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지속적인 고성장과 낮은 실업률, 낮은 인플레이션 등을 동시에 성취할 수 있는 신경제의 시대에 접어들었는지에 대한논의가 1년전에 있었다. 낙관적인 전문가들은 신경제에 대한 근거로 세계화와 기술발달(특히 컴퓨터)을 꼽았다. 그러나 수요와 공급이 팽팽한 균형을 이루는 노동시장은 임금을 부추기고 이것은 결국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점을 지적하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전문가들도 있었다.그 1년 후, 미국 경제는 여전히 생산량은 상승하는데다 실업률은기록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떨어지고주식시장은 부양되는 등 표면적으로는 「승승장구」를 계속하고 있다. 과연 미국에서의 승전 나팔소리인가.모트 주커만 의 편집장은 「미국을 위한두번째 세기」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썼는데 이것은 「왜 우리는 계속 넘버 원일 수밖에 없는가」로 시작해서 20세기가 미국의 세기였듯 21세기도 그러할 것이란 암시로 끝을 맺는다. 주커만 편집장의논리는 폭넓게 발달한 경영과 컴퓨터에 대한 투자, 유연한 노동시장, 자본 시장의 깊이와 넓이, 신중한 재정 및 화폐 정책 등으로인해 미국이 세계 시장을 지배하기에 가장 적합한 위치에 있다는것이다.그러나 구경제(지금까지 세계를 지배해온 경제 원리)가 아직 유효하다는 증거는 도처에 있다. 폴 크루만은 한 에세이에서 경기 사이클상에서의 변동과 구조적 변화는 구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는 그 경제가 가진 역량을 강도있게 사용함으로써 장기적인 추세보다 일시적으로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 미국이 그 역량을 점점 더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주요한 지표 중의 하나는 실업률 하락이다.현재 미국의 경제가 약 2.4%의 장기 성장률보다 훨씬 더 빨리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실업률이 1996년말에 5.3%에서 1997년 12월에는4.7%로 떨어진 것이다.실업률과 임금 사이의 관계, 즉 실업률이 떨어지면 임금은 높아진다는 구경제의 원리가 지금 미국에서는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인건비 인덱스는 지난해말에 급격하게 상승했다. 민간부문에서 임금은 1997년의 마지막 3개월동안 1.2%가 올랐다. 이것은 1997년의 연간 임금 상승률을 1991년이래 최고 수준인 3.9%로 끌어 올렸다. 다르게 보이는 것은 임금 상승과 물가 상승 사이의 관계인 것 같다.임금이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물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올 3월에 물가는 1.4%가 올랐다. 그러나 이것이 생산성의 증가 때문인지 아니면 달러 강세와 저렴한 상품들, 기업의 비용을 낮춰주는 균일한 금리 비용 등 일시적인 요인들 때문인지는분명하지 않다.낙관론자들에게 생산성 개선은 경제 변화의 분명한 증거가 된다.<월 스트리트 저널 designtimesp=7889>의 기자인 밥 데이비스와 데이비드 웨슬은 <풍요라 불리는 것:앞으로 20년간의 호황과 그것이 당신에게 의미하는바 designtimesp=7890>라는 책을 통해 미국이 앞으로 20년간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 책은 컴퓨터에 대한 투자와 직장의 구조조정이 궁극적으로 더 높은 생산성을 낳고 있다고 주장한다.회의론자들은 그러나 여전히 신경제를 의심할만한 많은 이유를 가지고 있다. 그 하나는 현재 미국 기업들이 고용하고 있는 비숙련노동자들이 기존의 좀더 숙달된 노동자들만큼 높은 생산 잠재력을드러내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생산성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는 증거도 있다. 월 스트리트의 어떤 이코노미스트들은 생산량이 올해 1분기에 3.5∼4% 가량 오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일한 시간은 4.8%가 늘었다. 이것은 생산성 하락을 암시한다.회의론자들이 신경제를 못믿는 또다른 이유는 달러 강세와 상품 가격 하락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요인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완화한다 하더라도 이것이 미국 경제에서 지속적이거나 구조적인변화의 징조라고 보기는 어렵다. 달러 강제와 상품가격 하락은 미국에서의 신경제 때문이 아니라 해외 특히 아시아에서의 경제 위기때문이다.그리고 이것이 현재 미국의 신경제 논리가 가지고 있는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미국의 호황은 세계적인 경제 약화의 불빛 속에서 인상적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또 실질적으로 아시아 위기의 도움을 받아왔다. 아시아의 위기는 미국의 성장을 방해하기 보다 오히려 도와왔다. 미국의 승리주의자들은 그들의 우월한 경제를 자랑스러워할 것이 아니라 행운과 외국인들에게 아마도 고마워해야 할 것이다.「Too triumphalist by half」The Economist May 1. 1998 정리·권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