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치료제 시장 석권 ‘자신만만’

제대혈이 본격적으로 사람을 살리기 시작했다. 현재 약 300건의 제대혈 이식이 이뤄지며 적지 않은 환자들이 백혈병, 소아암, 재생불량성 빈혈 등 난치병의 수렁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것. 놀라운 사실은 이식에 사용된 제대혈의 70%가량이 한 회사에 보관된 것이라는 점이다. 국내 제대혈 시장의 45%를 점유하며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메디포스트가 그 주인공이다.“제대혈 이식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1996년 최초로 시술된 이후 7년간 50건 정도가 시술되던 것이 최근 4년간 무려 250건으로 불어났습니다. 특히 지난 1년 동안 100여 건이 이뤄지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고무적인 것은 최근 1년간의 실적 대부분이 메디포스트가 보관하고 있는 제대혈로 시술됐다는 점입니다. 의료계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셈입니다.”황동진 메디포스트 사장(45)은 앞선 기술을 자사의 최대 강점이라고 꼽는다. 최고의 전문가인 의사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이를 증명한다는 설명이다.현재 한국의 제대혈 이식 성공률은 80~90% 정도로 세계 최정상의 수준을 자랑하는데 이는 보관이 잘된 제대혈과 선진적인 의료 수준이 결합된 결과라는 것이다.바이오벤처 업계의 경영자들은 업계의 특성상 대부분 과학자 출신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황 사장은 아니다. 10년 이상 금융계에 몸담은 경제 전문가다. 생명공학의 발전이 의학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것이 분명하고 이를 사업화하면 엄청난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에 매료돼 전업을 결정했다.“메디포스트의 매력은 사업화가 쉽다는 점입니다. 연구 영역이 기초과학보다는 응용과학에 가깝죠. 제대혈은 물론이고 차기 주력 사업이 될 세포치료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메디포스트 최초의 줄기세포 치료제가 상용화 막바지 단계에 있어 기대가 큽니다.”현재 메디포스트는 관절염 치료제인 ‘카티스템’의 임상 1상과 2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상용화에 돌입할 예정이다. 임상 결과가 좋아 상용화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국내 관절염 시장의 10%인 300억 원 매출이 무난하고 장기적으론 20%까지도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황 사장은 내다본다. 해외 임상도 예정돼 있다.“생활의 질이 높아질수록 관절염 치료 시장은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국만 해도 국내보다 20배나 크죠. 게다가 매년 5~10%씩 성장하는 유망 시장입니다. 관절염 세포 치료제가 아직 전무한 만큼 해외 진출에 성공하면 엄청난 이익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메디포스트는 이 외에도 뇌졸중 치료제인 ‘뉴로스템’, 심근경색 치료제 ‘하트스템’ 등 4~5개의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해외의 다국적 제약사들이 예의 주시할 정도로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줄기세포 치료제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문제는 ‘누가 언제 시작할 것이냐’이고 그 주인공을 찾기 위해 세계적인 제약사들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메디포스트도 그들의 관심 대상입니다.”찬란한 미래 청사진이지만 정작 실적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별 걱정은 하지 않는다. 연구 개발 투자가 많아 적자를 냈지만 주력사업인 제대혈 사업은 여전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 처음 진출한 임산부용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올리는 등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상태다. 황 사장은 “올해는 무난하게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약력: 1962년생. 85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89년 한국장기신용은행 입행. 99년 국민은행 여신기획부 과장. 금융감독원 검사1국 검사역. 2000년 마크로젠 이사. 2005년 대표이사. 2006년 메디포스트 사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