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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따라 국내에 병행 수입된 제품 브랜드의 순위가 밝혀졌다. 국내 공식 수입원을 거치지 않고 가장 많이 병행 수입된 제품 브랜드는 루이비통이었고 나이키와 샤넬이 뒤를 이었다.병행 수입은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는 공식 수입 업체가 아닌 일반 수입 업자가 같은 상표의 상품을 서로 다른 유통 경로를 거쳐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는 제도다. 공식 수입 업체가 국내 판매를 독점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폐해를 줄이기 위해 시행됐다. 이번 감사에서 나타난 바에 따르면 병행 수입뿐만 아니라 외국으로 여행을 갔다가 대량으로 명품을 구입해 들여오거나 남을 시켜 불법으로 대리 반입하는 사례도 급증했다.
병행 수입액이 가장 많은 브랜드는 4744억 원을 기록한 루이비통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현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병행 수입 상위 10개 브랜드가 모두 사치성 소비재”라며 “병행 수입 물품 정식 통관 인증을 받은 69개 브랜드 중 상위 10개의 수입액이 작년 한 해 2조6223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편 관세청이 발표한 1분기 침해 브랜드별 위조 상품 단속 실적에 따르면 국내에 수입되는 위조 상품 중 가장 많은 브랜드는 루이비통인 것으로 드러났다. 소위 ‘짝퉁’의 적발 건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것이기도 하다.
뒤를 이어 나이키가 병행 수입액 4652억 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수입액만으로 따지면 2위지만 병행 수입 건수로 따지면 8만9789건으로, 병행 수입액 순위의 브랜드 상위 10개 중 단연 1위다. 나이키는 올가을부터 운동화와 의류가 5~10% 인상되는데, 이는 제품의 3분의 1이 생산되는 중국의 인건비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재료비와 운송비 등이 모두 오르고 있는 것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상위 브랜드 3개 모두 4000억 원 이상
3위를 차지한 샤넬은 4296억 원의 병행 수입액을 기록했다. 샤넬은 이른바 ‘샤테크’라는 용어가 생겨날 만큼 국내 수입 브랜드 중에서도 인지도가 상당히 높은 브랜드다. ‘샤테크’는 샤넬백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샤넬 핸드백의 값이 계속 오르기 때문에 일단 사 놓으면 나중에 중고로 팔아도 구입가보다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해외에서 유명 브랜드의 새 제품을 국내보다 싼값에 들여온 뒤 팔아서 차익을 남기는 것도 넓은 의미의 샤테크에 해당한다.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면세 범위(400달러 이상)를 초과하는 명품을 들여오다 공항과 항만에서 적발된 건수가 작년에만 9만여 건에 달했으며 총 139억 원이 과세됐다. 이 중 명품 핸드백의 적발 건수는 3만8000건, 과세액은 94억 원으로, 2010년보다 각각 31%, 33%나 급증했다.
이 의원은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 판매가를 올려 외국 판매가와의 격차가 커지자 재테크와 세금 회피를 위해 대리 반입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며 “수입 물품의 독점을 막아 올바른 경쟁 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와 다르게 상류층을 위한 ‘명품 물가 안정’을 도모하고 있는 게 아닌지 자문해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시경 인턴기자 ckyung@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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