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의 피자는 포카치아(식전 빵)와 비슷한 모습이었지만 16세기 말 토마토가 전해지면서 지금의 토마토소스를 얹은 피자가 탄생됐다. 이탈리아 농무부가 지정한 나폴리 3대 피자 가운데 하나인 마르게리타도 재미있는 유래를 가지고 있다.
1889년 이탈리아 움베르토 1세와 그의 부인 마르게리타 여왕이 나폴리를 방문했을 때 ‘브란디’의 피자욜로(피자 만드는 요리사)가 이탈리아 국기의 초록색·붉은색·흰색을 의미하는 바질·토마토·모차렐라를 토핑한 피자를 여왕에게 바치면서부터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그 후 피자는 1908년께 이탈리아의 한 요리사가 뉴욕에 피자 가게를 열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식이 되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브란디’의 마르게리타를 맛보기 위해 나폴리를 찾고 있다고 한다. 그런 나폴리 정통 피자를 피자리아 ‘볼라레’에서 만날 수 있다. 나폴리의 ‘브란디’에서 피자를 배우며 일한 정두원 오너 셰프는 나폴리 정통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 토마토소스·모차렐라·바질만 사용해야 하며 반드시 장작 화덕에 구워야 한다는 마르게리타의 룰을 지키며 밀가루 제품을 제외한 모든 식재료를 이탈리아산으로 사용하고 있다. 마르게리타 외의 피자 이름은 보통 토핑하는 재료가 곧 피자 이름이 된다.
4종류의 치즈를 토핑한다고 해서 ‘콰트로 포르마지’, 마르게리타 위에 프로슈토와 루콜라를 토핑한 것은 ‘프로슈토 에 루콜라’라고 한다. 콰트로 포르마지는 지방분이 높고 단맛과 약간의 신맛이 나는 치즈인 아지아고와 상큼한 과일 향과 진한 맛이 오랫동안 남는 치즈인 파르미지아노, 고체지만 젤리처럼 말랑말랑해 뜨거워지면 실처럼 길게 늘어나는 치즈인 모차렐라, 푸른곰팡이 치즈인 고르곤촐라가 토핑된, 쿰쿰한 치즈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피자다. 프로슈토 에 루콜라는 도토리를 먹고 자란 검은 돼지 뒷다리가 제일 맛있다는 생 햄인 짭짜름하고 쫄깃한 프로슈토와 쌉싸래한 풋내가 물씬 나는 채소인 루콜라가 마르게리타 위에 얹혀 나오는 피자다. 프로슈토와 루콜라를 더해서 보다 풍성한 마르게리타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환상적인 피자다.
볼라레의 피자는 반죽해 24시간 숙성한 도우를 참나무 화덕에서 1분 30초 동안 구워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코끝에서 살랑거리는 참숯 향도 즐겁다. 피자 외의 메뉴로는 3~4종류의 데일리 파스타와 수프·샐러드·스테이크가 준비된다. 태양이 이글거리는 나폴리 해변과 라바차 커피, 아포가토, 이탈리아 와인, 브란디를 추억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피자리아다.
영업시간 : 11:30~01:00(화요일 휴무)
메뉴 : 마르게리타 1만7000원, 프로슈토 에 루콜라 2만2000원, 콰트로 포르마지 2만1000원, 피렌체식 T본 스테이크 3만8000원, 아포가토 알 카페 9000원, 에스프레소 4500원
위치 :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107의 2 문의: (02)537-1100
백지원 푸드 칼럼니스트 bjwon91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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