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여자의 욕망을 절충한 차, 뉴 아우디 S6 4.0 TFSI 콰트로

카&라이프

아우디의 S(Sport) 시리즈는 세단 라인업인 A(Audi) 시리즈의 고성능 모델이다. A4·A5·A6·A7·A8이 S4·S5·S6·S7· S8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이보다 상위 버전으로는 RS5·TTRS처럼 초고성능 모델인 RS(Racing Sport) 시리즈도 있다. 고성능 모델의 특징은 기존의 세단을 베이스로 했다는 점이다.

언뜻 생각하기에 ‘왜 그 가격대에 포르쉐 같은 스포츠카를 사지 않고 세단의 고성능 버전을 사는 걸까’라는 의문이 든다. 2인승의 스포츠카가 ‘드림 카’로 불리는 이유는 그 가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흔히 여자들이 정통 스포츠카를 탄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은 ‘구매력’에 이끌리는 것이지 ‘차 자체’와는 거리가 있다. 짧은 치마와 하이힐을 신고 왔는데 바닥에 깔리듯 낮은 지상고의 차에 곡예 하듯이 탄다는 것은 영 폼이 나지 않는 일이다. 내릴 때는 밖에서 손을 잡아 주지 않으면 혼자서 내리기도 힘들 것이다. 주행을 시작하면 시트는 딱딱하고 편의 장치는 거의 없으며 게다가 시끄럽기까지 하다. 결혼했다면 아이들을 태우기도 힘들다. 스포츠카에 대한 동경은 남자들의 것이지 여자들의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세단의 편의성과 스포츠카의 야성 갖춰
세단 베이스의 고성능 버전은 이런 남자와 여자의 엇갈리는 욕망을 절충한 카테고리다. 가족을 태울 때는 적절한 지상고와 뒷문 탑승 등 세단의 편의성을 갖추면서도 운전자 혼자 운전할 때는 스포츠카의 야성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스포츠카와 세단을 동시에 두 대 이상 유지할 수 있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두 대의 차를 갖기 힘들다면 세단형 스포츠카가 적당한 선택이다. 세단과 겉모습이 같다고는 하지만 비싼 티는 내야 하기 때문에 S6는 사이드미러를 은색으로 칠해 멀리서도 S 시리즈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게 했다. 그 외에는 앞뒤로 빨간 딱지처럼 보이는 S6 배지가 붙어 있어 차별화됐다.

A6 3.0 TSFI의 3.0리터급(6기통) 터보차저 엔진은 4.0리터급(8기통)으로 바뀌었다. 이를 통해 최고 출력은 310→420마력, 최대 토크는 44.9→56.1kg·m으로 증강됐다. 8기통 특유의 ‘우르르’라고 외치는 듯한 리드미컬한 엔진 음이 매력적이다. 다만 옛 버전 S6의 10기통 음색을 더 이상 듣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 엔진 등 스포츠 트림 보강으로 무게(공차 중량)는 1845 →2042kg으로 약 200kg 늘었지만 제로백은 5.8→4.6초로 1.2초 짧아졌다. 세단 버전 A6의 5초대 제로백도 놀랍긴 하지만 S6는 4초대로 스포츠카급 반열이다. 참고로 포르쉐의 대표 모델인 911 카레라 4S의 제로백은 4.3초(자동변속기)다.

시동을 걸면 계기판 눈금이 한 바퀴 회전했다가 컴백하고 내비게이션 화면은 숨어 있다가 나나타고 뱅앤올룹슨 스피커 패널이 돌출하는 등 화려한 웰커밍 이벤트가 벌어진다. 360도 어리운드 뷰 모니터로 편리한 주차가 가능하고 오디오의 음색은 최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가격은 1억1530만 원(부가세 포함)으로 A6보다 약 1.6배 비싸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