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유통·음식료 등 내수 업종 ‘찜’

11월 주식시장도 외국인 수급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월 초반에는 ▷최근 둔화되고 있는 미국 경제지표 ▷3분기 실적 둔화에 따른 투자 심리 약화 ▷원·달러 환율 하락 부담 등의 문제로 외국인 매수세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 기관들도 투신권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매물을 쏟아내고 있어 당분간 주식시장에 수급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달 후반부터는 투자 심리가 안정되며 수급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11월 9일부터 12일까지 치러질 중국의 18차 3중회의에서 안정적인 중국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 발표가 예상되고 11월 29일에는 미국의 최대 쇼핑 시즌을 알리는 블랙 프라이데이가 시작되며 투자 심리를 개선시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향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업종은 정보기술(IT)·자동차·음식료·유통·제약 업종이다. 이들 업종은 최근 8년간 블랙 프라이데이 시작 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3분기 실적과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고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50원대에 도달하며 외국인들이 매수를 확대한 업종이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76%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3분기 실적 부진이 주식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9월 말 대비 5.1% 하향 조정됐다. 어닝 시즌에 접어들면서 하향 조정 폭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 업종별로 실적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 실적이 개선된 업종은 운송·유통·은행·금속&광물·자동차&부품 업종이다. 반면 화학·증권·내구소비재&의류·소프트웨어·생활용품 업종은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 폭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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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적극 매수보다 보수적 대응 필요
또한 최근 외국인들의 매매 패턴도 점차 내수 업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8월 23일 이후 43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누적으로 13조6000억 원어치를 매수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시장 내 외국인 지분율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2007년 5월 이후 최고치인 35.5%로 높아졌다. 외국인들은 이 기간 동안 반도체·자동차&부품·철강·화학·조선 등 경기 민감주를 중심으로 순매수에 나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그런데 10월 중반 이후 외국인의 업종별 매매 형태가 다소 변화되고 있다. 10월 15일 이후 은행·유통·호텔&레저·보험·증권·음식료 등 내수 업종이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업종에 포함됐다. 이러한 외국인들의 매수 종목 변화는 원화 강세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10월 23일 달러당 1050원대에 도달해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은 경기 민감주 집중에서 내수주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11월 주식시장은 상저하고의 흐름에 대비하는 트레이딩 전략이 필요하다. 월 초반까지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 부담으로 주식시장의 약세가 진행될 수 있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하지만 월 중반 이후 주식시장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기회로 IT·자동차·음식료·유통·제약 업종을 ‘비중 확대’하는 전략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