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6일 오후 2시, 서울 강남세무서 맞은편 농협건물 3층에자리잡은 SMK(코리아종합유통)의 교육장. 한 젊은 강사가 2백여명의 사람들 앞에서 강한 목소리로 강의에 한창이었다. 「계속 떳떳하게 영업을 더욱 열심히 하자」는 내용이었다. 이런 강의를 하는이유는 하나. 경찰에서 불법피라미드판매조직이라며 수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SMK는 「숭민산업의 자기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기 위해」 지난 95년 7월에 설립된 판매회사. 숭민산업은 지난 80년대부터 자석침구를 판매해온 산융산업이 이름을 바꾼 회사로 자기침구제조판매사로유명한 일본의 다단계회사 재팬라이프와의 합작사로 알려져 있다.국내업체로는 판매망이 가장 크다고 알려져 지난해에는 대우통신삼성영상사업단 쥬리아 산내들 유유산업 서울이동통신 등 유명업체들과 판매제휴를 맺었는가 하면 올초에는 중국과 일본에 제품과 다단계판매기법까지 수출하기도 해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그러나 SMK에 대한 수사와 체포영장발부사실을 발표한 수원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SMK는 전형적인 피라미드판매조직」이라는 것. 전국에 1백여개의 교육장과 전시장을 갖고 있으며 신규가입자를 모집해 자석요 등 5백20만원어치 이상의 물건을 판매하면 30%의 수수료를 주고, 후순위 가입자가 5단계까지 늘어나면 하위판매직의 판매대금수수료로 2∼26%를 주었다는 것이다. 『5백20만원의 가입비와하부판매원을 확보하면서 지급되는 소개비부분이 문제가 됐다』는게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중부경찰서 수사2계 한 관계자의 말이다.그러나 SMK측은 이러한 경찰의 수사와 체포영장발부가 부당하다며맞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MK의 한 관계자는 『가입비는 물품판매대금이고 소개비는 법적으로 정해진 장려금』이라며 『경찰때문에 회사이미지가 손상돼 모든 회원들이 명예회복을 위한 서명운동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이날 강남교육장에서 만난 한 판매원도 『20일전에 주민등록증사본 통장사본 사진 등을 제출하는 것만으로 판매원자격을 얻었다』며 『막상 밖에서 듣던 것과 달리 법을준수하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회사』라고 말했다.그러나 업계의 분위기는 사뭇 냉정하다. 「문제가 많았던 기업」이라며 곱지않은 시각이다. 다단계판매업체 모두가 불법피라미드 조직인양 오해를 받고 매출까지 떨어지고 있다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다. 한 다단계판매업체의 이모사장은 『다단계판매는 품질을 바탕으로 계속 구매가 이뤄져야 하나 (SMK는) 강매를 하는 등 문제가많았다』고 말했다. 이사장은 또 『관청에서도 피해자가 늘어나고진정이나 고발이 들어가야만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초기에 감시·감독을 잘 했으면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것을 가래로 막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한 외국계 다단계판매회사의 김모과장도 『SMK는 가입비를 받는데다 세트물건을 나눠서 판매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며 『전체 다단계판매업체들의 이미지를 흐려놓았다』고 말했다.한편 경찰과 SMK가 체포와 명예회복으로 맞서고 있는 가운데 등록관청인 서울시청과 다단계판매업체를 관장하는 통상산업부측은 『회사전체의 잘못인지 일부 판매원들의 잘못인지 아직 판단이 서지않는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