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갖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전선 때문에 짜증스러웠던 기억이 한두 번 있기 마련이다. 컴퓨터를 옮기려면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하는 전선은 물론 모니터선까지 일일이 뺐다 꽂는 것을 반복해야 한다. 책상 밑에 놓아둔 컴퓨터 본체에 말썽이라도 생기면 온몸을 잔뜩 움츠리고 책상 밑으로 기어들어가 머리를 부딪쳐 가며 전선을 이리 꽂고, 저리 꽂고 한바탕 법석을 떨어야 한다.배배 꼬인 전선을 푸는 것도 여간 짜증스러운 일이 아니다.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것처럼 엉켜 청소하기조차 만만치 않은 전선 사이에 끼여 있는 먼지까지 생각하면 답답할 뿐이다. 요즘 웬만한 가정에 설치돼 있는 초고속인터넷도 전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전화선이든 케이블TV든 랜(LAN)선을 따로 뽑아 컴퓨터에 연결해야 한다. 이쯤 되면 ‘귀찮고 보기 싫은 전선 없이 편리하고 깔끔하게 컴퓨터를 쓸 수는 없을까’ 하는 바람이 저절로 생긴다.가정용 컴퓨터에 무선 바람이 불고 있다. 귀찮은 전선을 최대한 줄여 자유롭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무선 주변장치가 인기를 끌고 있다. 무선 주변장치는 폭발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무선 주변장치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키보드와 마우스. 전선의 한계를 넘어 자유롭게 책상을 활용하려는 컴퓨터 마니아들에게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는 이미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는 설치가 비교적 간단하다.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 패키지에 함께 들어 있는 조그만 데이터 전송장치인 스테이션을 컴퓨터 본체에 꽂으면 된다. 키보드와 마우스에서 입력한 데이터는 스테이션을 통해 무선으로 컴퓨터에 전달된다. 요즘 스테이션은 대부분 USB를 채택하고 있다. USB는 컴퓨터와 주변장치 사이에 고속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는 방식이다.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의 단점은 정기적으로 건전지를 갈아줘야 한다는 것. 키보드와 마우스에 전원을 공급하는 선이 없는 만큼 건전지를 넣어야 한다. 컴퓨터 사용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심할 경우 한 달에 한 번꼴로 갈아주는 경우도 있다.최근에는 초고속인터넷을 쓰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무선으로 인터넷을 즐기는 네티즌들이 늘고 있다. 가정에서 무선인터넷을 쓰려면 가정으로 들어오는 초고속인터넷에 연결해 컴퓨터로 데이터를 전송해주는 무선라우터를 설치해야 한다. 그 다음 컴퓨터에 무선랜카드를 꽂고 간단한 네트워크 정보를 입력하면 집안 어디서나 편리하게 인터넷을 쓸 수 있다.웬만한 대학에선 무선인터넷 가능무선인터넷은 데스크톱 컴퓨터 사용자들에게는 별 쓸모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노트북을 쓰고 있다면 이보다 유용한 장치가 없다. 노트북은 특성상 자주 옮기게 된다. 그때마다 일일이 랜선을 이리저리 끌고 다닐 수 없는 노릇. 무선인터넷을 쓰면 집안에서 노트북을 펼치는 곳이 인터넷으로 들어가는 문이다.미국 무선인터넷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무선라우터와 무선랜카드를 포함한 무선인터넷 장치 시장 규모가 17억달러에 달했다. 무선인터넷 장치는 회사보다 가정에서 주로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에서 무선인터넷은 가정뿐만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쓸 수 있을 만큼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일부 대학 도시들은 근처 아파트에서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하고 있다. 웬만한 대학들도 노트북을 가진 학생들이 마음대로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게 교내에서 무선인터넷을 제공하고 있다. AT&T와 버라이존 등 대형 통신회사들도 고객들이 호텔, 공항, 레스토랑 등에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