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단지 폭포수 백장미같은 책들은 지난 60, 70년대 꽤나 인기를 끌던 소위 음란서적들이다. 빨간 재생지로 표지를 만든 이 책들은 그래서 「빨간책」이라는 은어로 불렸다.조숙한 중학생들과 고등학생들이 은밀히 돌려보던 이 책들은 대부분 섹스에 눈떠가는 과정을 저속한 문장으로 옮겨 놓은 것으로 놀랍게도 근친상간을 주로 다루고 있다.꿀단지는 바닷가 마을에 혼자 사는 과부 이모와 첫 섹스를 갖는다는 것이었고 폭포수는 술취한 양아버지에게 순결을 빼앗긴 여고생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고 있다. 굳이 양아버지와 이모가 등장하고있는 것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데서 오는 충격을 줄이기 위한 일종의 문학적 트릭이다.근친상간을 다루는 문학이 이들 음란서적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사춘기 청소년에게 눈물깨나 흘리게 하는 지드의 <좁은 문 designtimesp=19995>은 사촌간의 연애를 애절하게 그리고 있고 극장가를 강타했던 졸업이라는영화는 장모와 사위의 혼전 성관계를 그럴싸하게 그리고 있다.노골적으로 묘사하면 음란이 되고 장치를 복잡하게 끌어가면 예술이 될지도 모른다. 만화 고인돌로 유명한 박수동 화백은 말초신경을 자극받아 신체적인 반응(?)이 일어나면 음란이요, 머리만 복잡하게 만들어가면 예술이라는 간단 명료한 원칙을 지금껏 고수하고있다.어떻든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을 다루고 있는 구약성서에서도 「롯」과 그의 두 딸의 근친상간을 기록하고 있다. 문학에 있어 근친상간 증후군의 역사는 그리 간단치 않다.근친상간 예술의 최고봉이라면 역시 그리스 4대 비극의 하나인 <오이디푸스왕 designtimesp=19998>을 들 수 있다. 철저한 비극으로 종막을 고하는 이 장대한 드라마는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하고 「제어미의 침실을 더럽히는」 운명적 사건을 다루고 있다. 어미와의 사이에 엘렉트라라는딸을 낳게 되고.◆ 오이디푸스왕 근친상간의 비운프로이트는 근친상간의 터부에서부터 도덕감정의 기원을 설명하고있지만 확실히 근친상간은 인간행위에서 오랜 터부중의 터부였다.특히 시대에 따라 수평적 상간은 더러 허용됐지만 수직적 상간만큼은 철저히 부정되어 왔다. 구약의 인물 롯의 두 딸이 낳은 모합과암몬족은 아직도 중동세계 전체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다.그러나 근친상간은 장외에서 만큼은 여전히 건재해 있다. 예를들어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아메리칸 터부 designtimesp=20003>라는 근년의 비디오는 근친상간을 주제로 한 작품이었다. 근친상간이 왜 터부가 되었을까하는 경제학적 주제를 다음회에서 검토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