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일 키친아이디어 대표


주부라면, 아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요리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식기나 주방 도구에 대한 욕심이 있다. 이왕이면 좀 더 예쁜, 좀 더 편리한 것들을 가지고 싶은 욕심이다. “하지만 예쁘고 편리한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역시 건강과 직결된 위생이 아닐까요?” 지난해 11월 17일 ‘위생수저’를 론칭한 키친아이디어의 김여일 대표는 위생수저를 통해 “대한민국의 식탁 문화를 바꾸어 나가겠다”고 자신한다. 흔히 ‘위생수저’라고 하면 일회용 수저를 떠올리기 쉽지만 키친아이디어의 ‘위생수저’는 단순한 일회용 수저와는 차원이 다르다.

키친아이디어의 위생수저는 ‘바닥에 닿지 않는 수저’다. 수저의 중간 부분에 굴곡을 두어 숟가락의 볼 부분과 젓가락의 끝 부분, 즉 직접 음식에 닿고 사람의 입과 닿는 부분이 바닥에 닿지 않도록 설계됐다. “그 때문에 식탁 위의 각종 이물질 및 세균이 수저와 닿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위생적인 면에서 안심할 수 있는 수저인 셈이죠.”
“위생 수저로 식탁 문화 바꿀 겁니다”
작은 아이디어서 시작된 ‘주방 혁신’

‘수저 중간에 굴곡을 두어 수저 밑 부분을 띄운다.’ 어떻게 보면 정말 간단한 아이디어처럼 보이지만 이 간단한 아이디어를 실제로 제품화하기 위해 2년여의 연구·개발 기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고민이 됐던 것은 역시 소비자들이 기꺼이 받아들일 것인지였죠. 오랫동안 써 온 기존 수저와 모양부터 다른 이 수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으니까요.” 그 때문에 키친아이디어에서는 제품 개발이 완료된 후에도 오랫동안 시장조사는 물론 테스트 숍을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렸다.

“사전에 제품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테스터들에게 그냥 수저를 사용하게 해 보았죠. 재미있는 사실은 테스트 해 본 대다수의 사람들이 위생수저를 사용하는 것에 전혀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다는 거예요. 심지어 기존과 다른 수저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는 이들도 많았죠. 테스트가 끝난 후에야 바닥에 닿지 않는 수저라는 사실에 다들 신기해 하더군요.”

이런 테스트 과정을 통해 굴곡이 있는 수저이지만 실제 사용해도 일반 소비자들에게 부담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사전 조사 및 테스트에 따르면 ‘위생수저’를 써 본 20~30대들의 약 70~80%가 ‘위생수저’에 긍정적인 호감도를 나타냈다.

청년층만 아니라 의외로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호감도를 보이는 비율이 절반을 웃돌았다. “2011년 8월에 있었던 2011 서울국제외식산업박람회에서의 뜨거운 반응과 오픈마켓에 진출한 이후의 고객 반응을 통해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죠.” 남다른 아이디어와 제품력으로 벌써부터 수출 제의도 적지 않다.

현재 성인용 위생수저와 스마일·강아지·발자국 등 깜찍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아동용 수저들을 선보이고 있는 키친아이디어는 조만간 고급형 수저는 물론 다양한 주방 도구에도 굴곡 아이디어를 덧붙인 아이디어 주방 용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마트는 물론 언젠가는 오프라인 숍도 도입할 계획이에요. 자유로운 상상을 바탕으로 남다른 디자인과 아이디어, 그리고 제품력으로 대한민국의 식탁 문화와 주방 문화를 선도해 가고 싶습니다.”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