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이익 3조 이상 급감, 각 은행 몸집줄이기 총력

상반기 국내 은행들은 4,6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SK글로벌 여신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과 은행카드의 대규모 적자전환 등으로 은행권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3조5,263억원)에 비해 3조원 넘게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은행들은 ATM, CD기 등을 통해 고객의 주머니에서 8,551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고 낮은 예금금리와 높은 대출금리 기조를 유지해 마진까지 톡톡히 챙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은행권은 상반기 영업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폭락하자 감원과 신규수익사업 등을 통해 이를 만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은행원들 사이에서는 추석연휴가 끝나면 자신의 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몸을 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국민은행, 1조2,000억원 이익 급감국민은행은 상반기 결산 결과 40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1조1,640억원의 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해 급격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수치다. 최악의 실적을 거둔 국민은행은 리딩뱅크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연내 120여개 점포 축소와 정규직 직원 가운데 10% 감원을 처방책으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본점의 몸집을 줄이기 위해 각 부서에서 총 230여명을 선발해 개인 금융본부로 발령했다. 또한 일부 기업금융전문점포(RM)를 폐쇄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PB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지방에도 PB센터를 오픈해 수익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 국민은행은 방카슈랑스, 한일생명 인수 등의 변수 때문에 구체적인 신규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신한은행은 SK글로벌 여파로 상반기에 1,517억원의 당기순이익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060억원)에 비해 1,543억원 감소한 금액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총 12개의 지점을 추가로 개점하기 때문에 명예(희망)퇴직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신한은행은 상반기에 100여명 규모의 신규채용을 완료한 상태다. 한편 신한은행은 하반기에 이익증대를 위해 외환과 연계한 상품 및 은행 고유분야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조흥은행은 지난 8월26일 최동수 행장 체제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5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조흥은행은 올 상반기에 4,193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부실경영이 가장 눈에 띈다. 조흥은행은 신한지주금융에 인수되면서 고참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이 실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최동수 신임행장은 인력감축을 강력히 부인했다. 신규채용 계획이 없는 조흥은행은 하반기에 흑자전환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목표를 세웠다.우리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5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86억원)에 비해 세 배 가깝게 급증했다. 최근 우리은행은 인사를 통해 본점 직원 1,500여명 가운데 300명을 영업점으로 배치하며 본점 몸집줄이기에 나섰다. 하반기에는 영업력과 경영컨설팅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하나은행은 상반기에 1,59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서울은행 실적 포함). 지난해 같은 기간(3,350억원)에 올린 이익과 비교하면 1,758억원이 감소한 금액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서울은행과의 합병을 마무리할 때 희망퇴직을 실시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감원계획은 없다.외환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753억원의 이익을 거뒀지만 올 상반기에 1,46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정기발령 때 3급 이상 직원 24명과 4급 이상 직원 1명 등 총 25명을 명예 퇴직시킨 바 있는 외환은행은 최근 론스타에 매각됨으로써 조직개편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개편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해 안에 전체직원 가운데 10~20% 가량의 인원에 대한 희망퇴직설이 감돌고 있다.지방은행, 상반기 영업실적 흑자지난해 상반기 5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제일은행은 올 상반기 49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미 제일은행은 실적이 저조한 4급 부점장급 이상 직원 10여명을 대상으로 후순위조치(감봉 등)의 하나로 본점에 인사발령을 냈다. 하반기 영업 극대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제일은행은 더 이상의 감원 및 채용계획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한미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24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313억원)에 989억원이 못미치는 낮은 금액이다. 때문에 하반기를 맞은 한미은행은 내실경영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미은행은 지난 6월에 실적부진을 이유로 카드사업부문 부행장과 일반경영담당 부행장을 경질했고 지난 8월5일에는 40여명의 1ㆍ2급 직원들을 희망퇴직시켰다. 그러나 최근 한미은행의 최대 주주로 칼라일 건소시업, 스탠더드차터드은행이 등극하는 바람에 감원이 또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감돌고 있다. 한편 은행 관계자는 더 이상의 감원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특수은행 가운데 산업은행은 상반기 3,92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순이익 1,125억원의 3분에 1에 해당하는 매우 낮은 금액이다. 대북송금에 연루되는 바람에 된서리를 맞은 산업은행은 이른 시일 내 이를 만회한다는 전략을 세울 예정이다. 하반기 산업은행의 목표는 조직개편과 연체개선으로 나타났다.농협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399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035억원)에 비해 1,636억원 감소한 수치다. 상반기 내실경영에 중점을 뒀던 농협은 하반기에도 무리 없는 영업을 펼칠 전망이다.수협은 최근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아 신용부문(은행)에서 67명을 명예퇴직시킬 예정이다. 상반기 315억원의 이익을 거둔 수협은 건전한 경영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한편 상반기 결산 결과 지방은행의 경우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대구, 부산, 제주은행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미 지방은행은 구조조정을 거쳤기 때문에 더 이상의 감원 계획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상반기 360억원의 이익을 거둔 전북은행은 하반기에 부실채권매각을 통해 자산건전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전북은행은 여신 확대와 IR 개최, 카드사업 강화를 통해 하반기 목표액 450억원을 달성한다는 각오다.지방은행 가운데 상반기 최대 이익을 올린 경남은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6억원이 오른 606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경남은행은 경남권, 울산권이라는 공업도시를 토대로 지역밀착화에 더욱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지역신설팀을 두고 있는 경남은행은 올해 1,400억원의 수익을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대구은행은 상반기에 311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 수준으로, 부실상각 처리 때문에 손실이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대구은행은 하반기에 지역말착운동을 강화해 대구 시내의 은행점유율 50%를 선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부산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83억원)에 비해 472억원이 감소한 금액이다. 하지만 은행 관계자는 올해 금융여건을 감안할 때 이정도면 선방한 것으로 자평했다. 올 하반기 감원 및 채용 계획이 없는 부산은행은 연체 축소와 부실채권 매각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