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투자 상품을 활용한 자산 관리 전략

몇 달 전 정부 산하 14개 기관이 참여한 ‘100세 시대 종합 콘퍼런스’가 열렸다. 콘퍼런스의 골자는 개인과 사회 전 분야에 100세 시대를 대비해 정책 방향과 과제, 대응 방안 등을 모색한다는 취지였다. 그 기사를 접하고 필자도 단지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던 100세 시대가 현실로 성큼 다가온 것을 새삼 느끼면서 걱정이 앞섰다.

예컨대 2010년대인 현재 A 기업에 다니는 P(40) 차장은 60세에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 그가 은퇴 후 20년이 흘러 80세가 되는 2050년에는 평균 수명이 100세로 늘어나 있을 것이고 기대 여명까지 고려한다면 그는 120세를 준비해야 한다. 결국 P 씨는 2090년까지 생존을 가정한 라이프 플랜을 준비해야 하는데 사회생활을 20대 중반부터 했다고 가정하면 35년을 벌어 경제활동 기간까지 포함해 95년을 소비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120세라는 수명이 지금은 매우 낯설게만 느껴질지 모르지만 캐나다의 오타와 심장연구소 보브 로버츠 박사는 2050년에 평균 수명이 150세로 연장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으니 앞서 말한 120세를 염두에 두는 것이 무리는 아닐 것이다. 결국 P 차장은 은퇴 후 제2의 경제활동도 필연적으로 준비해야겠지만 이에 앞서 현재 자신의 경제활동을 통해 얻은 잉여 자금을 어떻게 투자해 앞으로 보다 나은 소비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필자는 이러한 인생 100세 시대 장기 투자 상품을 활용한 자산 배분 전략을 권하고 싶다. 많은 투자자들은 투자할 때 만기가 긴 상품을 꺼린다. 왠지 내 자금이 오래 묶이게 되는 유동성 리스크를 회피하고 싶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리스크를 가졌기에 장기 투자 상품들은 동일한 기대 수익을 가진 타 상품에 비해 자산 가치 하락 리스크가 적은 경우가 많다.
[재테크 스쿨] 자산 배분은 인생의 든든한 ‘주춧돌’
예컨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만기가 긴 상품들은 전통적으로 변액연금, 즉시연금, 브라질 국채, ELS(만기 3년) 등이 해당될 것이다. 실제로 보통 우리가 원금 보장 및 세제 혜택까지 있는 즉시연금 상품을 가입하는데 가장 꺼리게 되는 것은 투자 기간이 10년 이상인 장기 상품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품들은 은행예금과 동일한 수준의 리스크에서 보다 높은 수익 추구가 가능한 데도 장기 투자에 대한 부담감으로 아직 크게 보편화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짧은 경제활동을 하는 기간을 고려하면 왠지 10년이나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은퇴 후 60년을 기준으로 보면 그 기간은 그리 긴 것은 아니다. 이 밖에 투자 기간이 5~10년 정도인 선박·유전·부동산 펀드 등과 같은 특별 자산 펀드들 중에서도 7~8%의 수익과 세제 혜택이 있는 다양한 상품들이 시장에서는 꾸준히 공급되고 있다.

앞으로는 고객의 기대 수익 수준에서 자산 가치 하락 리스크가 적은 장기 투자 상품들이 포트폴리오의 주춧돌과 기둥이 되어야 한다. 이렇듯 장기 상품을 가지고 포트폴리오의 중심을 세우고 나서 초과 수익을 위해 단기적으로 대응이 가능한 자산 편입을 고려해야 한다. 전체적인 포트폴리오의 자산 손실 리스크는 감소되면서 정기예금+알파 수익을 꾸준히 기대한다면 기대 수명이 증가하는 기나긴 노후를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원 미래에셋증권 삼성역지점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