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증의 효과

“아! 여보세요 여기는 서울 지방경찰청 특수수사대인데요, 거기가 인신매매하는 데라고 제보가 들어 왔는데, 수사 일정상 내일 아침에 가도 되겠습니까.”그 당시는 용역업의 일종이었던 인재 파견과 인적자원(HR) 아웃소싱 회사에 자주 걸려 왔던 전화의 실제 사례다.7~8년 전 노동부에서도 HR 업계, 즉 잡 사이트(job Site), 헤드헌팅, 아웃소싱, 인재 파견, 채용 대행, 페이롤 서비스(Payroll Service), 카페테리아(Cafeteria) 복리, 경비, 미화, 그리고 콜센터 업계를 좋지 않게 보는 경향이 많았다. 그런데 지난 7월 16일 이영희 노동부장관이 인재 파견과 HR 아웃소싱 회사에 정부 인증을 주는 공식 행사를 연 것은 격세지감이다. 그 사이 이 업계를 바라보는 시각과 사회적 필요성이 뜻과 의미를 발현해 기업들이 각종 HR 회사를 찾는 횟수와 비중이 사뭇 많아지는 추세에 발맞춰 인증 관련 작업이 진행된 듯하다. 대부분의 근로자 파견 기업에서 인재 파견뿐만 아니라 헤드헌팅, 콜센터, HR 아웃소싱, 경비, 미화 등의 HR 비즈니스 모델을 동시에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근로자파견 우수기업’으로 지정된 15개 기업이 우리나라 HR 서비스 업계를 이끌고 있다고 할 수 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에는 모두가 법제화돼 있는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 1998년 7월 우리나라에도 도입된 이후 지난 10년간 HR 서비스업과 근로자 파견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현재 노동부의 허가 기준을 충족해 설립돼 있는 파견 기업이 1200개 남짓, 파견 근로자는 7만5000여 명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2007년 말 노동부 집계) 최근에는 정규직으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매우 많아졌다.또한 이런 기업들이 구인 기업과 구직인을 매칭하는 순기능 역할과 실업률을 줄이고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파견 근로자들의 고용 불안과 열악한 근로 조건이 늘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번 이영희 장관이 직접 15개 기업에 수여한 인증을 통해 인재 파견업과 HR 서비스업의 이미지가 개선되고 비정규직 근로자를 보호하는 새로운 길이 열리는 첫걸음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이번 인증은 보기 드문 검증 과정을 거쳤다는 게 노동부와 업계의 일관된 얘기다. 그 내용을 보면 3년 이상 인재 파견업을 계속 수행하고 파견 근로자 100인 이상을 고용하는 업체로서 영업 정지를 받지 않은 업체를 대상으로 채용 및 고용 안정, 직업 능력 개발 및 전문성 증진, 근로 조건 개선,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 법령 위반 여부 등 5개 분야에 걸쳐 총 32개 세부 항목을 평가하고, 이와 함께 사업체 일반 현황 등을 고려해 4개월간의 종합적인 검토 결과 1200여 개의 인재 파견 업체 중 15개 업체가 선정됐는데 서울 소재의 대형 업체들이 13개, 지방 업체 2개가 인증서와 패를 받았다.각 지방 노동사무소와 본청의 내·외부 심사위원들을 통해 검증된 15개 업체 소속의 파견 근로자 평균 임금은 150만 원 수준이며, 이는 사용 업체로부터 받은 파견 단가의 81.4% 정도에 해당한다. 나머지 18.6%는 해당 근로자의 4대 보험료, 소득세원천징수, 퇴직금, 업체 관리비와 이윤 등에 충당된다.이번 인증과 관련해 노동부의 이기권 근로기준 국장의 말과 같이 근로자의 고용 안정, 직업 능력 개발 및 근로 조건 개선에 훌륭한 실적을 달성한 업체들을 통해 우리나라의 HR 서비스 업계도 1965년에 미국 증시에 상장한 맨파워사 혹은 매년 10조 엔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일본의 스텝서비스 같은 대형 기업들이 나타나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또한 1차적으로 중국 일본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등 동남아시아에서 펼쳐갈 HR 아웃소싱의 공급(Supply)을 목표로 해야 한다. 피터 드러커의 말대로 현실 세계는 “지구촌 내에서 사람이 흐르고 기술이 흐르는 시대 상황”이기 때문이다.우리나라 인재 파견과 HR 회사들이 현재뿌리를 내리고 있는 다국적 HR 회사나 인사 컨설팅 회사들과 같이 외국에서도 이름을 떨치는 괄목할만한 회사들로 발돋움하기를 기대해 본다.약력: 1959년생. 82년 국민대 법과대학 졸업. 83년 쌍용그룹 입사. 99년 위드스탭스홀딩스 대표이사 (현). 2007년 HR아웃소싱협의회 회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