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KOREAN SUPER COMPANIES] 4위 기아자동차, 디자인 경영 ‘굿’…브랜드 가치 ‘쑥’
[2013 KOREAN SUPER COMPANIES] 4위 기아자동차, 디자인 경영 ‘굿’…브랜드 가치 ‘쑥’
기아자동차가 4위에 오르며 현대자동차와 함께 ‘톱 5’에 진입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해외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전 세계시장에서 전년 대비 7.2% 증가한 271만9500대를 판매했다. 매출액은 4조2429억 원(연결기준)으로 전년 대비 9.4%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3조8647억 원을 기록하며 ‘당기순이익 3조 시대’를 열었다.

기아차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누적 수출 500만 대를 달성한 지 6년 만인 2011년에 누적 수출 1000만 대를 달성하는 등 연평균 13.1% 판매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글로벌 자동차 업체 평균 성장률인 2.7%를 크게 웃도는 성장세다. 1975년 대당 평균 1400달러였던 수출 가격은 2012년 기준 대당 약 1만2600달러로 9배 이상 증가,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뤘다는 평가다.

기아차의 성공 비결은 미국 경기 침체, 유럽 재정 위기 등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경영 및 품질 경영을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공격적인 해외 딜러 판매망 확대 등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 것이 주효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기아차의 약진을 이야기하면서 디자인 경영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2005년 정의선 현대·기아차그룹 부회장이 기아차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디자인은 기아차의 핵심 가치가 됐다. 정 부회장은 당시 “기아차 브랜드를 표현할 수 있는 독자적인 디자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며 디자인을 경영 전반에 내세웠다.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 중 한 명인 피터 슈라이어를 기아차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하고 대규모의 디자인센터를 설립하는 등 디자인 개발에 전사적인 에너지를 쏟았다. 그 결과 세계 3대 디자인상인 레드닷·iF·IDEA 등을 모두 석권하며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디자인을 인정받고 있다.
Dancers take the stage as the 2014 Kia Soul is unveiled during the 2013 New York International Auto Show at the Jacob K. Javits Convention Center, Wednesday, March 27, 2013, in New York. (AP Photo/John Minchillo)
Dancers take the stage as the 2014 Kia Soul is unveiled during the 2013 New York International Auto Show at the Jacob K. Javits Convention Center, Wednesday, March 27, 2013, in New York. (AP Photo/John Minchillo)
2012년 세계시장서 271만9100대 판매

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도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세계 최대의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12 세계 100대 브랜드’에서 전년 대비 50% 상승한 40억8900만 달러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 87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세계 100대 브랜드에 진입했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 중 삼성전자·현대자동차에 이은 3번째 순위다. 기아차는 2007년 11억 달러의 브랜드 가치 수준에 불과했지만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5년 만에 약 273%에 달하는 브랜드 가치 성장을 이뤄냈다. 품질은 유명 평가 기관들이 인정하고 있다. 기아자동차가 지난 5월 미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 K7(미국명 카덴자)이 고급 세단 비교 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 자동차 권위지인 모터트렌드는 카덴자, 포드 토러스, 도요타 아발론, 쉐보레 임팔라, 크라이슬러 300S 등 5개 대형 고급 세단을 대상으로 자동차 성능 비교 테스트한 결과 카덴자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아자동차는 정몽구 회장이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가운데 이형근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영업통’이다. 1977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뒤 마케팅본부 수출마케팅실장, 상품기획1실장을 거쳤다. 2005년 기아자동차로 옮겨 중국 합작 법인인 동풍열달기아의 총경리, 2007년 유럽총괄법인장을 역임한 뒤 2008년 해외 영업을 총괄하는 본부장에 올랐다. 2010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K 시리즈로 기아자동차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