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선택 가이드


대부분의 사람에게 ‘무슨 일을 해서 먹고살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다. 10년 후 혹은 20년 후의 미래를 계획하는 청소년이나 사회 진출이 임박한 대학생 등 청년층,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새로운 직업을 모색하려는 사람, 정년퇴직을 앞두고 인생 2막 두 번째 직업을 준비 중인 중고령자에게도 직업은 공통의 관심사다.

직업인들은 하루 중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낸다. 그 시간 동안 무슨 일을 하며 접하게 될 사람이 누가 될 것인지, 얼마의 수입을 얻을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직업이다. 이처럼 직업은 한 개인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만 안타깝게도 직업 선택을 합리적으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단지 특정 직업의 화려한 외면만 보고 즉흥적으로 선택하거나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직업을 선택한 후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차이가 많아 후회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식경제부 주최롤 열린 IT업계 채용 박람회인 '한이음일자리엑스포2011' 행사에 지원자가 적어 IT업계의 구인난을 보여 주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식경제부 주최롤 열린 IT업계 채용 박람회인 '한이음일자리엑스포2011' 행사에 지원자가 적어 IT업계의 구인난을 보여 주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공신력 있는 정보 통해 직업 탐색

그렇다면 어떻게 직업을 선택해야 할까. 먼저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의 직업은 준비할 수 없으므로 다양한 직업을 탐색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알고 있는 직업이 30개인 사람보다 100개 이상을 아는 사람이 직업 선택의 폭이 더 넓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특정 직업에 대해 탐색하기 전에 다양한 직업 세계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 직업을 탐색할 때는 각 직업의 발전 가능성과 성장성을 살펴봐야 한다. 또한 나이가 들어서까지 경력을 살려 계속할 수 있는 일인지, 기계화나 전산화 등의 영향으로 일자리가 감소해 고용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비행기에 자동항법장치가 장착되면서 항법사라는 직업이 사라졌으며 컴퓨터 워드프로세서로 책을 편집하게 되면서 활자를 이용해 책을 인쇄하던 식자공이라는 직업도 사라졌다. 따라서 직업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그 직업이 미래에도 존재하거나 지속적으로 필요한지, 그리고 자신이 축적한 노하우를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활용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향후 자신의 직업을 탐색할 때는 앞으로의 발전 및 성장 가능성 등과 함께 수입과 업무의 특성, 근무 환경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직업에서 수행하는 일이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유망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지 않는 분야의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은 일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적응에도 실패해 결국 이직을 희망하기도 한다. 이는 시간과 비용 면에서 경제적이지 못한 일일 뿐만 아니라 한 개인의 삶을 놓고 봤을 때 몹시 불행한 일이다.
중소기업청과 마포구청이 고동으로 주최하는 '2011 4050+ 채용설명회'가 17일 마포구청 1층 로비에서 개최됐다. 구직자들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허문찬기자  sweat@  20111117
중소기업청과 마포구청이 고동으로 주최하는 '2011 4050+ 채용설명회'가 17일 마포구청 1층 로비에서 개최됐다. 구직자들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허문찬기자 sweat@ 20111117
직업 탐색과 선택이 합리적으로 이뤄지려면 해당 직업에 대한 최신 직업 정보를 살펴보아야 한다. 사회가 변화하는 속도에 따라 직업 세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의 직업 정보라고 하더라도 더 이상 타당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전문가의 분석과 수집된 자료나 인터뷰 등을 통해 제공되는 공신력 있는 정보를 살펴보아야 한다.

직업과 관련된 정보를 파악하려면 한국직업정보시스템(http://know.work.go.kr)에 접속하면 된다. 한국직업정보시스템에서는 다양한 직업들에 대한 최신의 임금 수준, 업무 특성,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 향후 전망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새롭게 부상하는 신생 직업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직업은 유기체와 같아서 없던 직업이 생겨나기도 하고 있던 직업이 사라지기도 하며 직무의 내용이 변화하기도 한다. 변화하는 직업 세계의 흐름과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현상을 이해해야 한다. 국내외의 경제적 상황, 정부의 정책, 새로운 규정이나 법률의 제정,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가치관 변화, 신기술이나 상품의 도입, 지구 환경의 변화, 인구구조의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직업 세계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항상 관심을 갖고 사회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직업은 그 사회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사회를 잘 이해하고 있으면 직업 세계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혜안이 생긴다. 신문의 경제면이나 사회면 등을 읽으면서 그 기사의 내용이 직업 세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직업 세계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좋다.



직업에서도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대반전 유망직업]트렌드 파악하고 융합적 사고 길러라
어떠한 직업을 갖기를 목표로 설정했다면 그 직업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할 점을 짚어 보아야 한다. 직업마다 요구하는 능력이나 자격증·훈련·전문지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직업마다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 금융 계통의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수학 지식과 경영·경제학적 지식이 필요하며 정부 분야에서 일하기를 원하면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공무원 선발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최근 환경보호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유망 직종으로 부상하고 있는 녹색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환경·기계·화학·전기·전자 등의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업에서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역량이 있다. 첫째, 어느 한 분야만 잘하기보다 다방면에 유능해야 한다. 직업과 직업이 융합되면서 첨단 융합 분야의 새로운 직업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수학적 적성과 능력에 경제학적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금융 전문가가 될 수 있고 기계·전자와 같은 공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인간의 행동과 사고 그리고 감정에 대해 알고 있어야 로봇을 잘 만들 수 있으며 의학과 심리학에 해박한 사람이 의료 전문가로서 각광 받을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이해는 물론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요즘 인기 있는 아이돌 그룹을 보면 노래와 춤뿐만 아니라 연기·뮤지컬까지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멀티플레이어(Multiplayer)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둘째, 의사소통 능력을 갖춰야 한다. 지식 정보화 시대에는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직장에서 인정받는 사람은 상사가 지시하는 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사람이다. 요즘 많은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 능력, 능숙하게 글을 쓰고 말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교과목을 운영하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사회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반영된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고 글로 자신의 의사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며 합리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창의력·기획력 등의 고차원적 사고를 갖춰야 한다. 고객의 니즈는 항상 바뀌고 있으며 고객에 따라 니즈도 다르다. 동일한 제품일지라도 청소년과 성인들이 요구하는 기능·색상·가격 등이 다르다. 새롭고 차별화된 제품이나 서비스의 지속적인 개발과 제공 없이는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이러한 활동을 하는 데 요구되는 능력이 창의력과 참신한 기획력이다.

넷째, 다른 사람의 의견을 폭넓게 수용할 수 있는 개방성과 수용성을 갖춰야 한다. 개방성과 수용성은 타인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는 자세라고 할 수 있다. 구성원과 조화롭게 지낼 수 있는 대인 관계 능력과 개방성 등을 갖춰야 한다.

마지막으로 항상 학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새로운 지식의 등장에 따라 현재의 지식은 미래에 무용지물이 될 수 있으며 새로운 지식을 적시에 습득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 국가 간 장벽이 무너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정보를 항상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한준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