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히트 상품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2012년 상반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 시장은 아직 얼어붙어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더욱 신중하고 까다로웠다. 따라서 가격·기능·아이디어·라이프스타일 등과 관련해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꿰뚫은 ‘소비자 밀착형’ 제품이

히트 상품의 공통분모였다. 한경비즈니스는 주요 유통사(CJ오쇼핑·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옥션·G마켓)가 발표한 상반기 히트 상품 리스트를 분석해 판매량을 기준으로 주목할 만한 10대 상품을 선정하고 트렌드를 분석했다.
[소비자를 매료시킨 히트 상품 비결 ‘전격 공개’] 5개 쇼핑몰 판매량으로 본 2012 히트 상품 트렌드
소비자와 최접점에 있는 유통업계가 느끼는 2012년 상반기 체감 온도가 매우 차가웠다. 고물가와 불황 등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매출 확대가 힘겨웠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각 업체들은 중저가 제품들을 대거 출시하거나 전방위적인 가격 인하 캠페인을 단행하는 등 자구책을 찾아 나섰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이 나오는 아이템이 등장하면 이를 발굴해 히트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불황 속이지만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시장을 휩쓴 제품은 나 홀로 호황을 누렸다.

히트 셀러를 통해 역으로 우리 사회의 소비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최근 히트 셀러는 대부분 소비자 밀착형 아이템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소비자의 동향을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2012 상반기 주요 소비 트렌드로 ‘편의성·아이디어’, ‘반값’, ‘캠핑’, ‘기능성’ 등의 키워드를 추출할 수 있다. 편의성과 아이디어 제품과 관련해 여성들의 화장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돕는 진동 파운데이션이 올해 상반기 대박을 쳤다. 그리고 다용도 공간 박스, 이불 청소기, 다용도 다지기 등 아이디어 생활용품도 인기 순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1~2인 가구가 늘면서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신선 식품도 인기다. 신선 식품은 대형 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한 영업 규제의 반사이익까지 얻어 매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대형 마트에서 시작된 ‘반값’ 열풍이 올 상반기 유통가 전반에 퍼졌다. 중소기업에서 제조한 반값 TV는 완판을 이어가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가격이 파괴된 오렌지도 매출이 크게 확대됐다.

‘캠핑’은 상반기 주5일 수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레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텐트·타프(그늘막) 등 다양한 캠핑 용품의 판매가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이 밖에 장거리용으로 적합한 하이브리드 자전거 등도 판매가 크게 늘었다.

마지막으로 ‘기능성’ 제품들은 새로운 아이템이 아니더라도 기존 상품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소비자의 지갑을 열었다. 몸매 보정 속옷, 몸에 더욱 밀착되도록 디자인을 바꾼 여성 위생 용품, 탈모 방지 샴푸 등 기능성 제품들이 인기를 끌며 경쟁 제품을 쉽게 따돌렸다.
[소비자를 매료시킨 히트 상품 비결 ‘전격 공개’] 5개 쇼핑몰 판매량으로 본 2012 히트 상품 트렌드
●진동 파운데이션
[소비자를 매료시킨 히트 상품 비결 ‘전격 공개’] 5개 쇼핑몰 판매량으로 본 2012 히트 상품 트렌드
올 상반기 최고 대박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CJ홈쇼핑에서 입큰(IPKN) 제품이 히트 상품 1위(판매량 51만 개), 현대홈쇼핑에서 엔프라니 제품이 히트 상품 1위(판매량 35만 개), 롯데홈쇼핑에서 이자녹스 제품이 3위(판매량 12만 개)를 기록했다. 진동 파운데이션은 진동 퍼프가 파운데이션을 고르게 바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개념의 아이디어 상품이다. 화장할 때 편할 뿐만 아니라 전문가 못지않은 섬세한 메이크업을 할 수 있어 여성들에게 입소문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진동 파운데이션 제품은 지난해 5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후 1년도 안 돼 업계 추산 1200억 원대 시장이 형성될 만큼 그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와 함께 해외 관광객들이 명동이나 강남에서 진동 파운데이션을 많이 사가고 있고, 최근 중국 현지 홈쇼핑에서 소개돼 몇 십분 만에 완판되는 등 국내 인기를 해외로 이어가고 있다.



