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식탁

한국의 장으로 깊은 전통의 맛과 현대적인 멋을 더한 음식을 차려 내는 음식점이 있다. 장이 익기 위한 최적의 조건들이 밤에 이뤄진다고 해서 달이 배려한 식탁이란 뜻을 담고 있는 ‘달식탁’이다.

유지영 달식탁 대표의 어머니인 순창 고추장 기능 보유자 고수자 씨가 손수 담근 장으로 음식 간을 맞추고 맛을 낸다. 섬진강 상류와 노령산맥 줄기에 들어서 천혜의 물과 햇볕, 토양, 발효 환경이 익힌 순창의 장이다.

이런 장을 바탕으로 한 달식탁 음식은 애피타이저에 해당하는 가벼운 요리와 메인 요리에 해당하는 무거운 요리, 밥이나 국수와 같은 식사, 음료와 후식 등 크게 4종류다.

밑반찬으로 내는 잔멸치를 고추장·된장에 찍어 먹어 보면 장이 스며들고 배어 든 달식탁의 음식 맛을 짐작할 수 있다. 아무런 치장이 필요 없는 깊고 깊은 우리의 맛이다.
[맛집] 전통의 맛과 현대적 멋의 조화
가벼운 요리 중에는 입맛을 돋우기에 좋은 조갯살이 든 방아잎전·버섯잡채·차돌박이배추쌈이 있다. 노화 방지와 암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로즈마린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방아잎에 ‘비타민의 보고’, ‘간의 채소’로 불리는 부추를 섞어 얌전하게 전을 부쳐낸다.

방아잎에는 없는 영양소를 부추가 채워주고 부추의 부족한 향은 방아잎이 덧씌워 주니 둘은 찰떡궁합이다. 씹을수록 방아잎 특유의 향이 은은하게 입 안을 채워주는 건강한 전이다. 버섯잡채는 각종 버섯과 굵게 채 썬 돼지고기 목살과 당면을 간장으로 간한다. 간장 맛이 은은하게 밴 버섯잡채는 맛도 모양도 참 점잖다.

차돌박이 배추쌈은 아삭거리는 배추와 고소한 차돌박이가 간장 양념과 어우러져 입맛을 돋운다. 메인이 되는 무거운 요리 중 들깻잎과 순창고추장 삼겹살 구이는 순창고추장 맛을 제대로 즐기기에 좋은 메뉴다. 채친 깻잎을 수북이 올려 먹는 매콤한 삼겹살 구이에서 고급스러운 맛이 느껴진다.

식사 메뉴는 고추장을 풀어 끓인 얼큰한 칼국수와 부추문어쌈장밥이 특별하다. 마른 오징어와 문어를 청주에 불려 만든 쌈장에 비빈 문어쌈장밥은 달식탁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맛이다. 매일 점심시간에는 대표 메뉴를 메인으로 구성한 런치 세트를 경제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

달식탁에서는 후식마저 인상적이다. 굵은 얼음 알갱이과 수정과, 곶감이 조화를 이룬 수정과 빙수는 달식탁만의 맛과 멋으로 담아내고 언 홍시를 부드럽게 갈아 곶감을 올려 내는 차가운 홍시와 곶감은 부드럽게 살살 녹는 그 맛에 누구라도 반할 정도다.

천장에 매달려 구름을 연상하게 하는 들꽃 부케 같은 전구 다발, 커다란 마르센반더스의 말 모양 조명,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재효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까지 더한 곳, ‘달식탁’이다.
[맛집] 전통의 맛과 현대적 멋의 조화
영업시간:11:30~23:00
메뉴:조갯살이 든 방아잎전 1만7000원, 차돌박이 배추쌈 2만8000원, 버섯잡채 2만4000원, 깻잎과 순창고추장 삼겹살구이 2만9000원, 순창고추장 칼국수 9500원, 부추 문어쌈장밥 8500원, 수정과 빙수 9000원, 차가운 홍시와 곶감 9000원
위치:서울 강남구 신사동 541-11 지하 1층
문의:(02)511-9440


백지원 푸드 칼럼니스트 bjwon9113@hanmail.net┃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