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의 성장과 그늘을 정면으로 다루다
링컨 캐플런 지음┃황남석 옮김┃528쪽┃
삼우반┃2만5000원
![[Book] ‘로펌 스캐든’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20462.1.jpg)
미국의 로펌 시스템 전반과 그들의 생리와 문화를 정면으로 다룬 번역 신간이 나왔다. 이 책은 미국 제1의 로펌이자 세계 최대 로펌인 ‘스캐든 압스 슬레이트 미거 앤드 플롬(약칭 스캐든)’의 성장 과정과 내부 사정을 파헤쳤다. 미국의 법조 전문 언론인 링컨 캐플런은 1988년부터 5년 동안 스캐든의 협조를 구해 이 로펌의 핵심 인물인 조지프 플롬과 동료, 의뢰인, 경쟁자, 국내외 비평가 300명이 넘는 관계자를 취재해 1993년 이 책을 출간했다.
‘로펌 스캐든’은 출간 즉시 “로펌에 관한 최고의 저작이자 현대 미국 변호사 업계의 역사와 문화를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이란 평가를 얻었다. 그리고 이 책이 출간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이 책을 능가하는 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여전히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찾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변호사들이 이 책을 필독서로 읽고 있다. 로스쿨의 첫 졸업생이 곧 배출되고 법률 시장 전면 개방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로펌 스캐든’이 국내에 소개된 것이다. 최근 베스트 셀러였던 ‘아웃라이어’에서 등장하는 조지프 플롬은 스캐든이 처음으로 고용한 변호사이며 오늘날의 스캐든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지금은 스캐든이 세계적 로펌이지만 60년 전 1948년 설립 당시에는 다른 로펌의 파트너 경쟁에서 탈락한 3명의 변호사가 힘들게 차린 영세한 법률 사무소였다는 것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당시 인수·합병(M&A)은 ‘신사가 하기에는 지저분한 일’로 치부되며 기본 법조계가 기피하던 영역을 스캐든은 전문 분야로 특화해 나간다. 1970~1980년대에 걸쳐 미국 경제계 전반을 휩쓸던 기업 매수의 파도를 타고 스캐든은 승승장구의 길을 걷게 된다. 1974년 스캐든이 모건 스탠리의 의뢰를 받아 캐나다의 니켈 회사 INCO의 배터리 제조회사를 적대적 인수할 때 이를 정당화한 법적 근거는 M&A의 역사에서 하나의 이정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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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독서 노트
조선 공주의 삶과 고민 속으로
![[Book] ‘로펌 스캐든’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20463.1.jpg)
조선이 유교 국가인 만큼 남성이 기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유일한 예외라면 왕후와 비빈 등 왕의 여자 정도인데 이들도 왕을 기록하다 보니 등장하는 보조 역할에 그치고 있다. 공주에 대한 기록이 없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공주가 편안한 생을 살다가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외가 있다면 고종의 고명딸 덕혜옹주가 일본과 정략결혼에 희생돼 쓰시마섬 도주의 후예와 강제 결혼한 후 병을 앓고 이혼을 당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는 정도만 기억한다.
조선의 공주 중에서 파란만장한 세월을 산 사람들도 많다.
문종의 딸인 경혜공주는 하루아침에 공주에서 노비로 신분이 떨어졌다. 세종이 승하하면 삼년상이 끝나기 전까지 혼인할 수 없다는 궁중 법도 때문에 영양위 정종과 서둘러 결혼한 공주는 아버지 문종이 죽고 삼촌 세조가 왕권을 잡으면서 고초를 겪기 시작한다. 금성대군과 남편 영양위가 단종의 복위를 꾀했다는 죄목으로 죽임을 당했고 능지처참형을 받은 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순천부의 관노로 떨어지고 만다.
순천부사가 임신한 경혜공주를 무리하게 사역시키려고 하자 그녀는 ‘나는 왕의 딸이다’라고 호통 치며 사역을 거부했는데, 말년에 세조가 신분을 복원시켜 줬지만 모든 재산과 녹봉을 거부하고 출가했다.
재산 욕심이 끝이 없었던 공주도 있었다. 선조의 딸 정명공주는 임금이 늦은 나이에 정비에게서 얻은 혈육이었다. 인목대비가 서궁에 유폐되고 영창대군이 증살되면서 공주도 같이 고초를 겪게 되는데, 인조반정으로 인목대비가 복위하자 그동안 고생에 대한 보답으로 정명공주에게 땅이 주어진다. 공주를 이 땅을 기반으로 매매와 수탈을 통해 재산을 늘려 가는데 최종적으로 보유한 토지는 1억6525만㎡(5000만 평), 당시 한양 전체 크기의 8배에 달하는 규모였다.
왕의 사위 부마는 공주 때문에 답답한 생을 살아야 했다. 재산과 신분은 보장됐지만 정치에 참여할 수 없었고 대단한 처가의 위세에 눌려 기를 펴지 못했다. 이들은 당시 양반들에게 일반적이었던 첩을 들일 수 없었고 이혼은 목숨을 걸지 않는 한 불가능했다.
‘조선 공주의 사생활’은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이야깃거리를 모을 수 있는 일곱 공주와 옹주의 생을 기록한 책이다. 조선시대 최상류층으로 선택받은 이들이 부귀와 영화, 사랑과 명예만을 누리고 살았을 것 같지만 이들도 백성과 마찬가지로 고민을 안고 살았다.
>>조선 공주의 사생활
최향미 지음┃240쪽┃
북성재┃1만2000원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jwlee@solomon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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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는 부하보다 먼저 바지를 벗어라
오구라 히로시 지음┃유가영 옮김┃248쪽┃좋은책만들기┃1만3000원
![[Book] ‘로펌 스캐든’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20464.1.jpg)
언제 어디서나 거리낌 없이 자신을 나타낼 줄 아는 자기 개방성이 높은 사람이 유능하고 성숙한 프로 비즈니스맨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책 제목인 ‘상사는 부하보다 먼저 바지를 벗어라’도 자기 개방성을 주문하는 말이다.
보험 지식의 힘
박유연 외 지음┃240쪽┃청림┃1만5000원
![[Book] ‘로펌 스캐든’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20465.1.jpg)
양진석의 친절한 건축 이야기
양진석 지음┃380쪽┃예술과대중문화┃1만8000원
![[Book] ‘로펌 스캐든’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20466.1.jpg)
한 마리 이리가 되어라
오네다 가쓰미 지음┃강병혁 옮김┃252쪽┃낭만북스┃1만3000원
![[Book] ‘로펌 스캐든’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20467.1.jpg)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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