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골든베이비 대표
쇼핑몰 운영에 성공한 이들이 공통으로 제시하는 성공의 비결은 하나다. “무조건 남과 달라야 한다”는 점이다. 그 점에서 유아용 범퍼 침대 전문 몰인 ‘골든베이비(www.goldenbaby.co.kr)’를 운영하고 있는 김재원(31) 대표는 자신만의 특화된 아이템으로 직접 시장 창출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좋은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008년에 처음 쇼핑몰을 오픈했어요. 그전에 3~4년 동안 다른 쇼핑몰에 취업해 경험을 쌓은 게 많이 도움이 됐죠.” 대학 진학 대신 군대를 다녀온 후 그가 취업한 곳은 원목 침대를 취급하는 쇼핑몰 회사였다. 쇼핑몰 운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일을 배운 후 직접 쇼핑몰을 오픈하며 독립에 나섰다.처음에는 원목 침대만 취급하던 그가 유아용 범퍼 침대를 고안하게 된 건 그 당시 뉴스에 나온 ‘유아 안전사고’에 주목해서다. “병원 응급실에 아기 침대에서 떨어져 다치는 아기들이 많다는 뉴스였어요.” 그때부터 좀 더 안전한 유아용 침대가 없을까 고민하다가 직접 개발하게 됐다. 이른바 ‘범퍼 침대’다. “유아용 원목 침대에서 아기들이 침대에 부딪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침대 4면에 둘러주는 보호대를 범퍼라고 하거든요. 유아용 범퍼 침대는 사각 매트리스에 지퍼 형식으로 탈부착이 용이한 범퍼를 부착한 침대라고 할 수 있어요.” 발명·디자인 특허 받은 범퍼 침대
김 대표가 직접 세계 최초 바닥형 침대로 발명 특허를 취득한 이 유아용 범퍼 침대는 현재 다수의 유사 상품이 생길 만큼 유아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반응이 이렇게 좋았던 건 아니에요. 처음에는 오히려 개집 아니냐는 비웃음도 많았죠.” 좌식형 매트리스에 사면을 단단한 쿠션으로 둘러싼 형태여서 생긴 웃지 못할 에피소드다. 이후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품질 개선 및 디자인 개선에 몰두했다. “원목 침대 판매 수익을 계속 범퍼 침대 개발에 쏟아 부었어요. 살고 있던 집 보증금을 빼 공장에 투자하고 전 회사에서 새우잠을 자기도 했죠.” 자체 개발한 쿠션 가드로 아이들의 손발이 빠지지 않도록 안전성을 높이고 탈·부착 가능한 범퍼에 교체형 커버를 도입한 것도 청결과 편의성에 신경 쓴 골든베이비만의 노력이다.
정작 그렇게 애써 개발한 범퍼 침대는 한동안 전혀 팔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컴퓨터 앞에 앉아 주문이 오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주문이 들어오면 자신이 직접 배송을 나가 침대를 설치하고 제품의 장점을 홍보했다. 쇼핑몰 대표가 직접 배송하면서 설치하고 설명해 주는 모습에 신뢰감을 느끼는 고객들이 점점 많아졌다.
그렇게 범퍼 침대를 판매한 지 얼마 안돼 블로그 등에서 골든베이비의 범퍼 침대에 대한 언급이 늘더니 어느 순간에는 접속자가 폭주할 정도로 고객이 급증했고, 현재는 연매출 30억 원 이상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했다. “특허를 신청하는 사이 생긴 유사 사이트며 유사 상품들도 많아요. 하지만 결국 고객들은 정직한 제품을 알아주더군요. 단순히 예쁘거나 싸다는 이유에서가 아니라 믿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 우리 회사를 찾아주는 분들이 많아요.”
제품력이 떨어지면 고객이 쉽게 등을 돌릴 수 있다고 덧붙인 김 대표는 독특한 제품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고객의 목소리”라고 단언한다.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고객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만 한다면 아이템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김성주 객원기자│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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