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로 通하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도, 말초를 자극하는 짜릿한 사랑도 모두 우리 머릿속에 들어 있는 1.5kg의 덩어리 뇌가 하는 일이다. 책은 인간 머릿속의 작은 우주 ‘뇌’의 세계를 통섭한다. 경제와 문화에서 사랑과 윤리에 이르기까지 인간 삶의 모든 영역과 뇌가 어떻게 통하고 있는지 각계의 저명한 뇌과학자들이 연구를 통해 찾아냈다.
[Book] 인간을 움직이는 뇌에 대한 탐구
먼저 교육·경제·마케팅·문화 등의 거시적인 사회현상들을 뇌과학에서는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한 예로, 청소년의 뇌 발달 특성을 살피며 뇌와 교육의 연관성을 연구한다. 청소년의 뇌가 왜 충동적이고 보상과 또래에 민감한지, 따돌림을 당하면 뇌가 어떻게 변하는지, 자기를 조절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왜 학교가 신나고 즐거워야 하는지, 왜 평가 방식이 바뀌어야 하는지 등을 설명하며 미래의 교육 환경 설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신경교육학 관점에서 분석했다.

또한 최근 뇌과학 연구가 활발하게 접목되는 광고와 마케팅에 반응하는 소비자를 탐구하기도 했다. 애플의 심플한 디자인, 커피 전문점의 향, 형형색색의 아이스크림, 백화점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과 같은 오감을 자극하는 상품들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쳐 구매 결정에 이르게 하는지 신경 마케팅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사실 뇌를 이해한다는 것이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열쇠도, 개인의 행복을 증진하는 만병통치약도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발견된 뇌에 대한 지식을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긍정적인 지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김성일 외|21세기북스 펴냄|424쪽|2만 원



토털 리더십
[Book] 인간을 움직이는 뇌에 대한 탐구
스튜어트 프리드먼 지음|홍대운 옮김|비즈니스북스 펴냄|288쪽|1만4000원

미국 와튼스쿨의 스튜어트 프리드먼 교수가 세계경제를 이끌어 갈 예비 리더들의 일과 삶의 관계를 재조명해 일과 개인의 삶 모두에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 연구를 제시한다. 그것은 ‘토털 리더십’으로, 단순히 일뿐만 아니라 인생 전체를 이끌어 가는 리더십을 뜻한다. 인생을 일·가정·공동체·자신이라는 네 가지 영역으로 구분하고 각 영역을 조화롭게 만들어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베타 커뮤니케이션
[Book] 인간을 움직이는 뇌에 대한 탐구
유승렬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296쪽|1만4000원

성공하는 기업을 만드는 핵심 인재들의 소통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부서 내 협업, 부서 간 협업, 공식 행사 등과 같은 서로 다른 상황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상하·부하·동료 등 대상에 따라 달라지는 커뮤니케이션 등 각각의 경우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제시한다. 이제 갓 입사해 상사 및 동료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려움을 겪는 신입 사원부터 부하 직원들과 갈등을 겪는 10년 차 이상 직장인까지 도움이 될 만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담겨 있다.



자크 아탈리, 등대
[Book] 인간을 움직이는 뇌에 대한 탐구
자크 아탈리 지음|이효숙 옮김|청림출판 펴냄|768쪽|2만9800원

우리가 인생에서 방황하는 순간, 어둠 속에서 빛을 밝혀 주는 위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세계 최고의 지성으로 불리는 저자가 선정한 ‘23인의 등대’는 공자·에디슨·호찌민·아리스토텔레스 등이다. 저자가 주목한 것은 23명 각자의 열정이다. 책에서 소개된 인물들은 모두 인생의 고난을 신념과 열정으로 버텨내 크든 작든 역사에 발자취를 남겼다. 책은 그들이 어떻게 저마다의 불운을 극복하고 인생을 개척해 갔는지 소개한다.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
[Book] 인간을 움직이는 뇌에 대한 탐구
이주은 지음|이봄 펴냄|288쪽|1만5000원

베스트셀러 ‘그림에, 마음을 놓다’의 저자인 이주은 씨가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절)’로 독자를 초대한다.

저자는 약 100년 전의 문화와 예술, 그리고 그 시대 사람들의 감성을 2013년을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눈으로 살펴본다. 벨 에포크를 인류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시대로 기억하게 만든 화가·소설가 등의 작품을 넘나들면서 무기력과 불확실성에 빠진 현대인에게 생생한 성찰의 시간을 선물한다.



이종우의 독서노트
‘문명의 붕괴 COLLAPSE’
문명의 몰락,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 jwlee@iminvestib.com
[Book] 인간을 움직이는 뇌에 대한 탐구
문명의 붕괴는 환경 파괴, 기후변화, 적대적인 이웃과 무역 환경 변화 때문에 발생한다. 거대한 석상으로 유명한 이스터섬은 환경 파괴의 영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다. 사람들은 석상을 만들고 옮기기 위해 나무를 잘라냈다. 나무가 없어진 땅은 비를 담을 수 있는 능력을 잃었고 황폐화되면서 작물을 재배할 수 없는 곳이 됐다. 식량이 떨어지자 인구가 줄었고 마지막 남은 주민들은 다른 섬으로 옮겨 갔다. 유럽인이 도착했을 때 이스터섬은 석상만이 덩그러니 남은 빈 땅이었다.

기후변화에 따른 문명의 몰락은 천천히 진행되는 게 대부분이지만 특정 사건으로 갑자기 속도가 빨라지기도 한다. 1815년 4월 5일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이 폭발했다. 화산재가 상층 대기로 치솟자 지구로 유입되는 햇살의 양이 줄면서 기온이 내려갔다. 흉작이 거듭됐고 유럽에 기아가 만연해 많은 나라에서 혁명이 일어났다. 왕조의 몰락이었다.

적대적인 이웃은 군사적 정복을 의미한다. 표면적 형태는 그렇지만 내면에는 오랜 시간 쌓여 온 인간 심성의 변화가 작용할 때가 많다. 로마제국이 476년 게르만인에 의해 쓰러졌다. 1000년 동안 이민족의 침략을 잘 막아내다가 결국 힘을 다한 것이다. 로마가 멸망한 건 야만스러운 이민족이 조직화되고 더 좋은 무기를 확보했기 때문이 아니다. 평화의 시대가 계속되면서 로마인들이 향락과 사치에 빠졌는데 이민족은 이런 내부적 약점에 결정타를 먹였을 뿐이다.

대항해 시대 때 이탈리아 도시국가의 흥망은 무역 환경 변화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준다. 지중해가 무역의 중심이던 당시 베니스와 피렌체 같은 도시들은 인도~중동~유럽을 연결하는 중개무역으로 부를 축적해 나갔다. 그러나 오스만튀르크에 의해 중동 지역이 가로막히자 유럽 국가들은 인도로 가는 항로 개척에 나섰고 대서양~인도양을 잇는 항로의 번성에 비례해 지중해 무역은 쇠퇴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어떨까. 인류는 역사상 처음으로 범세계적인 생태 붕괴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인류의 삶이 계속 유한 자원에 의존하는 형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환경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붕괴됐던 과거 사회와 같은 비극이 발생할 수도 있다. 지금은 사라져 버린 문명에 속했던 사람들이 그들의 문명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영원하지 못했던 것처럼….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강주헌 옮김|김영사 펴냄|477쪽|2만8900원
[Book] 인간을 움직이는 뇌에 대한 탐구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