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캠퍼스 ‘활짝’
평창동에서 북한산 일주 코스를 향해 오르다보면 국민대 캠퍼스가 한눈에 들어온다. 북한산을 끼고 캠퍼스가 조성돼 있다는 것은 국민대엔 엄청난 행운일지 모른다.최근 대학들은 친환경 캠퍼스 조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러나 도심 한가운데 캠퍼스를 조성한 대학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 할 처지에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국민대는 캠퍼스 자체가 거대한 녹색 공간이나 다름이 없다.지난 5월 13일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회의에서 국내 28개 대학은 ‘녹색 캠퍼스 운동’을 선언했다. 이 자리는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는 ‘저탄소 녹색 성장’을 대학이 선도하자는 것을 다짐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 국민대는 이미 발 빠르게 대응해 그다지 걱정이 없다. 국민대는 대학가에서 불고 있는 녹색 캠퍼스 움직임을 일찍부터 예견해 이미 오래전부터 실천해 왔다. 지난 2003년 그린 캠퍼스 조성을 위해 ‘차 없는 캠퍼스’ 캠페인을 실천한 것이 대표적이다.국민대는 정문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보이는 농구장과 대운동장 아래에 지난 2004년 지하 3개 층에 1200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조성했다. 주차장과 연결된 종합복지관으로 올라와 지상의 농구장과 대운동장 사이로 걷다보면 규칙적으로 늘어선 기둥들이 눈에 들어온다. 자칫 그냥 지나치기 쉬운 것들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것은 지하 주차장의 매연을 지상으로 배출하는 ‘배기 타워’다.대신 주차장으로 쓰였던 지상 공간에는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화단과 배추밭을 만들었다. 배추밭은 ‘녹색 캠퍼스 함께하기’란 교양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손으로 꾸며지고 있다. 현재 국민대는 학기당 80명을 ‘녹색전사단’으로 선정, 녹색 캠퍼스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이 수업을 가르치는 이창현 교수(언론정보학부)는 “지하주차장이 만들어지면서 차가 없어진 지상 공간에 텃밭을 가꿔 경작을 하자고 학교 측에 제안했다”며 “그린 캠퍼스 운동은 ‘녹색 지식인’을 만드는 데에도 목적이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녹색 캠퍼스 실천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성북구청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국민대 주변 친수(親水) 공간 조성 사업’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국민대는 공학관 옆 계곡에 저수 댐을 조성하고 여기서 모인 물을 용두리 분수대를 지나 정문 앞으로 흘려보낸다. 이렇게 되면 정문으로부터 용두리 상까지 200m가량의 구간에 실개천이 조성된다.공학관 옆 계곡은 북한산 자락으로 사시사철 맑은 물이 내려온다. 국민대는 이 사업으로 확보한 물을 교내 용수로 활용하고 휴식 공간을 확충해 학생과 지역민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학교 측은 “친수 공간이 완공될 경우 북한산 계곡물을 활용할 수 있다”며 “조경으로서의 가치는 물론 도심 속 열섬화 방지 등 부가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이 사업에 소요되는 공사비 9억 원은 서울시로부터 전액 지원받을 계획이다. 현재 기초 토질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5월 말 착공에 들어가 올해 안에 공사를 마무리 된다.이 밖에도 에너지 절약을 위해 옥상 녹화, 태양광발전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옥상 녹화 사업은 학내 건물 옥상에 인공 정원을 꾸미는 것으로 조경 효과뿐만 아니라 단열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태양광발전 사업은 교내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왕돈 총무처장은 “북한산과 인접한 점을 십분 활용해 캠퍼스를 좀 더 환경 친화적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인도와 차도의 경계를 없애는 작업을 통해 ‘차 없는 캠퍼스’ 실현에 한발 더 다가설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추진중인 실시간 쌍방향 교육 시스템(RTES)을 이용한 수업이나 회의, 연구활동이 보편화되면 시·공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와져 그에 따른 에너지 절감과 제비용 감소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송창섭 기자 realsong@kbizweek.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