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서로 어떻게 아는 사이냐고요? 본드웹 모임에서 만났습니다.”서로 다른 회사에 다니는 고향도, 모교도, 사는 지역도 같지 않은 금융인들의 대답이다.A증권 김과장과 B증권 이과장, C선물 박대리는 채권전문 사이트 본드웹을 통해 알게 됐다. A증권 김과장은 삼성경제연구소의 금융 관련 포럼에서도 활동하며 여러 은행과 투신사, 선물사, 증권사의 금융인과 경영경제학과 교수들과도 인연을 맺었다.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금융인이라 해도, 학연이나 지연 등 연결끈이 없다면 서로 옷깃 한번 스치기 어려웠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의 상황이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동호회문화가 발달하면서 단순 친목모임보다는 정보교류 목적을 지닌 인터넷 모임이 늘어났다. 주식이나 채권전문 사이트, 경제연구소 사이트 등 경제분야 인터넷 홈페이지가 발달하면서 금융인들의 네트워킹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것.2000년 개설된 채권 특화 서비스 사이트 본드웹(www.bondweb.co.kr)에서는 두 달에 한 번씩 채권 애널리스트와 이코노미스트, 스트래티지스트들이 모인다. 이 자리를 통해 채권관련 종사자들은 서로 안면을 익히고 시장의견을 교환한다.오승곤 본드웹 이사는 “투신사 사장, 은행 부행장 등 2만3,0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 중 채권 관련 실무자가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오이사는 “회원 중 서로 안면을 트고 싶어 하는 금융인들을 소개시켜 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지난 99년 설립돼 증권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팍스넷(www.paxnet.co.kr)도 금융인의 네트워킹을 돕는다. 하루 평균 100만명의 방문자와 1,500만페이지뷰를 기록하는 팍스넷은 게시판만 4,500개를 보유하고 있다. 1,000여개의 동호회 게시판에 매일 1만5,000건의 글이 올라온다는 설명. 규모가 크기 때문에 동호회 회원 중 비금융인도 많지만 사이트의 성격상 증권업무 실무자도 상당수를 차지한다.정연대 팍스넷 웹전략팀 차장은 “팍스넷 동호회는 회원의 특성상 단순 친목 차원을 넘어 정보교류 성향이 강하다”며 “금융권 종사자들이 시황 의견을 개진하고 논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차장은 이어 “팍스넷에서도 방문자들이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2001년부터 ‘하이팍스’라는 1대1 대화가 가능한 메신저 서비스를 한다”며 “주식 차트와 투자정보가 메신저창에 보이는 게 다른 메신저와 차별되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하이팍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하루 3.000여명, 동시접속자수는 1,000여명이라고 한다. 또 팍스넷에서 주최하는 시황설명회 혹은 동호회의 오프라인모임을 통해 구성원간의 인적교류가 이뤼진다.지난 99년 11월 개설된 삼성경제연구소 동호회인 ‘포럼’(www.seri.org)도 금융인 인맥맺기와 정보교류에 기여하고 있다. 총 1,470개 동호회 중에서 경영ㆍ기업 관련 포럼은 600여개, 경제ㆍ금융 관련 포럼은 170개다. 경영ㆍ기업 포럼은 전략, 인사, 마케팅, 재무, 생산ㆍ유통, MISㆍ정보기술, 회계, 국제경영으로 나뉘어 있고 경제ㆍ금융 포럼도 미시계량, 거시재정, 국제경제, 금융, 산업, 경제일반으로 세분화돼 있다. 김미숙 삼성경제연구소 지식경영실 대리는 “경제연구소 홈페이지 내 동호회라는 성격에 맞게 각 분야 실무자와 전문가가 다수 가입해 있다”며 “포럼에 속한 실무진 주최로 워크숍과 세미나 등이 자주 열리고 있어 회원간 교류가 활발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