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빠지는 내 머리카락을 잡아라
중소기업의 임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윤섭(43·가명) 씨는 요즘 들어 머리카락 때문에 고민이 많다. 아침에 일어날 때나 머리를 감을 때 평소보다 많은 머리카락이 빠져 가뜩이나 숱이 없는 머리가 더 신경이 쓰인다.머리카락은 평소 100여 개 정도가 일반적으로 빠지지만 가을철이 되면 빠지는 양이 평소보다 좀 더 증가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호르몬의 변화 때문이다. 호르몬 분비는 계절에 따라 조금씩 바뀌는데, 다른 계절에 비해 날씨 변화가 큰 봄과 가을은 호르몬 분비가 많아지는 시기다.
겨울에 비해 일조량이 증가하는 봄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많이 분비되며 여름에 비해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늘어난다. 탈모는 이 테스토스테론이 인체 내 효소(5-알파-리덕테이즈)에 의해 탈모를 일으키는 호르몬인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DHT)으로 전환되면서 모발이 자라는데 필요한 단백질 합성을 지연시켜 탈모를 일으킨다.
결국 가을철 증가하는 남성호르몬 분비가 아까운 내 머리카락을 빼앗아 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가을이 지나면 다시 회복될 것으로 생각하고 안심하면 안 된다. 만약 탈모가 진행 중인 사람이라면 평상시에 비해 더욱 많은 양이 지속적으로 빠지기 때문에 더 철저한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탈모의 원인은 모발 전문 병원에서 전문가에게 진단을 받는 것이 제일 정확하지만 집에서 간단하게 검사해 볼 수도 있다.
대략 100개 정도의 앞 머리카락을 엄지와 검지를 잡고 가볍게 잡아당겨 뽑힌 머리카락이 5개 미만이면 정상이다. 하지만 10개 이상이면 휴지기 모발이 증가된 것이므로 탈모를 의심해 봐야 하며 모발 전문 병원을 찾아가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탈모가 시작됐다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약물치료와 수술 등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약물치료와 두피 관리다. 하지만 이런 치료는 장기적으로 보면 어디까지나 ‘예방’일 뿐 탈모가 많이 진행돼 빠진 머리카락은 되돌릴 수 없다.
두 번째 방법은 뒷머리의 모발을 앞머리나 정수리에 옮겨 심는 모발 이식술이다.
이는 탈모가 일어나지 않는 뒷머리나 옆머리의 모발을 이식하는 것으로 이식한 모발은 탈모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세계 각국에서 개발된 다양한 모발 이식법이 있지만 모낭을 한 개씩 옮겨 심는 ‘모낭군 이식술’이 동양인에게는 가장 적합하다.
동양인은 모낭군에 모발이 1~2개씩 자라는 경우가 절반이 넘지만 서양인은 1개씩 자라는 경우가 전체 모낭의 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동양인은 모발이 굵고 모발의 밀도가 낮기 때문에 모낭군별로 옮겨 심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식된 모발의 생착률도 평균 90% 이상이다.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방법으로, 검증되지 않은 다른 방법에 비해 생착률이 훨씬 더 높다.
마지막으로 가을 탈모를 막기 위해서는 두피를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고 올바른 음식 섭취가 중요하다. 단백질이 풍부한 콩·우유·달걀 등을 많이 먹는 것이 좋고 녹황색 채소와 해조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패스트푸드와 튀긴 음식 등 동물성 기름과 당분이 많은 음식은 남성호르몬의 농도를 높이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안지섭 닥터안모발이식전문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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