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관련 수주 공시기업 무조건 투자는 위험”

기자 “중국에서 대규모 수주를 했다는 코스닥 등록기업의 공시는 일단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위원의 충고다.기업의 대규모 수주 공시는 주가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기 마련이다. 특히 매출규모가 작은 코스닥 기업이 전기 매출보다도 많은 액수의 수주를 따냈다고 공시할 경우 주가의 변동폭은 매우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코스닥 내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중국에서 대규모 수주를 했다고 공시하는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공시를 번복하거나, 당초 수주규모보다 형편없이 작은 매출을 결산기에 발표하는 사례가 자주 있다. 특히 단말기 관련 통신업종에서 이런 경우가 많았다.박연구위원은 ‘중국 관련 수주 공시는 100% 믿지 말라’는 세간의 루머를 확인해 보기 위해 2002년 1월 이후 중국에서 수주를 받았다고 하는 공시 41건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공시 기업들의 주가가 지수보다 덜 오르고, 한 번 빠지면 타 종목보다 더 많이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중국 수주 공시기업의 주가 등락은.중국 수주를 공시한 기업의 주가를 평균해 본 결과, 공시 당일에는 지수 평균에 비해 조금 올랐지만, 3일이 지나면서 지수 평균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 수주를 공시한 기업의 평균주가는 공시 당일 2.9% 올랐다가, 3일째 되는 날 마이너스 6.1%, 7일 후 마이너스 9.9%, 14일 후 마이너스 7.8%, 1개월 후 마이너스 14.2%, 3개월 후 마이너스 29.7%의 추세로 대폭 하락했습니다.(표참조) 같은 기간 전체 코스닥 종목의 평균주가가 15.2% 빠진 데 비해 2배에 가까운 하락폭을 보인 셈입니다.특히 2번에 걸쳐 995억원의 초대형 수주 공시를 낸 코리아링크는 공시 후 코스닥에서 퇴출됐고, 스탠더드텔레콤과 한빛전자통신도 코스닥 등록이 취소됐습니다.중국 관련 수주 공시가 주가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부도 직전 중국 수주를 했다고 공시했던 기업들의 전례와 수주내용이 매출로 최종 귀결될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통신단말기 생산업체들은 전체 예상매출액을 기준으로 수주금액을 공시하는데, 한두 번 선적 후 반응이 좋지 못할 경우 계약이 파기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중국 관련 단말기 수주 매출은 액면 그대로 다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매출액 대비 수주액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수주액이 전기의 매출액 대비 100%가 넘는 경우와 50%를 넘는 경우, 그리고 50% 이하의 경우로 나눠 분석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수주금액이 전기 매출액의 50%를 넘어설 경우 대규모 수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분석결과 매출액 대비 수주금액이 클수록 주가반응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출액 대비 100% 이상 공시의 경우 공시 당일은 물론 공시 후 한달까지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반면 50% 이상과 그 이하의 경우에는 당일에 반짝 주가가 오른 후 3일 후부터 주가가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공시 후 3개월이 지나면 수주금액에 상관없이 주가가 모두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하락폭만 수주금액에 따라 차이를 보였습니다. 매출액 대비 100% 이상인 공시의 주가는 마이너스 12.3%, 50% 이상은 마이너스 25.1%, 50% 이하는 마이너스 30.1%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투자전략 및 유의사항은.이상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소위 ‘중국 관련 수주 공시는 100% 믿지 말라’는 세간의 루머가 어느 정도 확인됐다는 판단입니다. 이는 중국 수주 공시 기업들의 주가가 지수보다 덜 오르고 더 많이 빠지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러한 결론은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모두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한편 매출액 대비 수주금액이 큰 경우 당일 주가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러나 당일 이후 주가는 횡보 내지는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 그 효력이 ‘1일 천하’에 그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중국 수주 관련 공시를 내는 경우, 해당 주식을 당일 매도할 것을 추천합니다.최근 한 기업이 삼성전자에 납품하기로 했다는 공시로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주가와 관련해서는 매출처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곳인지가 가장 큰 관건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소한 코스닥 기업의 경우 ‘차이나 플레이’에 대한 무조건적인 기대감보다는 냉철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