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평사원 신뢰도 높여라"『한국기업은 일반 직원과 경영진 사이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주력해야 합니다.』금융위기와 대량감원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한국기업들에 주는 로버트 레버링 GPWI 소장의 처방이다. 한국은 그동안 성장률이 한자리수로 떨어지기만 해도「침체」나 「불황」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정도로 이례적으로 성장만 해왔다. 금융위기를 맞고 나서야 비로소진짜 불황이 뭔지 경험하게 된 것이다. 반면 미국은 「진짜 불황」과 호황을 겪으면서 경기순환을 여러번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대량감원을 경험했고 그 후유증을 극복하는 노하우도 축적했다. 『위기를 극복할때 가장 핵심이 되는 요인은 경영진과 평사원사이의 신뢰』라는 레버링 소장은 『신뢰야말로 일류회사와 삼류회사를 구분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라고 지적한다. 신뢰는 경영진이 솔직할때 형성된다. 특히 기업이 어려울 때 그렇다. 『현재 회사에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종업원들에게 솔직하게 설명하는게 종업원들의 사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게레버링소장의 말이다.불황기에는 감원 규모가 크다. 한번에 10~15% 심하면 30%까지 감축하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누가 회사를 떠나게 될것인지 촉각을 세운다. 이때 사람들이 제일 답답해 하는게 그 기준이다. 누가 떠나고 누가 남을지에 대한 정보에 목말라 한다. 일류기업은 이 과정을 투명하게 처리한다. 정리과정과 기준이 투명해야사람들이 자신의 앞날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떠날 사람들이 마음의 준비를 할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회사에 남은 사람들의 사기와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정직」은 신뢰를 형성하는 한 부분이다. 경영진과 일반직원 사이의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성실성(Integrity)이 중요하다. 성실성은경영진의 일관된 자세에서 나온다. 한번 정한 방침이나 전략은 일관성을 갖고 진행해야 한다. 이것 저것 일만 저질러 놓고 매듭짓지않으면 신뢰도가 떨어진다. 대부분의 경영진이 알면서도 실천하지못하는 부분이다.쌍방향 의사소통구조를 갖추는 것도 신뢰도 향상의 필수조건이다.아이디어를 수집한다거나 의사결정과정에 일반직원들을 참여시키는등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들이 회장에게전자우편을 통해 직접 의사를 전달하면 빌 게이츠회장이 일일이 답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직원과 경영진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면직원들은 더욱 열심히 일하게 되고 그만큼 생산성이 향상된다.『미국 기업도 한국기업과 마찬가지로 종업원이 경영진을 어려워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회장이 직접 평사원과 이야기한다는 사실이중요한게 아닙니다. 평사원이라도 경영진과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을수 있는 메커니즘의 창출이 중요합니다.』레버링소장은 급여나 복리후생은 일류기업과 삼류기업을 구분짓는요소가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급여수준이 비슷한 기업은 많지만신뢰가 형성돼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한국기업의 복리후생제도나급여수준은 상당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특히 한국기업의 직원들은 회사에 대해 상당히 냉소적이다. 획일적인 급여체계 때문이다. 획일적 기준으로 적용하는 급여체계에서는자신이 받는 급여가 업무성과와 관련해 어떻게 책정되는지 알지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저 회사가 주는 대로 남들과 똑같이 받기때문이다.문제는 기업이 어려워졌을 때다. 열심히 일한 대로 급여가 책정된게 아니라 똑같이 받았기 때문에 직원들은 급여 삭감이나 복리후생의 축소에 대해 당황해 하고 반발한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급여가 적다고 늘 불만이다. 이런 사람들은 충분한 보상으로 조직에 반드시 남도록 해야 하는 사람인데도 말이다. 그렇다고 일을 덜하거나 기여도가 적은 사람들이 급여를 많이 받는다고 고마워하는 것도아니다. 그저 당연히 받을 것을 받는 다고 생각할 뿐이다.◆ 신뢰도 높은 기업이 수익성도 높다『직원들의 사기와 기업의 수익성은 긴밀한 관계가 있습니다.』 실제로 일하기 좋은 1백대 기업의 평균수익률은 「러셀3천대 기업」에 속한 기업의 수익성보다 높다. 87년부터 97년까지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23.4% 였는데 비해 「러셀 3000」기업은 14.8%에 불과하다.1천만원을 「러셀3000」기업에 투자했더라면 10년후에 3천9백76만원이 되지만 1백대 기업에 투자했더라면 8천1백88만원이 된다.사기가 높은 직원들은 일을 열심히 하고 자연히 생산성 향상으로이어진다. 기업의 목표는 질좋은 상품을 만들고 높은 수준을 서비스를 제공해 돈을 많이 버는 것이다. 1백대기업의 하나인 페드럴익스프레스는 종신고용 정책에 이익분배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 지난해 여름 특송업체인 UPS가 파업에 돌입해 직원들의 근무량이늘자 2천만달러나 되는 특별상여금을 지급했다. 이 회사가 직원들에 극진한 이유는 「PSP( People, Service, Profit)」라는 철학 때문이다. 즉 경영자가 사람에게 일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면, 종업원들의 서비스는 최상이 되고, 이는 바로 기업의 수익성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물론 예외도 있다. 경영진이 시장흐름을 잘못 읽어 경영전략을 잘못 세웠을 때는 아무리 종업원들이 능력있고 정열적이라해도 소용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