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공기업건설영업부의 김원진 대리는 자신의 교육프로그램을 스스로 작성한다. 김대리는 먼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인사도움방메뉴에 들어간다. 해당메뉴가 화면에 나타나면 자율학습계획서를 선택한다. 김대리는 이곳에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8개과정을 입력한다.김대리가 선택한 과정은 「전산」, 「프리젠테이션능력」, 「기업보험상품학습」, 「개인직무이해」, 「상품개발」, 「효행」, 「사회봉사」, 「영어」 등 8개항목. 교육방법은 강의형식의 위탁교육, 현장중심의 OJT(On the Job Training), 자율형식의 자기계발학습등 과목의 성격을 고려하여 결정한다.작성한 교육프로그램내용은 네트워크를 통해 곧바로 부서장에게 전달된다. 학습계획서는 부서장의 심사를 거쳐 시행에 들어간다. 학습수행 성과는 교육부서의 평가, 레포트, 발표문등을 참고, 부서장이 연말에 평가한다. 김대리는 『도입 첫해라 운영에 미숙함도 없지 않았지만 자기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개인의사가 존중돼 자기계발 및 실력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김대리의 자율학습활동은 정보화의 방향을 보여주는 한 예이다. 컴퓨터장비를 도입하고 사내 통신망을 구축하는등 시스템만을 갖춘다고 해서 정보화가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 조직, 각종 제도, 구성원의 사고방식 등모든 것이 함께 정보화에 맞게 변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정보기기를 이용한 기업교육도 마찬가지다. 단지 컴퓨터나 CD타이틀을 교재로 사용하는 것을 정보화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 연수원에 모여 정해진 내용, 일방적으로 짜인 일정에 의해 진행되는 집합식 교육으로는 급속히 진행되는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다. 기술의발달로 정보의 생산량은 급격히 증가하여 하루만 지나면 최신 정보가 낡은 정보가 되고 있다. 신기술이라고 연수원에서 교육받고 현장에 돌아왔을 때쯤이면 새로운 기술이 나왔을 것이기 때문이다.중앙집권적으로 학습하고 평가하는 과정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교재를 완성하고 새 교육프로그램을 완성하는 순간 새프로그램은 이미 낡은 것이 된다. 따라서 직무에 필요한 기술이나 경향은최신의 것을 스스로 그때 그때 배워 적용해야 한다. 지식자체를 학습하는 것은 무의미해진다는 것. 지식을 학습하는 방법을 배워야할때가 온것이다. 「고기를 주지말고 고기를 낚는 법을 익혀야 한다」는 평범한 격언은 자율학습평가제에도 적용된다. 일부기업에서현재 실험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자율학습평가제가 소기의 성과를거두기 위해서는 두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 데이터베이스에 연결된 네트워크와 사원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자율성이 바로 그것이다.정보기기를 이용한 성인교육전문기관인 엘테크연구소의 이관응 박사는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의 육성을 위해서는 기존의 교육패러다임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박사가제시하는 기업교육혁명은 자기학습(Self-Managed Learning)과 네트워크학습(Learning Network)에 기초한다. 이박사는 『자기주도형학습은 성인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스스로 목표를 세워 수행하는 학습뿐 아니라 기존의 「시키고 받는 교육」을 스스로 선택하여 참가하는 학습활동도 포함』하고 있다며 『자기주도형학습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학습자의 주도(Initiative)에 의한 학습활동』이라고 정의한다.네트워크학습은 정보통신망을 통해 학습자들이 학습과제와 관련자원을 선택하여 학습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성원 각자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를 스스로 찾아 보충하고 재충전할수 있도록한다는 것이다. 삼성화재의 경우 각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몇가지 과정을 모범사례로 만들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손해보험총론」등 CD타이틀로 된 업무매뉴얼도 모두 인트라넷을 통해 제공할 계획이다.◆ 인트라넷 통해 업무매뉴얼 제공받기도네트워크를 이용한 자기관리식학습이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동기부여가 또한 필요하다. 과거 연수원의 집합식교육에 익숙한 구성원이 스스로 자기학습계획을 작성하고 일정을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교육팀의 장영철 대리는『도입 초기엔 차라리 과거와 같은 타율학습체제가 좋았다고 불평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새로운 제도의 적응이 쉽지만은 않았다고말한다. 자율학습평가제의 제도적 동기부여의 주요한 축은 인사제도이다. 연봉에 영향을 주는 능력고과의 50%가 자율학습평가가 차지한다.자기관리학습의 동기부여에는 부서장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그동안 부서장은 일을 유지관리하는데만 신경쓰고 부하직원을 육성하는데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었다.자율학습평가제 아래서 부서장들은 부하를 육성하는데 신경쓰지 않을수 없다. 업적고과제에 부하를 육성하는 것도 부서장의 주요 업무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삼성그룹의 교육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인력개발원의 유영만 박사는 『이제까지 업무시간에 책을 보면 나태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사무실의 분위기』였다며 『사무실내의 독서가 자기계발로 인정할수 있을만큼 부서장들의 유연한 분위기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사원들의 자율적인 능력개발을 위한 동기부여란 측면에서 미국의10대 컨설팅사의 하나인 크로치첵(Crowe Chizek)사는 국내기업의자기관리학습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크로치첵사는 전문가적인 능력을 갖춘 사원들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놓았다. 이회사는 이 데이터베이스를 지식축(KnowledgeHub)이라 부르는데 여기에는 업무에 필요한 각종 내용도 들어 있다. 해당분야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련정보를 찾으면 사내의 관련전문가도 함께 나타난다. 각 전문가는 수준에 따라 A급 B급 C급으로 나뉜다. 지식축에 등록된 전문가에게는 문의가 많이 가게 된다.문의를 많이 받는 직원은 연봉책정때 우대를 받는다. 따라서 모든구성원들은 데이터베이스에 전문가로 등록되기 위해 자기학습에 열심히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