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이사철이 다가왔지만 경제난으로 부동산시장은 기나긴 겨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일 엄청난 매물이 부동산시장에쏟아지고 있으며 그 값도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많은 매물들을 소화할 수요자들이 나타나 실질적인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이렇듯 부동산경기가 불황일 때는 가치가 비슷한 부동산을 상호합의에 의해 맞바꾸는 부동산교환이 거래의 한 방법으로 활발히 이루어진다. 부동산교환은 일반적으로 부동산거래의 단계를 줄여주고소요경비와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간혹 웃돈을 받기 위해 물건을 내놓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 현금융통이 무엇보다 우선이므로 흥정만 잘 한다면 원하는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매입할 수도 있다. 또 현금이 없이도 부동산거래를 할수 있어 요즘같은 불황기에 적합한 거래방법이라 할 수 있다.하지만 이러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부동산교환도 실질적인 거래시에는 적잖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부동산매물의 교환은 거래가 안되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오래된 주택, 입지가 좋지 않은 상가, 개발가능성이 희박한 임야,낙후된 빌딩 등이 주종을 이룬다. 보통 어느 일방이 손해를 보는경우가 많다는 점도 단점에 속한다. 비슷한 가치를 가진 부동산의교환이라고 하지만 부동산 특성상 가격평가가 객관적으로 이뤄지기어렵기 때문이다. 실거래가 이루어질 때의 가격이 아닌 소유주가임의로 책정한 가격에 의해 부동산값이 결정되어 불공정한 교환이발생하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이 소유한 물건 가격은 높게 책정하고 상대방의 물건은 낮게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서로 인정할만한 조건들을 제시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교환물건은 꼭필요한 물건과 교환하겠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서로 적정가격을맞추기가 어렵다.부동산교환시 주의해야 할점 중 하나는 교환을 주선하는 업자의 농간에 거래당사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이나 수도권의 주택 대지 빌딩 상가 등은 해당지역의 실거래가격이 비교적정확히 추정되지만 지방의 임야나 토지는 가격차별이 심하기 때문에 정확한 가격책정이 어렵다. 악덕업자는 이것을 이용해 한쪽의물건가격을 농락해 교환거래시 차액을 챙기곤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교환하는 부동산에 담보가 잡혀있거나 기타 채무관계가 얽혀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미리 등기부등본 등의 관계서류를 확인,조사한 후 교환거래를 해야한다. 단독주택이라면 토지이용계획확인서를 발급받아서 도시계획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를 확인하지 않으면 도로로 편입되어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다세대주택 임야와 교환, 3천만원 이상 손해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살고 있는 조모씨(45)는 일산에 있는 아파트가 당첨되어 이사를 가야 했다. 아파트잔금을 치르기 위해 살고있던 시가 1억3천만원 상당의 다세대주택에 대한 처분을 부동산중개업소에 의뢰했다. 하지만 입주일이 다가와도 사겠다는 사람이없어 노심초사하던 중 일간지 광고란을 보고 한 부동산업체에 교환을 의뢰했다. 얼마후 현금 7천만원과 경기도 이천에 있는 시가 6천만원 상당의 임야 6천평과 교환하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이씨는 교환업자와 임야의 현장을 확인하고 별다른 의심없이 교환했다. 나머지 금액은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1년후 이씨는우연히 현지 임야시세를 알게 되었다. 평당 5천원에도 거래가 안되는 땅이라는 것이다.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고 사무실을철수한 중개업자는 찾을 수 없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건 임야의 시세를 정확히 알지 못한 이씨의 잘못이지만, 부동산교환거래때에 볼 수 있는 일로 결국 그만큼 주의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