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고 외국인 직접투자자금도 들어오기시작하면서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는 금리안정을 가능케 함으로써 극심한 내수위축과 부도, 실업문제를 누그러뜨릴 수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그러나 아직 환율이 본격적으로 하향안정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이른 듯하다. 최근 외환수급이 호전되고 있지만 외환시장에는불안요인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아직 외환보유고에 비해 단기외채의 규모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고 채권 및 주식시장으로 들어오는 자금도 단기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경향이 많다. 또한 지난해초 한보사태이후 계속 누적되고 있는 금융기관의 부실여신이해결은 커녕 더 커지고 있어서 금융위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예상된다.금리 역시 추락하던 실물경제를 끌어올릴 정도로 하락하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금리가 15% 이하는 되어야 어느정도 숨을쉴 수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금리가 내린다 하더라도 당분간 이런수준까지 하락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시중 명목금리에서 기대물가상승분을 차감한 실질 금리수준이 과거 특별한 긴축을 하지 않았을때에도 대체로 6~7%수준은 유지되어 왔다.그런데 현재 물가상승률만 10%내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실질금리를 감안하면 금리는 적어도 16~17%수준이될 것이다. 특히 IMF가 환율불안을 이유로 강도높은 통화긴축을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나마도 기대하기가 어렵다.금리와 환율이 안정의 계기는 마련하고 있다고 볼수 있지만 유례없는 불황으로 치닫고 있는 실물경제에 힘을 불어넣기에는 너무도 미약한 수준이다. 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은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실업의 증가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실질한 사람뿐 아니라 실업의 위협을 느끼는 사람, 임금이 줄어든 사람들의 소비감소는 내수시장을 앞으로도 더 위축시킬 것이다. 기업들은 당장부채비율을 낮추고 구조조정을 해야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금리가 소폭 떨어진다고 해서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처지에 있지 않다.◆ 멕시코 IMF이후 실물경기 1년간 악화외환위기를 겪었던 다른 나라들의 경우 환율과 금리 등 금융지표들이 안정된 후에도 경기 물가 실업 등 실물경제지표들은 회복세를되찾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95년 외환위기과정을 거쳤던 멕시코의 경우 환율 금리등 금융지표들은 외환위기 발생후 2~3개월이지난 후부터 안정되기 시작했으나 생산활동과 실업 등 실물경기지표들은 거의 1년간 계속 악화되는 추세를 보였다.다만 우리나라가 다른 외환위기국들에 비해 두드러지는 점이 있다면 수개월째 경상수지흑자가 크게 발생하고 있는 점이다. 특히 환율상승으로 인한 수출증대효과는 2~3분기 이후에 가장 크게 나타난다는 점과 최근 국제원자재가격의 하락으로 수입이 절약되는 효과도 있음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흑자행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고 평가되는 멕시코의 경우 전통적으로 낮은 저축률 때문에 IMF자금지원 이후에도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지는 않았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당장은 아니더라도 다른 나라들보다 경제의 회복이 빨라질 수 있는 여지는 분명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