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시대가 열렸다. 중국의 막후 조정자였던 덩샤오핑 사망은 「장쩌민 시대」라는 새로운 용어를 낳을만큼 전세계의 이목을 끌고있다. 장중국국가주석은 그동안 당·정·군의 계파간 다양한 갈등을 덩샤오핑이라는 「거목의 그늘」을 이용해 풀어왔다는게 일반적인 평가이다.그동안 덩사후, 즉 장쩌민의 중국에 대한 수많은 예측이 나온 것을알고 있다. 그러나 거대한 중국, 그것도 중앙과 지방이 복잡하게얽힌 중국에서 덩사후를 예측한다는 것이 근본적으로 힘들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다만 지난 역사와 중국의 정치구조 경제발전속도 등을 감안해 향후 중국의 장래를 점쳐볼 뿐이다.정치체제의 경우 현재 장쩌민주석 중심의 지도체제에 변화가 있지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그 이유는 장주석이 사회주의 개혁 개방과현대화 건설의 설계자인 덩샤오핑의 암묵적인 지원에 힘입어 체제를 유지해왔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장주석은 지난 89년 집권초기에권력장악에 한계를 노출시켰었다. 그가 현재와 같은 위상을 유지할수 있었던 것은 보이지 않는 덩의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미국일본 등 서방국가들은 덩사망 이후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장쩌민 중심의 기존 권력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을만큼 위력적인 변수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다.이같은 판단을 하는 이유는 이렇다. 장쩌민주석체제가 10년 이상지속되는 사이 경제와 군사 정치분야에 그나름대로 자신의 인맥을엮어왔고 12억 인구의 절대빈곤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존 지도자들도 권력투쟁에 따른 혼란과 분열을 원하지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오는 10월 제15차중국공산당 전국대회를 개최하고 내년 3월 권력구조와 인사변동 등을 논의할 인민대표대회를 열 예정이다. 올해안에 헌법상의 임기가 끝나는 리펑 현총리의 후임자가 결정된다. 잇따라 최고지도층의 인사이동이 불가피하고 장주석 지도체제가 어떤 형태로든 변화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권력의 분점(집단지도체제)의 방향으로 상호 조정될 것이라는판단이다.경제부문에선 장체제는 개혁 개방과 이 정책의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거시조절정책에 상당한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개혁 개방정책이 후퇴하리라는 얘기는 아니다. 왜냐하면 덩의 경제정책은 매년 두자리 이상의 경제성장을 가져왔고 인플레도 10% 이내에서 안정되는 등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게다가인민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원하고 있다. 그렇다고 개혁 개방경제가문제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기존 경제정책은 불가피하게 지방간의 격차와 실업자발생, 부실 국영기업, 고도성장과 사유기업증가에따른 물가상승압력 등의 문제를 노출시키고 있다.장쩌민체제는 이런 개혁개방의 문제점을 해소하는데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개혁개방정책을 후퇴하는 조치는 취하지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중국인민들은 개혁 개방의 추세에 익숙해있고 정책결정자들도 9.5(96∼2000년)계획기간동안 그동안 발생한문제를 해결하는데 총력을 쏟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장체제는 자신의 입지가 강화되는 대로 부실 국유기업 문제에 대해서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용할 수 있는 실업률의 범위에서 국유기업의 통폐합을 유도하고 더 이상의 희생이 어렵다고 판단되는기업에 대해 과감한 파산선고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장체제가올초 선언한 국유기업 경영층에 대한 심사제가 실시되고 이 심사결과를 토대로 최고경영층의 퇴진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연해안과 내륙지역간 격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해안 공장시설의내륙이동을 장려하고 연해와 내륙간의 자매결연 등을 맺어 소득균형을 유지할 전망이다. 연해안과 내륙의 불균형문제는 덩샤오핑시대에 생긴 것이지만 장쩌민 체제는 이 문제가 정권의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는 심각한 사안으로 생각하고 있다.장체제는 물가안정을 위해 유통구조 개선과 물류분야에 대한 건전한 투자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체제는 정책적 강제수단으로물가를 억제하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 이같은 덩 사망 이후에 일어날 수 있는 정치 경제적 변화는 「과거의 장쩌민」과 「미래의장쩌민」이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미래의 장쩌민은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정책의 모순을 개선하고 자기스타일의 경제정책을 꾸준히 추진해나갈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