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음 경기 2만6500명, 부산 1만1700명, 대구 6100명, 경상남도 4600명, 인천 4000명순이었다. 전체 도별로 보면 서울에 이어 경상도(2만7100명)가 충청도(6800명)· 전라도(6700명)보다 월등히 많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인구 분포를 감안, 인구 대비 비율로 봤을 때도 역시 서울이 0.66%로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높았고 부산이 0.33%로 두 번째, 그 뒤를 이어 대구(0.24%)·경기(0.22%) 등이 인구 대비 부자 비중이 컸다.
전국 부자의 70% 이상이 분포해 있는 서울 및 경기도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서울 내에서는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가 2만5600명으로 서울 부자 수의 37.8%를 차지하고 있고 다음으로 양천구(3900명)·용산구(2900명)순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남 3구의 부자 비중은 2009년 39.2%로 부의 지역적 쏠림 현상이 과거에 비해 다소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는 성남시가 5100명, 용인시가 3600명, 고양시가 3200명순으로 신도시가 형성된 지역을 중심으로 부자가 많이 분포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최근 몇 년간 모든 지역에서 부자의 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은 하락하는 반면 부산을 중심으로 한 대부분의 지방은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지역 부자 수의 비중이 2011년 47.9%로 2009년(49.6%) 대비 1.7% 감소한 반면 부산·울산·경남은 0.9% 증가했고 인천·경기와 광주·전라도 각각 0.3%씩 비중이 높아졌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지역 경제 및 수도권·지방 부동산 시장의 차별화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경기에 슈퍼리치 70% 이상
한편 우리나라 슈퍼리치들의 자산은 절반 이상이 부동산 자산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 4월부터 2개월간 실시한 ‘2012 한국 부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한국 부자는 평균 144억 원의 총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개인별 총자산은 평균적으로 주택·건물·상가·토지 등 부동산 자산이 58%, 금융자산이 35.2%, 예술품이나 회원권 등 기타 자산이 6.8%인 것으로 조사됐다.
총자산이 50억 원 미만인 부자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41.8%인데 비해 총자산이 100억 원 이상인 슈퍼리치의 부동산 비중은 무려 78.3%에 달하는 등 자산 규모가 클수록 부동산 편중 비중이 증가하는 형태를 보였다. 반면 금융자산 비중은 반대로 자산 규모가 작을수록 비중이 높았다.
자산 규모가 유사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자산 구조에 차이를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서울 내에서는 슈퍼리치들이 편중된 강남3구와 기타 지역 간에 자산 비중의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경기 및 지방으로 갈수록 부동산 자산 비중이 감소하고 금융자산 비중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유형별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가장 비중이 높은 부동산 자산은 거주용 주택·아파트·오피스텔이 35.8%로 나타났고 거주용 외 빌딩·상가가 26.4%, 토지가 20.5%, 투자용 주택·아파트·오피스텔이 16.1% 등 투자용 부동산의 비중이 전체의 6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자산 규모가 큰 부자일수록 투자용 부동산의 비중이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총자산 50억 원 미만은 53.8%이지만 50억~100억 원의 자산을 보유한 부자는 68%, 자산 100억 원 이상은 77.9%가 투자용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뿐만 아니라 자산이 많을수록 빌딩·상가나 토지에 대한 투자 비중이 더 높아지는 성향을 보였다.
투자용 부동산 중 가장 선호하는 투자 대상은 상가(68.%)로 나타났다. 그다음 오피스텔(40.9%)·아파트(38.3%)순이었으며 수도권에서는 아파트(36.7%)보다 오피스텔(46.2%)이, 지방에서는 오피스텔(24.4%)보다 아파트(43.3%)에 대한 투자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역 경제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과 수도권에 많은 오피스타운이 형성돼 있을 뿐만 아니라 직장 생활 등을 위해 지방에서 이주해 온 ‘나 홀로’ 가구가 많은 반면 지방은 가족 단위 거주자 위주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부자들의 금융자산 구조는 현금 및 예금·적금이 42.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주식 17.7%, 투자·저축성 보험이 15.6%, 펀드 12.5%순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도 역시 총자산 수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총자산이 많을수록 예금·적금 비중이 감소하는 대신 주식 투자 비중과 신탁·주가연계증권(ELS) 등 간접투자 상품 비중이 커졌다.
이는 자산이 많을수록 일정 부분을 안정적 자산으로 유지한 후 나머지는 리스크가 있더라도 투자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공격적 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지역별로는 서울 및 수도권의 부자들이 지방 부자에 비해 주식·펀드·신탁·ELS 등 리스크가 있는 금융자산에 더 높은 투자 비중을 두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자산 많을수록 부동산 비중 높아
몇 년째 국내외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슈퍼리치들의 자산 구조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전체 금융자산에서는 지난 1년간 금융자산이 증가한 사람의 비율이 48.5%로 감소한 사람의 비율(7%)보다 월등히 높았다. 부동산 자산은 서울과 수도권 부자들이 지난 1년간 부동산 자산이 감소한 경우가 많았지만 지방 부자들은 부동산 자산이 증가한 경우가 48% 포인트 높게 나타나 눈길을 끈다.
이러한 배경에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작용하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지방의 부동산은 소폭 하락하는 수준이거나 일부는 오히려 상승세를 타는 등 지역별로 차별화되는 데서 기인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건물 및 상가 등 투자용 부동산에 대한 부자들의 선호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30%)에 이어 국내 주식(19.8%)과 예금·적금(12.3%)도 부자들이 향후 유망한 투자처로 꼽았다. 다만 부동산 투자 선호는 서울 및 수도권에 비해 부동산 경기가 양호한 지방에서 두드러졌고 서울 및 수도권 부자들은 국내 부동산(24.3%)과 국내 주식(22.7%)에 대한 투자 전망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박진영 기자 bluepjy@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