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파리의 IT 이야기

페이스북 적극 사용자가 마침내 10억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28)가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9월 14일 10억 명을 돌파했고 모바일 기기를 통해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람도 6억 명에 달했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적극사용자’는 한 달에 한 번이라도 페이스북 사이트에 접속한 사람을 말합니다.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한 사람은 이보다 훨씬 많겠죠.
소셜 공간에서 울고 웃는 사람들 "페이스북 10억 명 돌파…‘소셜 인격’ 시대"
저는 2008년 5월 30일 페이스북에 가입했습니다. 4년이 넘었는데, 계정을 개설한 직후에는 주위에 페이스북 사용자가 많지 않고 사용법을 잘 몰라 방치하다시피 했습니다. 한 해쯤 뒤에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죠. 처음엔 오프라인 지인보다 블로그나 트위터에서 만난 온라인 지인들과 교류했습니다. 이어 직장 선후배, 사회 친구 등을 속속 만났습니다.

페이스북을 사용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십니까. ‘저 사람한테 저런 면이 있었나?’ 저는 이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오프라인에서 만나면서 받았던 느낌과 온라인에서 교류하면서 받는 느낌이 확연히 다를 때가 많다는 얘깁니다. 집에서 의외로 자상한 친구도 있고 오프라인에서 만날 때와 달리 유머 감각이 철철 넘치는 친구도 있고 ‘공주’란 별명이 어울릴 만큼 미모에 대한 자존심이 강한 친구도 있고…. 다양하죠.

저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보다 소셜 공간에서 받은 ‘느낌’을 더 중요시하는 편입니다. 오프라인에서 만날 땐 보고 듣는 것에 영향을 받는 바람에 그 사람의 진면목을 들여다보지 못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눈을 가리고 귀를 막은 채 소셜 공간에서 풍기는 느낌으로 판단하는 게 훨씬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소셜 공간에서 풍기는 각자의 인격을 ‘소셜 인격’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오프라인에서는 누구든지 상냥한 말과 예쁜 옷으로 포장할 수 있습니다. 소셜 공간에서는 이런 수단이 통하지 않습니다. 미사여구로 포장해도 그 사람의 소셜 인격은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이런 점에서 소셜 인격은 앞으로 인간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사원을 채용할 때, 친구나 배우자를 선택할 때 그 사람이 소셜 공간에서 어떻게 말하는지 유심히 지켜보게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소셜 분석입니다. 우리가 소셜 공간에 남긴 흔적은 페이스북·구글·트위터 등의 서버에 차곡차곡 쌓입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데이터가 쌓일 텐데 이를 ‘빅 데이터’라고 하죠. 이것을 제대로 분석하면 특정인이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정치 성향은 어떤지, 성격이 급한지 느긋한지, 심지어 나와 어울리는 사람인지까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제 인터넷에서는 ‘페이스북 사용자 20억’ 얘기도 나옵니다. 페이스북 사용자가 20억을 돌파하느냐 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새로운 다크호스가 등장해 페이스북을 밀어낼 수도 있겠죠. 중요한 것은 오프라인 세상과 온라인 세상이 결합되는 사회로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소셜과 모바일이 결합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친구’들과 연결되는 세상. 이런 세상에 어떻게 적응하느냐도 관건입니다.



김광현 한국경제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블로그 ‘광파리의 글로벌 IT 이야기’운영자·트위터 @kwang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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