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민수 한화갤러리아 고객관리팀 차장

[부자의 지갑을 열어라] “상위 7% 고객이 매출의 50% 올려”
“백화점에서는 파레토 법칙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상위 20%가 전체 매출의 80%를 책임진다는 것이죠. 상위 1%의 최상위층 고객인 ‘프레스티지’ 고객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갤러리아 명품관 동관(구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은 국내 ‘명품 마케팅’의 효시 격이다.

갤러리아 백화점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 측에 따르면 명품관 동관처럼 럭셔리 제품들만으로 매장을 구성한 백화점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곳이 최초라고 한다.

최첨단 시설을 갖춘 새 백화점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1990년대 초 이후 20여 년간 줄곧 ‘명품족의 성지’로 불리는 이유 중 하나다.

물론 한화갤러리아의 치밀한 VVIP 고객 관리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이 회사의 VIP 관리는 크게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

김 차장이 근무하는 고객관리팀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각 지점별로 2~3명씩 근무 중인 VIP 서비스 담당자들이 각 지역이나 현장의 상황에 맞는 활동을 한다. 또 1인당 매출액에 따라 고객을 크게 매출액 기준으로 4등급으로 분류해 차별화된 관리를 하고 있다.

VIP 고객들의 충성도 매우 높아

김 차장은 “실제로 연간 구매액 800만 원 이상의 VIP급 이상이 전체 고객의 7% 정도 된다”며 “이들 고객이 전체 매출의 50% 정도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위 10% 고객이 전체 매출의 60%를, 상위 20%의 고객이 전체 매출의 75%를 차지한다”며 “VIP급 이상의 고객이 매년 1%가량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구매액 3000만 원 이상 프레스티지 고객들은 방문 횟수가 1년에 60회 정도 된다”며 “매주 1번 정도는 꼭 백화점에 들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프레스티지급 고객들의 충성도는 다른 고객들보다 훨씬 더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의 한 프레스티지 고객은 “만약 한국에 전쟁이 나면 나는 압구정 갤러리아를 지키러 가겠다”라고 말할 정도라고 했다.

김 차장은 이처럼 VVIP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은 이유를 기성복과 맞춤복의 차이에서 찾았다. 즉 가격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VVIP 고객은 천편일률적인 기성복보다 편안하고 맵시 나는 맞춤복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VVIP는 일반 고객보다 마음에 드는 맞춤복을 제공하는 판매자에게 훨씬 더 호감을 보인다는 것이다.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그는 “프레스티지 고객들은 백화점의 시설 같은 하드웨어적인 것을 쫓아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이보다 차별화되는 서비스 특히 내 집 같은 편안함, 그리고 남들과는 다른 경험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또 “VVIP 고객은 ‘커뮤니티’에 대한 욕구가 특히 강하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프레스티지 고객은 일반 고객과 수입과 지출의 규모가 한두 자릿수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에 프레스티지 고객은 일반 고객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결국 이들은 자신과 비슷한 생활수준의 동료를 찾기 원하고 그들과의 테두리 안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차장은 “VVIP를 위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게 VIP 전용 공간인 ‘파크 제이드’다. 이곳은 단지 응접 공간 이상의 공간이다.

여성 고객을 위한 스킨케어룸, 파우더룸 등을 갖추고 있으며 VIP 대상 강좌는 물론 식당 등 백화점 내 각 시설에 대한 예약 등도 이곳에서 일괄 처리할 수 있다.

김 차장은 또 뮤지컬·콘서트·골프대회 등 VVIP를 위한 각종 문화 행사 추진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태양의 서커스’ 공연에 전국의 VVIP 고객을 초대 중”이라고 말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