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은 동물의 세계다’● 리처드 콘니프 지음/이호준 옮김/랜덤하우스/392쪽/1만5,000원대부분 사람들은 인간이 지구상에서 가장 진화한 생명체이며, 거의 유일하게 지적이고 도덕적인 존재라고 믿는다. 이를 부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인간이 동물과 완전히 다른 존재라고 하기란 더욱 어렵다. 인간의 행위를 규정하는 것은 절반이 유전자의 몫이며 인간의 유전자와 침팬지의 유전자에는 미세한 차이만 있을 뿐이다.‘나는 인간의 행위, 특히 그중에서도 직장인들의 행위가 동물의 행위라는 광범위한 스펙트럼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생존경쟁을 하는 방법을 배움으로써, 직장생활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양복 입은 원숭이〉는 전적으로 본능에 의존하는 야생동물들의 행태를 통해 비즈니스 세계를 설명한다. 자신과 친족을 우선 보살피는 원숭이의 본능과 가족기업, 족벌적인 지배구조를 선호하는 오너의 결정은 다르지 않다는 식이다. 실제로 〈포춘〉이 선정하는 500대 기업을 포함해 전세계 기업의 80~90%는 족벌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책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직장 내의 권력관계다. 상사들이 어떻게 조직을 통제하고 부하직원들을 관리하는지, 그 안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를 해부한다. 툭하면 아랫사람들을 몰아세우는 상사도, 너그러운 상사도 결국 ‘지배’라는 생물학적 목적에 충실하다는 것. 온당하지 않는 명령에도 기꺼이 복종하는 조직 구성원들의 행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설명된다.사실 동물세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몇가지 특징을 인간세계에 대입시키는 시도는 별스럽지도, 새로운 것도 아니다. 놀라운 사고전환은 더더욱 아니다. 저자는 진부할 수도 있는 이 아이디어에 놀라울 정도의 다양한 사례와 동물과 경영 관련 학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동원, 지적이며 유쾌한 이야기를 창조해냈다. 인텔의 CEO인 앤디 그로브, IBM의 CEO 루 거스너, HP의 칼리 피요리나 등 유명 인물들의 내밀한 에피소드가 흥미롭게 펼쳐진다.책의 미덕 가운데 하나는 ‘억지’가 없다는 점이다. 저자의 주장을 지원하기 위해 동물세계가 왜곡되거나 과장되지도 않고, 인간세계가 폄하되지도 않는다. 동물학, 인류학, 심리학, 신경과학 등 연관 학문들의 최신 성과들과 저자의 풍부한 비즈니스 경험을 ‘사실’이라는 고리로 이어놓았다. 세계적인 동물 칼럼니스트이자 기업의 CEO까지 역임한 베테랑 비즈니스맨 저자의 경륜이 잘 녹아 있다. q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브랜드 하이재킹〉알렉스 위퍼퍼스 지음/양준희 옮김/국일증권경제연구소/304쪽소비자들에 대한 자세를 바꾸라고 주문한다. 그렇지 않고는 마케팅에 성공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소비자들을 브랜드 마케팅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함께 브랜드를 창조해 나가는 협력자로 돌려세워야 한다는 것.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하이재킹하도록 ‘교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특정 브랜드를 지지하는 소비자집단인 ‘브랜드 부족’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들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도 소개된다.〈뮤추얼펀드 제국 피델리티〉다이애나 B. 헨리크 지음/김상우 옮김/굿모닝북스/2만1,000원미국의 투자회사인 피델리티의 성장사를 조명하고 있다. 창사 50년 만에 1조3,000억달러의 자산을 움직이는 공룡으로 커버린 피델리티의 숨겨진 역사를 추적한다. 치열했던 경영권 다툼, 정관계에 대한 집요한 로비, 잔인한 기업사냥꾼의 면모 등이 파헤쳐진다. 여전히 폐쇄적인 지배구조와 기업문화도 도마에 오른다. 뮤추얼펀드의 성장 기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패션에 쉼표를 찍다〉김정희 지음/랜덤하우스/196쪽/1만1,000원입은 옷만 봐도 그 사람의 내력을 짐작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패션은 단순한 치장이 아니라 인간의 개성과 사회적 문화를 대변하는 ‘창’이기도 한 것이다. 책은 패션의 탄생배경과 의미를 짤막한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웨딩드레스가 흰색인 이유, 비키니와 선글라스의 사회적 파급효과 등 ‘교양으로 패션읽기’를 시도한다. 영화에서 나타난 패션이야기도 흥미롭다. 70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옛 그림의 마음씨〉이우복 지음/학고재/312쪽/1만5,000원저자는 대우그룹의 부회장을 지낸 재계의 거목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미술애호가로 ‘전업’한 상태다. 전문가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안목이 탁월하다는 평을 듣는다. 특히 조선시대 미술에 대한 ‘심미안’은 날카롭기 그지없다는 것. 책은 기업인에서 미술애호가로 변신한 저자의 미술에 대한 연애편지다. 작품과 작품을 통해 만난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담담히 적었다.경제·경영 베스트셀러(8.31~9.6)1. 부의 미래/앨빈 토플러·하이디 토플러 지음/김중웅 옮김/청림/2만4,800원2.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정지영 옮김/한국경제신문사/9,000원3.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박경철 지음/리더스북/1만2,000원4. 긍정적인 말의 힘/할 어반 지음/박정길 옮김/웅진윙스/9,800원5. 배려-마음을 움직이는 힘/한상복 지음/위즈덤하우스/1만원6.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이민규 지음/더난/1만원7. 행복/스펜서 존슨 지음/안진환 옮김/비즈니스북스/1만원8. 콜드 리딩/이시이 히로유키 지음/김윤희 옮김/웅진윙스/9,800원9. 경제학 콘서트/팀 하포드 지음/김명철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3,000원10. 한국의 젊은 부자들/박용석 지음/토네이도/1만2,000원 (집계: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