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경제학

10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하버드대 샌더스 홀에 그레고리 맨큐 교수가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경제학원론’의 저자로 하버드에서 가장 유명한 경제학 교수 중 한 명이다.

조교만 34명이 참여하는 이 초대형 강의가 한 학기 동안 어떻게 진행되는지 간단하게 설명한 맨큐 교수는 강의실을 가득 채운 학생들에게 ‘경제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BOOK] 미국 경제 움직이는 메인 스트림 엿보기
이 책은 많은 사람이 궁금해 하는 하버드대의 경제학과 수업 내용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미국 보스턴에 거주하는 중국계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2007년 가을부터 하버드대에서 강의를 골라 듣고 수업 내용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지난해 중국에서 출판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세계경제에서 미국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중국인들은 미국 ‘메인 스트림(주류)’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2008년 봄 학기에는 또 다른 스타 교수인 로런스 서머스 교수가 하버드대 강단에 복귀했다. 그는 클린턴 행정부의 재무부 차관과 재무부장관, 하버드대 총장을 거친 거물이다. 17년 전 강단을 떠날 때까지 칠판과 분필을 사용했지만 돌아와서는 파워포인트에 적응해야 했다. 강의 중 로버트 루빈 전 재무부 장관을 초청해 학생들과 토론을 시키기도 했다.

맨큐 교수와 서머스 교수 외에도 마틴 펠드스타인 교수 등 기라성같은 하버드대 경제학자들의 강의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 위기, 미국의 의료 정책,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오바마와 매케인의 경제정책, 지구온난화 등 민감한 주제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다.

거장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주는 조언들도 엿볼 수 있다. 여름방학 동안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에 맨큐 교수는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과 월간지 ‘이코노미스트’를 추천한다. 책은 밀턴 프리드먼의 ‘자본주의와 자유’, 폴 크루그먼의 ‘경제학 향연’을 꼽았다. 전자는 보수파 경제학자의 관점을, 후자는 진보적인 경제학자의 관점을 대표한다는 설명이다.

장승규 기자 sj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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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철의 독서 노트> : 긍정주의의 위험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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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은 자기 계발서로부터 고문을 당했다.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믿는 대로 된다.’ 가만히 따지고 보면 자기 계발서의 메시지는 모두 비슷한데, 이런 책들은 마치 유행을 타듯이 잊을 만하면 2~3년에 한 권 씩 출간돼 세계 출판 시장을 발칵 뒤집어 놓는다.

최근 들어서는 ‘긍정 심리학’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의 심리학이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 연구에 집중했다면 현대의 심리학은 사람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가치 가운데 하나인 ‘행복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긍정 심리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마틴 셀리그먼은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면 의식적으로 낙천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긍정적 마음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물론 힘겨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낙천적 사고는 너무나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듯이 지나친 긍정주의 또한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그동안 누구도 쉽게 이야기할 수 없었던 긍정주의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고발하고 있다. 긍정적 사고가 우리의 발등을 찍고 있다고, 무분별한 긍정주의를 경계하라고, 긍정주의에 가려진 현실의 문제들을 똑바로 바라보라고 주문하고 있다.

저자인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지난 2000년 유방암 선고를 받고 인생 최대의 위기 상황을 맞이하면서 현대사회에 만연한 긍정 이데올로기와 정면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한다.

“너무 걱정하지 마. 다 잘 될 거야”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는 가족들, “암은 내게 일어난 일 가운데 가장 멋진 일이었다”라는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의 어이없는 고백, 그리고 자신들의 부정적인 생각이 암의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수많은 암 환자들….

그녀는 자신에게 닥친 현실 앞에 냉정해지고 싶었지만 긍정주의에 감염된 세상은 현실을 직시하고 싶은 그녀의 생각을 아예 차단해 버렸다. 저자는 이 끔찍한 경험을 계기로 긍정주의의 실체를 파악해 보기로 했고, 이 책을 통해 그 실체를 낱낱이 공개하고 있다.

긍정주의가 전파하는 장밋빛 미래에 몽롱하게 취해 있는 동안 우리의 현실 감각은 무뎌져 버렸고 세계는 지금 감당하기 벅찰 정도의 위기 상황 속으로 이미 들어와 버렸는지도 모른다. “긍정주의는 위기를 초래하며 위기 속에서 자라난다.”

지나친 걱정과 비관주의도 물론 문제지만, 그것보다 더욱 위험한 것이 무분별한 긍정주의라고 전하는 ‘긍정의 배신’. 지금 이 책의 메시지를 새겨들어야 할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것 같다.

홍순철 북 칼럼니스트, BC에이전시 대표 ogyni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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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워드
하워드 슐츠 외 지음┃안진환 외 옮김┃512쪽┃8.0┃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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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의 창업자 하워드 슐츠는 2000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하기 위해 2008년 1월 8년 만에 최고경영자(CEO)로 돌아왔다.

스타벅스는 ‘사람 중심의 문화를 창조한 기업’으로 큰 성공을 누렸지만 매장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핵심 가치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방문 고객 증가율이 사상 최저치로 기울고 주가는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를 송두리째 바꿔 놓는 초유의 혁신 프로젝트에 팔을 걷어붙였다.


클라우드 혁명
찰스 밥콕 지음┃최윤희 옮김┃336쪽┃한빛비즈┃1만2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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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컴퓨팅이 향후 기업 활동과 기업 경영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을 통해 필요할 때마다 컴퓨팅 리소스에 편리하게 접근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환경을 말한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인터넷으로 접속할 수 있는 데이터 저장 공간 또는 오피스 프로그램 정도로 파악하면 오산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최종 사용자와 데이터센터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순신 백의종군
제장명 지음┃308쪽┃행복한나무┃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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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전문가인 저자가 7년 전쟁의 영웅이면서 역적으로 몰려 죽음 직전까지 갔던 충무공의 백의종군 120일을 치밀하게 정리하고 재구성했다.

백의종군 도중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자신이 아끼던 조선 수군은 칠천량 해전에서 참패를 당했다.

이후 이순신은 13척의 전선으로 3000여 척의 일본군을 맞아 승리를 거둔 명랑해전으로 조선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저자는 명랑해전 당시 조류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통해 ‘울돌목’의 비밀을 밝혀냈다.


생각 박물관
박영규 지음┃640쪽┃책문┃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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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철학자 100인의 핵심 사상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대화체와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엮었다.

동서양을 이끌어 온 100인의 생각을 역사적 흐름에 따라 정리했지만 이들과 연결된 인물들까지 합치면 100명이 훌쩍 넘어간다.

예를 들어 도가의 교조랄 수 있는 노자 편에서는 그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허유를 비롯해 왕예 등의 행적과 사상까지 함께 다루고 있다. 이는 서양 사상가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