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는 ‘ 에뛰드하우스’…평균 4.2배 매출
길거리에서 화장품 브랜드숍을 발견하는 일이 은행·편의점을 찾는 일만큼이나 쉬워졌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베이커리·치킨·피자·커피 전문점 등에 대해 거리 제한을 둔 것과 반대로 화장품 브랜드숍은 중복 영업권 내 신규 점포를 개설하는 게 가능하므로 구석구석 ‘침투’해 자리 잡은 것이다. 서울 명동에 100개가 넘는 브랜드숍이 문을 열 수 있었던 이유다. 심지어 같은 브랜드 직영점과 가맹점이 같은 거리에서 경쟁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브랜드숍 간의 과도한 경쟁과 공격적인 마케팅에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며 브랜드숍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에 평균 200일이 넘도록 ‘세일’이 붙어 있는 브랜드숍에 소비자들이 ‘원가’를 의심하며 더는 신뢰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수익성이 악화되자 대부분의 브랜드 신규 점포가 줄어들고 폐점은 늘어나고 있다. 그 피해가 본사는 물론 가맹점주에게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외국인 관광객의 호응 등으로 매출액이 창업비용보다 더 높게 유지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 사업 거래에 따르면 화장품 브랜드숍 평균 창업비용(가맹점 사업자의 부담금) 1억9000만 원 선, 평균 매출액은 5억2000만 원으로 창업비용 대비 매출액이 268%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거리 제한 등이 도입되면 성장률이 계속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난 10월 16일 기업 경영 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 사업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내 주요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인 에뛰드하우스·미샤·더페이스샵·이니스프리·아리따움·스킨푸드 6개사 중 창업비용 대비 매출액이 가장 낮은 곳은 ‘스킨푸드’였다. 전국 199개의 매장(2012년 기준, 직영점 제외)을 두고 있는 스킨푸드는 창업비용 대비 매출액이 168%로, 1.7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맹점주의 평균 창업비용 부담금이 2억8000만 원으로 6개사 평균치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매출은 4억7000만 원으로, 6개사의 평균치를 밑돌았다. 해외 관광객이 매출 좌우…2위는 미샤
CEO스코어에 따르면 창업비용에 비해 가맹점 평균 매출이 가장 높은 곳은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에뛰드하우스’로 나타났다. 에뛰드하우스는 전국 252개의 가맹점이 평균 7억8815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창업비용은 평균 1억8902만 원. 창업비용 대비 매출액이 417%에 달했다. 각 가맹점의 매출이 창업비용의 4.2배 정도 된다는 의미다. 에뛰드하우스 관계자에 따르면 에뛰드하우스의 높은 매출액은 해외 관광객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2위 브랜드는 에이블씨앤씨의 미샤로 나타났다. 미샤는 지난해 평균 매출액 5억 원을 올렸다. 창업비용은 6개 브랜드 중 1억2000만 원으로 가장 낮았다. 창업비용 대비 매출액은 402%였다.
3위는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4위와 5위는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와 아리따움이 나란히 랭크됐다.
김은진 인턴기자 skysung8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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