 진영으로부터는 ‘사회주의 실험’이라는 비난을 받는 등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지난 10월 1일부터 개인의 건강보험 의무 가입 조항이 적용되면서 일반인들이 보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건강보험장터(Health Insurance Marketplace)가 문을 열었다. 그런데 보험 가입 웹사이트의 접속 불량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치권 공방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웹 사이트가 너무 느려 가입 절차를 하는 동안 접속이 안 된다. 이 문제에 대해 나보다 더 불만스러운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사과의 뜻을 표명했지만 공화당은 “예고된 재앙이다. 제도 자체의 결함이 드러났다”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오바마 케어의 ‘저격수’로 이름 난 테드 크루즈(텍사스 주) 공화당 상원의원은 “오바마 케어는 미국에서 가장 심각한 ‘일자리 킬러(job killer)’다. 경제성장과 번영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내 중도파로 꼽히는 미치 매코널(켄터키 주) 상원 원내대표는 “오바마 행정부가 약속한 대로 제도가 시행되지 않고 있다”며 시행 시기를 연기하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케어가 오바마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워싱턴 =장진모 한국경제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