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절감·감원· 수수료로 위기 넘긴다

은행권, 인원감축 본격화상반기 결산 결과 은행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3조5,263억원)에 비해 3조590억원이 급감한 4,672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SK글로벌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과 신용카드 부문에서의 대규모 적자전환으로 은행권은 엄청난 손실을 기록했다. 때문에 은행권은 하반기에 들어서자마자 구조조정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은행권이 손실 만회를 위해 가장 먼저 벌인 조치는 인원감축이다.국민 수협 우리 외환 제일 조흥 한미은행 등은 희망퇴직자를 받거나 본점 몸집 줄이기를 통해 지점의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외환은행은 외국계 펀드회사인 론스타에 매각됨으로써 추가적인 감원태풍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한미은행은 외국계 펀드인 칼라일 컨소시엄과 스탠더드차터드은행이 대주주로 급부상하면서 경영에 비상등이 켜졌다.이와 함께 상반기 은행권은 낮은 예금금리와 높은 대출금리로 예대마진을 챙기는가 하면 현금입출금기(ATM)와 현금자동인출기(CD), 복권판매 등을 통해 수수료 수입을 극대화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의 수수료 수입은 8,5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5%포인트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은행권은 하반기 영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과 동시에 PB사업, 기업경영컨설팅서비스 등 새로운 수익사업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하지만 은행권의 요즘 최대 이슈는 감원설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감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지만 은행원들은 여름휴가와 추석연휴가 끝나면 감원태풍이 또 한 차례 불어닥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취급수수료로 고객 부담 전가국내 9개 전업카드사는 올 상반기에 3조22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LG카드의 손실규모는 7,469억원으로 업계 최고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삼성카드 현대카드 또한 5,000억원 이상의 적자로 그 뒤를 이었고 신한카드 롯데카드는 700억원대의 비교적 낮은 손실규모를 기록했다. 하지만 상반기 카드사별 연체율을 살펴보면 롯데카드가 9.9%(1개월 이상)로 가장 높았다. 국민카드(9.8%) LG카드(9.6%) 현대카드(9.5%) 또한 비교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신한카드는 7.3%로 비교적 낮은 연체율을 기록했다.카드사들은 이 같은 손실을 예상한 듯 상반기에 현금서비스 수수료율(할부 수수료율 포함)을 인상했다. 또한 국민 외환 현대 LG카드는 현금서비스 수수료 외에 추가로 취급수수료를 신설해 고객부담을 한층 높였다. 삼성 신한 우리카드 역시 9월에 취급수수료를 신설하거나 검토하고 있어 카드사의 경영난을 고객만 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전문가들은 “카드사들의 현재 경영난은 과당경쟁으로 인한 부산물로 그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수수료 인상과 취급수수료 신설 등으로 고객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올 회계연도 1/4분기(4~6월) 결산 결과 보험 손보사의 영업실적 또한 매우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1위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의 이익 규모를 살펴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5,583억원)에 비해 4,000억원 가량 감소한 1,1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생명은 보험료 수입이 소폭 증가해 지난해(2,996억원)와 비슷한 규모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고 교보생명 또한 1,900억원대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그러나 8월30일 방카슈랑스 시행으로 중소형 보험사는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상당수의 중소형 보험사가 은행과의 방카슈랑스에서 제외돼 경영여건이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상반기에 서둘러 인력감축을 실시한 바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 4월 희망퇴직을 통해 104명을 감원했다. 금호생명은 지난 5월 전체직원의 20% 수준인 220명을 명예퇴직시켰고 제일화재 역시 23명의 인력을 줄였다. 동양생명은 지난 6월 중순 130명을 명예퇴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경기침체로 소득이 줄자 서민들은 보험 해약에 나서고 있다. 보험에 신규로 가입하는 사람 또한 대폭 감소한 것이 사실이다. 종신보험은 이미 가입자수가 포화상태로 접어들었기때문에 하반기 보험사들은 CI(치명적 질병) 보험과 변액종신보험 위주로 영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에 접어든 은행, 카드, 보험사의 몸집 줄이기는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