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나잇

살면서 시험에 드는 순간은 많다. 더구나 애인이 있거나 이미 결혼한 사람에게 매력적인 이성이 접근해 오는 순간의 고통은 어떨까. ‘라스트 나잇’의 커플은 바로 그 순간과 직면한다.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는 뉴욕 상류층의 커플 조안나(키이라 나이틀리 분)와 마이클(샘 워싱턴 분)은 우연히 한 파티에 들른다.

거기에서 조안나는 마이클이 동료인 로라(에바 멘데스 분)와 무척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알고 질투를 느낀다. 그런 다음 날, 두 사람이 함께 출장을 가는 것을 알고 불안해한다. 하지만 조안나도 파리에서 출장 온 옛 사랑 알렉스(기욤 카네 분)를 우연히 만나 마음이 흔들린다.
[영화] 달콤한 불륜의 유혹, 그 뒤에 오는 것은?
저녁 약속까지 잡고 옛얘기들을 나누며 오랜 사랑의 기분에 젖는다. 한편 마이클은 낯선 출장지에서 로라의 유혹에 혼돈스럽다. ‘라스트 나잇’은 누구나 한번쯤 고민했을 법한 순간을 하룻밤이라는 시간 안에 담는다.

그리고 서로 상대방이 없는 장소에서, 그러니까 영영 비밀로 해둘 수도 있는 유혹까지 겪게 한다. ‘하루가 짧다’는 말은 이럴 때 쓸 것 같다. 물론 유혹에 흔들리는 각자의 이유도 있다.

마이클은 다소 신경질적인 조안나와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로라에게 마음이 끌리고, 조안나는 프리랜서 작가라는 직업 때문에 결혼이라는 안정적인 상태를 원했다가 이제 다시 옛꿈과 이상을 떠올리게 된다.

다시 나타난 알렉스는 그 자체로서도 매력적이지만 말 그대로 ‘또 다른 삶’의 다른 말이다. 하룻밤 사랑이라는 밀도 높은 감정을 표현해낸 배우들은 하나같이 섬세하다. 국내에서 같은 날 개봉하는 ‘네버 렛 미 고’의 주인공이기도 한 키이라 나이틀리는 이기적이고 쉽게 흔들리면서도 자신의 것을 포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잘 소화했고, ‘아바타’와 ‘타이탄’의 샘 워싱턴 또한 다소 낯선 현대극 드라마에서 절제된 감정으로 다양한 표정들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만남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이다. 자신의 행동은 생각지 않으면서 상대를 구속하려 들고,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지 못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더 공감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그래서 ‘라스트 나잇’은 유혹이라는 달콤한 그 순간보다 그 이후의 스산한 감정과 공허함을 보여주는 진지한 성인들의 드라마다.


네버 렛 미 고
[영화] 달콤한 불륜의 유혹, 그 뒤에 오는 것은?
전원에 자리 잡은 영국의 기숙학교 헤일셤. 캐시(캐리 멀리건 분)와 루스(키이라 나이틀리 분), 토미(앤드루 가필드 분)는 서로 의지하며 함께 생활하고 있다.

외부 세계와 철저히 격리된 이곳의 학생들은 장기 기증을 목적으로 생산된 복제인간들이다.

사려 깊고 총명한 캐시는 감정 표현에 서툰 토미를 돌봐주고 토미 역시 그런 캐시를 아끼지만 적극적인 루스가 토미에게 고백하면서 이들의 관계는 어긋나기 시작한다.


황당한 외계인: 폴
[영화] 달콤한 불륜의 유혹, 그 뒤에 오는 것은?
외계인과 SF를 좋아하는 절친한 그램(사이먼 페그 분)과 클라이브(닉 프로스트 분)는 SF 코미콘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 여행길에 오른다.

코미콘 행사 이후 찾아간 미확인비행물체(UFO)의 메카, 외계인 연구 비밀 구역에서 그들은 인간들에게 쫓기고 있는 진짜 외계인을 만나게 된다. 지구에 온 지 60년이 된 ‘폴’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는 음주가무와 음담패설을 즐기는 황당한 외계인이다.


우리 이웃의 범죄
[영화] 달콤한 불륜의 유혹, 그 뒤에 오는 것은?
마을 잔치 도중 뒷산에서 한 아이의 사체가 발견되고 조 형사(신현준 분)와 이 형사(이기우 분)가 사건을 맡게 된다.

하지만 신원 확인 작업부터 순탄하지 않고 사건은 꼬여만 간다. 그러던 중 아이의 아버지(전노민 분)와 어머니(왕희지 분)를 만나게 되면서 살해된 아이가 자폐아였고 가족 내에서 애물단지였다는 것이 드러난다. 그리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범인으로 지목되면서 조 형사는 고민에 휩싸인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