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아우디 Q3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거침없이 솟구쳐 오르는 파워다. 디젤엔진이라고는 하지만 2리터급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대개 파워가 좋은 디젤엔진이라고 하더라도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보면 어느 순간 속도 저항에 부딪치게 마련이다. 거기서 더 속도를 내고 싶을 때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야 한다.

그러나 Q3에서는 그런 속도 저항이 없다. 아무 생각 없이 가속페달을 밟다 보면 어느 새 자체 제한속도까지 속도계가 쭉쭉 솟구친다. ‘7단 S트로닉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의 6단으로 꾸준히 치고 올라간다. 속도계의 백 자리 숫자가 바뀌지 않도록 록이 걸려 있어 그 이상은 내지 못하지만 속도가 올라가는 탄력을 보면 그 이상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가속페달에 힘을 살짝 빼면 7단으로 바뀌고 엔진 회전 수가 낮아지며 속도를 유지한다.
Farbe: Gletscherwe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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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70만 원, 어중간한 가격은 아쉬워

Q3에 장착된 2.0TDI(Turbo Direct Injection) 디젤엔진은 아우디 A4, A6에 장착된 것과 같고 아우디와 같은 그룹인 폭스바겐의 골프·제타·티구안·파사트에도 적용된다. Q3(2.0TDI)의 무게가 1670kg으로 세단에 비해 무거운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가벼운 차체에 적용한다면 더 뛰어난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량인 골프를 비롯해 앞서 언급한 차량들 중에서 Q3만큼 인상적인 가속력을 지닌 차는 없었다. 아마도 폭스바겐에 적용된 DSG(듀얼 클러치의 독일어식 조합) 변속기가 매끄러운 변속감에 매력이 있다면 아우디는 고속에서의 엔진 성능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둔 듯하다.

또한 운전자로 하여금 아무 생각 없이 최고 속도에 이르게 하는 데는 실내의 정숙성도 한몫하고 있다. 대개 엔진에 충분한 파워가 남아 있어도 엔진 사운드로 인해 운전자가 심리적으로 저항을 느낄 수도 있다. 평소 경험하지 못하는 최고 속도에 이른다는 것에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Q3는 디젤엔진이지만 고속에서 엔진 부밍 사운드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정숙하다. 폭스바겐 골프도 조용한 편이지만 엔진 사운드를 완전히 틀어막지는 못한 반면 Q3는 고급 브랜드이다 보니 정숙성에 더 신경을 썼기 때문으로 보인다.
[카&라이프] 뉴 아우디 Q3 "디젤엔진 2리터급의 ‘ 끝판왕’"
또한 용접 강성이 뛰어난 데다 상시 사륜구동인 콰트로(Quattro)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자세를 유지하도록 해 고속에서의 떨림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도 속도를 체감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그러다 보니 속도계를 보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최고 속도로 달리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성능은 ‘아우디이므로’ 당연히 좋겠지만 남은 과제는 디자인과 가격이다. 작은 차체와 르노삼성의 QM5를 빼닮은 측면 실루엣 때문인지 Q3에 호감을 보내는 주변인(주로 기자들)이 많지 않다.

똘똘한 차임에도 아우디 치고는 ‘폼’이 안 난다는 것이다. 실내도 검정 일색이라 살짝 폭스바겐의 느낌이 난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세단보다 비싼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5470만 원(부가세 포함)이면 중소형급 세단에서 선택할 수 있는 수입차들이 많다는 점도 Q3의 대량 판매에는 걸림돌이다. 단, 한국에서만의 얘기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