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대폭 늘려 '전진 앞으로'지난달 초 보험업계에선 한가지 신선한 뉴스가 있었다. IMF사태이후 정리해고 조직축소 임금삭감 등 뭐든지 줄인다는 우울한 얘기만 들리던 중에 교보생명에서 신입사원을 오히려 늘려 뽑았다는것. 얼마후 이 회사는 또 전국의 대리점 조직을 올해안에 지금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팽창 경영전략을 발표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불황으로 보험금 연체나 중도해약에 시달려 대부분의 생명보험회사들이 잔뜩 움츠려 있는 터였다. 특히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보험업계에서 교보생명이 이처럼 IMF한파에 정면으로 맞서 확장전략을 전개한 것은 「이해 못할 행동」으로 비칠 정도였다.교보생명이 시도한 팽창전략은 크게 두갈래로 가시화됐다. 먼저 영업인원 확충. 이 회사는 지난해 5백명을 뽑았던 대졸 신입사원의경우 올해는 1백명 더 많은 6백명을 최종 채용했다. 경쟁사인 삼성생명 대한생명이 예년에 비해 대졸사원 채용규모를 절반 정도로줄여 각각 3백명과 2백13명씩 뽑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교보생명은이어 고졸 여사원 2백명을 채용했고 앞으로 고졸 여사원 2백명을추가로 더 뽑을 예정. 따라서 이 회사의 금년 신입사원 채용규모는1천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웬만한 대기업 그룹의 채용 규모다.그렇다고 교보생명이 기존의 직원을 감원하고 그 빈 자리를 신규인력으로 채운 것도 아니다. 기존 사원의 감원은 거의 없었다. 단지본사 직원의 10%정도인 1백30명과 전국 영업조직의 관리인력 5백명 등 총 6백30명을 일선 영업관리자로 전진 배치시킨 게 전부였다.또 대리점 조직을 대대적으로 확충했다. 보통 보험영업은 개인영업과 단체영업,그리고 대리점 영업으로 나뉜다. 대리점 영업이란 가전제품 대리점과 같이 전국의 대리점망을 모집해 본사에서 기본적인교육과 설비를 제공하고 자체 영업을 통해 보험상품을 팔도록 하는것. 물론 대리점 사원은 본사 직원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대리점 영업은 다른 방법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높은 생산성을 올릴 수있고 각 시장의 특성에 맞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교보생명은 이같은 대리점을 현재 전국의 1천2백66개에서 연말까지 3천개로 늘리기로 했다. 내년에는 이를 5천개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특히 교보생명은 앞으로 대리점 형태를 재택근무대리점이나 영업지점에 입주한 합동대리점 등 다양하게 운영할 방침이기도 하다.교보생명이 어려운 시기에 이처럼 공격적인 확장전략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IMF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것. 또 향후 경기가 호전됐을 경우 발생할 수도 있는 인력 수급상의 불균형을 사전 예방하겠다는 포석도 있다. 특히 보험업의 특성상 사람과 영업망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키우고 넓히는 원칙에 충실하겠다는게 교보생명의 구상이다. 『올해인력을 축소하지 않고 더욱 늘린 것은 회사 수지전망이 좋아서가아니다. 또 우리경제가 IMF체제에서 금새 벗어나 회복될 것이라는예상을 해선 더더욱 아니다. IMF한파는 나날이 심화되고 경영환경또한 매우 불투명하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힘을 길러야 한다.보험회사의 힘은 사람이다. 즉 힘있는 일꾼을 길러내고 새로운 환경에 도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것이 우리 회사에 떨어진 지상명령이다.』(이만수 교보생명사장)◆ ‘순익 1위의 영예’… 자신감 넘쳐물론 교보생명의 공격경영 배경엔 그만한 자신감이 배어 있는 것또한 사실이다. 지난 회계연도(97년4월~98년3월)의 이 회사 수익실적은 생보업계 빅 3(삼성 교보 대한)중 가장 좋았다. 각사가 잠정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해 1천1백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삼성(1천1백16억원)과 대한(66억원)을 제치고 순익 1위의 영예를 안았다. 외형(수입보험료 기준)으로는 9조1천억원 수준으로 아직 삼성(15조9천억원)의 규모엔 못미치지만 생보업계의 확고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남들이 모두 움츠려 있을 때 팔을 걷어 부친 교보생명이 삼성의 1위 독주에 얼마나 가깝게 따라붙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