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글로벌 투자 트렌드는 ‘안전하지만 부족하지 않게’라는 말로 대변될 수 있다. 안전하지만 부족하지 않은 투자 자산, 바로 글로벌 채권의 시대가 닥친 것이다. 국내 채권 금리보다 높은 5~10% 사이의 높은 금리를 제공하며 투자 위험은 주식보다 절반 이하의 수준인 해외 채권은 변동성 시기의 떠오르는 투자처로 새롭게 조명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에 해외 채권 펀드가 본격적으로 소개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아 투자하기에 앞서 해외 채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해외 채권형 펀드는 발행 지역에 따라 선진국과 이머징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뉘며, 다시 발행 주체에 따라 국채와 회사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선진국 국채는 주로 미국·독일·일본과 같은 선진국 국가의 높은 신용 등급으로 발행되는 채권을 말하며 선진국 채권은 변동성 시기에 좋은 안전판 역할을 하지만 요즘과 같은 저금리 시기에는 유동성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반면 선진국 회사채 펀드는 선진국의 투기 등급 기업이 발행한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등급이 낮지만 6~8%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고수익 채권이기에 낮은 국내 금리를 고려할 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채권이다. 다만 낮은 신용 등급으로 부도 위험이 있어 개별 채권으로 투자하기보다 1000개의 채권 종목으로 운용되는 펀드가 투자 수단으로 적합하다.
요즘 가장 핫한 투자처인 이머징 국채는 외화 표시 채권과 자국 통화 표시 채권으로 나뉜다. 외화 표시 채권 펀드와 자국 통화 표시 채권 펀드의 차이점은 펀드 내에 편입된 자산의 통화가 달러인지 현지 통화인지 여부다. 외화 표시 채권 펀드는 자국 통화 표시 채권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자가 낮고 환위험이 없는 반면 자국 통화 표시 채권은 이자가 높지만 환율 변동을 고려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채권 투자도 상품의 종류와 특성 꼭 이해해야
투자하기에 앞서 꼭 알아야 할 것은 해외 채권 종류에 따라 시장·국면별로 다른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달러가 이머징 통화 대비 강세인 국면에서는 자국 통화 표시 채권에 투자하면 손실을 볼 수 있으며, 오히려 미국 경제가 좋아지는 시점이라면 미국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개인 투자자라면 해외 채권의 종류의 특성을 이해하고 투자 전략을 세우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해외 채권으로 자산 배분하며 국면별로 전문가인 펀드매니저가 운용 전략을 수정하는 글로벌 자산 배분형 해외 채권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런 펀드의 특징은 유연한 자산 배분으로 시장이 위험할 때는 채권 중에서도 안전한 선진국 채권의 비중을 확대하고 안전한 시기에는 이머징 채권이나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의 비중을 높여 적극적인 시장 대응을 통해 안정적이고 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
주식형 펀드는 시장이 불안하다고 해서 주식 편입 비율을 크게 내릴 수 없는데, 이는 시장 전망이 틀릴 때 주식시장과 큰 성과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자산 배분형 해외 채권 펀드는 국내의 낮은 금리 대비 알파 수익을 추구하기에 선진국 채권, 이머징 채권, 선진국 하이일드 등 적극적인 자산 배분 비중 조절을 통해 대응이 가능해 진정한 의미의 자산 배분 기능을 제공해 준다. 요즘과 같은 저금리, 변동성 시기, 위험은 낮추면서 스마트한 수익을 추구하는 해외 채권을 통해 한층 세련된 자산 관리를 경험해 보길 바란다.
박성현 미래에셋증권 상품기획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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