●반값 TV

지난해 10월 대형 마트에서 시작된 ‘반값’ TV 돌풍은 올 상반기 유통가 전체로 퍼졌다. 인터파크·11번가·옥션·G마켓이 출시한 반값 TV는 판매 시작 불과 몇 분 만에 완판 기록을 세웠다. G마켓이 굿(GOOD) 시리즈를 통해 선보인 보급형 발광다이오드(LED) TV는 상반기 동안 8700대가 판매됐다. 옥션에서도 반값 TV가 6000대나 판매됐다. ‘반값 TV는 제조원가 이하여서 애프터서비스와 신뢰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인터넷 쇼핑 업계는 애프터서비스 책임 보장 등으로 신뢰를 담보하며 소비자 시선 잡기에 성공했다. TV에서 시작된 반값 열풍은 태블릿 PC, 데스크톱 PC와 같은 정보기술(IT) 기기는 물론 전자책, 소프트웨어와 같은 콘텐츠를 비롯해 하이브리드 자전거 등으로 그 영역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오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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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도 반값 아이템과 맥락을 같이한다. 한미 FTA로 관세가 인하돼 가격이 하락한 데다 올해 봄 날씨가 추워 귤 값이 2배로 뛰면서 상대적으로 싼 오렌지가 잘 팔렸다. 소비자들은 마트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오렌지를 대량으로 주문해 먹는 소비가가 많았다. 현대홈쇼핑에서 썬키스트 오렌지는 28만 7000개, 롯데홈쇼핑에서 캘리포니아 오렌지가 10만5000개 판매돼 각각 순위에서 히트 상품 6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FTA로 가격 인하 효과가 있는 체리·키위 등 수입 과일도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캠핑 용품
[소비자를 매료시킨 히트 상품 비결 ‘전격 공개’] 5개 쇼핑몰 판매량으로 본 2012 히트 상품 트렌드
아웃도어 중심이었던 레저 상품이 캠핑과 자전거 등으로 크게 확대됐다. G마켓은 텐트·바비큐그릴·타프·테이블·의자 등 캠핑 용품을 상반기 동안 종류별로 20만 개를 판매했다. CJ오쇼핑에서는 아웃도어 브랜드 트래스패스 제품이 14만 개 팔려 자체 순위 7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옥션에서 3만 대, G마켓에서 7000대가 판매됐다. 국내 캠핑 시장은 매년 20~30% 이상 성장하며 올해 4000억 원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이디어 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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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아이디어와 기획력을 갖춘 상품은 불황이라는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언제나 선전한다. 편리한 다용도 조리 기구 콘스타 멀티 블렌더(다용도 다지기)는 현대홈쇼핑에서 32만1000대가 팔려 자체 순위 3위에 올랐다. 이 제품은 강력한 3중 칼날을 채용해 분쇄·다지기·슬라이서·반죽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공간 활용성이 좋은 ‘다용도 공간 박스’는 옥션에서 6만 개가 팔려나갔다. 또한 무뎌진 칼날을 3~4회 갈아주면 새것처럼 날이 서게 하는 칼갈이는 현대홈쇼핑에서 하루 최대 판매량 1만3000세트, 5억여 원의 매출을 올렸다. 칼갈이는 처음 선보인 지 두 달 만에 총 7만 세트가 판매됐다. 옥션에서도 칼갈이는 상반기 동안 3만 개나 판매됐다. 한편 현대홈쇼핑 자체 순위 10위에 오른 부강샘스의 침구 청소기 레이캅은 아이디어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침구 청소기는 침대나 이불에 있는 여러 유해 세균과 집먼지진드기 등을 살균할 수 있는 제품이다. 지난해 400억 원 규모로 성장한 침구 청소기 시장은 올해 60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기능성 용품
[소비자를 매료시킨 히트 상품 비결 ‘전격 공개’] 5개 쇼핑몰 판매량으로 본 2012 히트 상품 트렌드
기능성 속옷 브랜드 ‘아키 by 아시다 미와’는 지난해에 이어 인기를 지속하며 보정 라인 속옷의 강세를 이어갔다. CJ오쇼핑에서만 12만 개를 판매하며 자체 순위 9위에 올라 있다. 여성 용품 바디피트는 롯데홈쇼핑에서만 8만 개가 판매돼 자체 순위 8위에 올라 있다. 바디피트는 차별화된 한방 성분 함유 프리미엄 콘셉트를 내세워 올해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바디피트 귀애랑’은 전통 비법에 근거한 한약 성분 함유로 민감한 국내 여성들의 니즈와 맞아떨어져 여성 위생 용품 시장 진출 6년 만에 2위 브랜드로 약진했다. 한편 롯데홈쇼핑 10위 히트 상품이 려(呂) 삼푸(7만 개 판매)도 한방 프리미엄 샴푸 브랜드로 기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탈모 방지는 물론 탈모의 근본 원인인 두피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려 삼푸는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국내 마트를 찾는 일본·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사가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레토르트 식품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레토르트 식품이 종류도 다양해지고 판매량도 늘고 있다. 대표 보양식인 오리고기는 훈제 포장으로 유통이 편리해져 가정에서 주문해 먹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게다가 공급도 늘어 가격이 저렴해진 것도 오리고기의 인기에 한몫했다. 옥션에서는 판매량 8만 개로 자체 순위 2위에 올랐고 롯데홈쇼핑에서 주원산오리가 9위(판매량 8만 개)에 올라 있다. G마켓에서도 오리고기가 12만 마리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훈제 포장으로 기본 조리가 돼 있고 보관을 오래할 수 있으며 간단히 구워 먹을 수 있어 편리성을 더했다. 한편 대형 마트와 SSM에 대한 강제 휴무 및 영업시간 단축의 반사이익으로 온라인 쇼핑을 통해 신선 식품이나 레토르트 식품을 주문해 먹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실속형 제품

