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

아카데미 수상작들이 하나둘 개봉되고 있다. ‘파이터’는 올해 시상식에서 크리스찬 베일과 멜리사 레오가 각각 남녀 조연상 부문을 수상했는데, 두 사람은 그보다 앞서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도 같은 상을 받았으니 감히 이의가 없는 명연을 펼쳤다고 할 수 있다.

크리스찬 베일은 ‘배트맨’ 시리즈에서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무려 14kg을 감량하며 말썽쟁이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냈다.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몸을 떨면서 떠벌리는 말투와 제스처 등 불안정한 그를 보고 있으면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 복싱이 주는 감동… 향수에 바치는 영화
비록 수상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의 동생으로 출연한 마크 월버그 역시 마찬가지다. ‘파이터’에서 가슴 뭉클한 형제를 연기한 그들을 보고 있으면 ‘레인맨(1988)’의 더스틴 호프만과 톰 크루즈가 떠오르기도 한다.

백업 선수 출신의 복서 미키 워드(마크 월버그 분)는 형 디키 에클런드(크리스찬 베일 분)와 함께 복싱을 하고 있다. 아일랜드 출신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들은 가족과의 삶도 버거울 정도로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간다.

워드는 아내와의 이혼으로 보고 싶은 딸을 제대로 만나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그런 그가 링을 떠날 수 없는 이유는 전설의 ‘파이터’였지만 마약중독에 빠진 형을 대신해 가족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그렇게 형의 명예를 되찾는 것뿐만 아니라 딸과 재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또한 복싱이다.

‘파이터’를 감싸고 있는 무드는 아련한 향수다. 미키 루크 주연의 ‘더 레슬러(2008)’가 한물간 프로레슬러의 삶에 바치는 애정 고백이었다면 ‘파이터’ 역시 마찬가지다. 직접 자신의 이름 그대로 우정 출연한 슈거 레이 레너드는 어떤 상징이다.

이제는 K-1과 UFC의 인기에 밀린다지만 슈거 레이 레너드를 비롯해 토마스 헌즈, 로베르토 두란, 마빈 해글러 등이 수없는 라이벌전을 벌이던 1980년대는 그야말로 복싱의 황금기였고 웰터급과 미들급 등이 헤비급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었다.

‘파이터’가 실화에 바탕을 둔 감동 실화라면 그런 노스탤지어 또한 한몫한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사실적으로 담긴 복싱 장면들은 덤이다. 왕년의 복싱 팬이라면 놓쳐서는 곤란한 영화다.


월드 인베이전
[영화] 복싱이 주는 감동… 향수에 바치는 영화
1942년 로스앤젤레스(LA) UFO(미확인 비행물체에) 대공습 사건 이후 지난 수십 년간 UFO 목격 사례는 세계 각지에서 꾸준히 보고돼 왔다. 2011년 거대한 유성 떼가 지구에 떨어지고 세계 각 도시는 정체불명의 적으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고 초토화된다.

LA 주둔군 소속 낸츠(아론 에크하트 분) 하사는 부하들을 이끌고 지금까지 싸워본 적 없는 적들에 맞서 사상 최대의 반격 임무를 맡아 전면전에 참가하게 된다.


사랑이 무서워
[영화] 복싱이 주는 감동… 향수에 바치는 영화
외모·학벌·패션 센스까지 모조리 평균 이하인 홈쇼핑 시식 모델 상열(임창정 분)은 잘나가는 동료 모델 소연(김규리 분)을 짝사랑한다. 어느 날, 소연은 만만한 상열을 불러내 자신의 말 못할 고민을 털어놓는다.

소연과 밤새워 소주잔을 기울이던 상열은 이튿날 영문도 모른 채 호텔방에서 알몸으로 깨어난 자신을 발견한다. 소연과 멋진 하룻밤을 보냈다는 생각에 들뜬 그에게 소연은 폭탄 발언을 한다.


트러블 러브
[영화] 복싱이 주는 감동… 향수에 바치는 영화
텍사스 오스틴에 사는 천하태평 사기꾼 웬델(루크 윌슨 분)은 친구와 함께 텍사스 멕시코 국경 지역에서 불법으로 미국에 넘어오는 농장 노동자들에게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팔아먹고 산다.

이후 웬델은 함정수사에 걸려 옥살이를 하게 되는데, 그는 교도소에서도 흑백 통합을 주도하는 등 즐겁게 살아간다. 하지만 한결같았던 연인 도린이 항상 자신을 뒷전으로 생각하는 웬델의 행동에 지쳐 이별을 결심한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