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할인은 단골에게 보답하는 방법이자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이제는 이 「진리」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소비자들은 가격 이외의 인센티브를 바라고 있다. 게다가 가격 할인은 매출 확대에 대해 지속적인영향을 미치지도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미국 퍼듀대학의 다우 바우만 교수팀은 약 1천6백 가구에 대해 생활용품 구매 실태를 조사한 결과, 가격 할인을 반복적으로 경험한소비자들은 「정가」를 무시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들은 또 할인폭이 점점더 급격하게 커져야만 구매의욕을 느끼는 일종의 세일중독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바우만 교수가 설명하듯 가격 할인을 통한 프로모션은 기업의 마진을 줄일 뿐만 아니라 재고량의 변동폭도 크게 만들어 재고 관리 비용을 증가시킨다.그렇다고 가격 할인이 새로운 고객을 유인하는 것도 아니다. 영국사우스 뱅크대학의 앤드류 에렌버그 교수는 25개 식품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행동을 추적했다. 그 결과 바겐세일 기간동안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한다 하더라도 할인 행사가 끝나면 판매량은이전 수준으로 금방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의외의 현상은할인 행사 때 상품을 구입한 대부분의 고객들이 그 상품을 이전에사용했던 소비자라는 것이다. 가격 할인이 새로운 소비자를 유혹하는데 거의 효과가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마케팅 담당자들에게 선호되는 또다른 전술은 다양성으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방법이다. 한때 P&G는 「크레스트」라는 치약 한브랜드로 35가지 종류의 상품을 보유하고 있었고 기저귀도 여아용과 남아용을 분리시켜 판매했다. 평균 정도 크기의 미국 슈퍼마켓은 감기약을 진열하는데만 6m의 선반을 사용하고 있다.많은 선택권이 많은 판매량으로 직결되지도 않는다. 예일대학의 라비 다르 교수는 학생들이 한 상품군에 속한 비슷비슷한 상품 중에서 무엇을 구입할지 어떻게 결정하는지를 연구했다. 조사 결과 선택의 폭이 커질수록 학생들이 아무 것도 구입하지 않을 가능성 역시 커졌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존 구빌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예를 들어 용량에 따라 시리얼의 종류가 달라지는 정도의 단순한 차원에서 그치기를 바란다.◆ 고객 정보, 소매 및 공급업체 공유해야마케팅에 대한 해결책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다. 첫번째 해결책은브랜드 매니저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2년 정도 지낸 마케팅 담당자는 영전 차원에서 다른 부서로 옮기는 것이 마케팅 부문의 관례였다. 그러나 최근 코카콜라나 AT&T와 같은 회사들은 브랜드 이미지와 건전성을 장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브랜드 자산 매니저를 중용하고 있다.상품을 구매할만한 소비자를 집중 공략하는 타깃마케팅을 위해 자세한 정보를 이용하는 것 역시 또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타깃마케팅은 관계마케팅,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ECR(Efficient ConsumerResponse:고객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목표로 유통을 효율화시키는 전략)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을 정도로 과거 몇년간 마케팅의 화두가 됐다.ECR에 대해서는 두가지 새로운 사실이 있다. 한가지는 컴퓨터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소비자에 대한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 수집이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다른 한가지는 이런 세부 정보가 소매업자수준에서 보호될 것이 아니라 공급 체인 단계에서도 공유돼야 한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런 시스템은 상품 공급자들이 좀더 정확한 프로모션을 기획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프로모션을 정교하게 다듬는데 필요한 피드백(반응)을 제공하도록 도와준다.미국의 월마트와 영국의 테스코는 ECR를 통해 큰 이익을 본 소매업체들이다. 영국의 유통업체인 테스코는 공급업체들에 그들의 상품이 어느 점포에서 어느 정도 팔렸는지 언제든지 검색할 수 있는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공급업체들은 그들의 프로모션이 어느 정도 성과가 있는지, 목표로 했던 고객은 어느 정도 그 상품을 구입했는지 재빨리 확인할 수 있게 됐다.업계에서는 이런 정보 소프트웨어를 통해 프로모션 비용을 30%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