롯데홈쇼핑의 상반기 히트 상품 1위는 세탁 세제 퍼실(Persil)이 차지했다. 독일 기업 헨켈의 퍼실은 롯데홈쇼핑에서만 16만5000개가 판매됐다. 퍼실은 젤 타입으로 강력한 세정력을 자랑하며 인체에도 무해해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약 3년 전부터 한국 공략을 시작한 퍼실은 1년 만에 시장점유율을 6배 가까이 높였으며 홈쇼핑과 온라인몰은 물론 대형 마트까지 입점,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연예인 마케팅
[소비자를 매료시킨 히트 상품 비결 ‘전격 공개’] 5개 쇼핑몰 판매량으로 본 2012 히트 상품 트렌드
[소비자를 매료시킨 히트 상품 비결 ‘전격 공개’] 5개 쇼핑몰 판매량으로 본 2012 히트 상품 트렌드
각 유통사 히트 상품 순위를 보면 익숙한 연예인 이름이 꽤 눈에 띈다. 연예인들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상품 기획 단계부터 함께 참여한 브랜드들이 순위에 올라 있다. 2010, 2011년 히트 상품 1위에 올랐던 하유미 마스크팩은 스테디셀러로 올해도 순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이 밖에 현대홈쇼핑 순위 중 5위에 김성은의 ‘라뽄떼(판매량 29만3000개)’, 7위 박준금의 ‘혜윰(27만9000개)’, 9위 현영의 ‘에스라린(22만9000개)’ 등 여성 의류 브랜드가 올라 있다. 또한 개그맨 정형돈의 ‘도니도니 돈까스’는 매 방송마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현대홈쇼핑 순위 8위에 랭크됐다. ‘도니도니 돈까스’는 홈쇼핑 방송 시작 14분 만에 준비된 모든 제품이 매진, 20분 만에 9억 원의 유례없는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싱글족

1~2인 가구가 늘면서 싱글족을 겨냥한 제품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도 상반기 큰 특징이다. G마켓을 기준으로 소량의 밥을 짓기에 적합한 미니 밥솥이 1만2000대 판매됐고 집에서도 커피를 즐기려는 싱글족과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커피머신(4만 대)이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싱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공간 활용도가 높고 실용적인 DIY(손수짜기) 가구도 1만1000개가 판매되며 인기를 끌었다. 또한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위한 수제 간식도 10만 개나 판매되며 히트 상품에 올랐다. 한편 순위에는 들지 못했지만 대우일렉트로닉스가 지난 5월 초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벽걸이형 드럼 세탁기 ‘미니’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에 따르면 ‘미니’는 출시한 지 2주 만에 1700대 넘게 팔려나간 데 이어 7월 현재 4000대 판매 돌파를 눈앞에 둔 상황이다. 1~2인 가구 외에도 대형 세탁기가 있는 집에서도 양말, 속옷, 얇은 티셔츠 및 아기 빨래를 자주 하는 가정에서 ‘세컨드 가전’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소비자를 매료시킨 히트 상품 비결 ‘전격 공개’] 5개 쇼핑몰 판매량으로 본 2012 히트 상품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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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