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최모씨(42,서울 쌍문동)는 5월 마지막 휴일인 31일 가족들과 함께 서울랜드를 찾았을 때의 흐뭇함을 아직 잊지 못한다. 쿠퐁을 이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서울랜드를 찾은 최씨의 가족은 아이 둘과 아내등 4명. 이들 4명이놀이시설을 이용할수 있는 자유이용권 가격은 6만4천원. 그러나 최씨가족은 이날 모 쿠퐁서비스업체가 보내준 쿠퐁을 활용, 4인가족자유이용권을 5만원에 구입했다.한푼이 아쉬운 「IMF상황」에서 1만4천원을 절약한 셈이다. 사실최씨는 처음 쿠퐁을 받았을 때 무슨 도움이 될까하는 마음도 없지않았다. 그러나 최씨는 이날 쿠퐁의 위력을 실감했고 이제는 외식이나 가족나들이를 할 때면 쿠퐁을 챙기는 것이 버릇이 됐다.서울 갈현동에 사는 주부 김모씨(36)또한 쿠퐁수집광이다. 그는 한달에 한번꼴로 나오는 신문쿠퐁을 어김없이 챙기는가 하면 모처럼신촌에 쇼핑하러 나갈 때면 이곳에서 무료로 배부되는 쿠퐁북을 들고 집으로 간다.이렇게 해서 김씨가 한달에 절약하는 돈은 약 2만~3만원 정도. 남편봉급이 지난해에 비해 40%정도 깎인 상황에서 쿠퐁을 활용, 알뜰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다. 김씨는 『최근들어서는 세탁소, 미용원등 지역내 점포에서도 쿠퐁을 발행하는 곳이 늘고 있다』며 이를잘 활용하면 가계에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두 가정의 사례에서 보듯 쿠퐁이 IMF를 뛰어넘는 「신종 화폐」로각광을 받고 있다. 사실 쿠퐁은 미국등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된지오래다.그러나 국내에서 쿠퐁이 선을 보인 것은 90년대초. 주유소 등에서판촉수단으로 고객들에게 주유액만큼의 쿠퐁을 준 뒤 일정액이 되면 사은품을 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후 서울신촌 대학가 및 혜화동 대학로에 있는 극단 및 레스토랑에서 연극할인권 및 음료할인권을 배부하기도 했으나 활용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쿠퐁이 생활속에 깊숙이 침투, 보편화된 것은 IMF사태가 터진 지난해 11월이후. 수입이 거의 절반으로 떨어진 가정에서 초절약에 나서면서 쿠퐁은 각광을 받기 시작했고 이를 발행하는 업체들도 잇따라 생겨났다. 몇백장의 쿠퐁을 묶어 한권의 책으로 발행하는 쿠퐁북 업체부터 최근들어서는 인터넷을 활용한 사이버쿠퐁업체까지 등장했다. 가맹업체들은 매출을 확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쿠퐁이용층 또한 확산되고 있다. 20~30대 대학생에서 주부중심으로이용층이 바뀌었다. 활용업체 또한 패스트푸드점 위주에서 놀이동산, 미용원, 연극 등 문화·레저쪽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쿠퐁이 새로운 소비문화형태로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다.현재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쿠퐁북. 다양한 할인쿠퐁이 한권의 책으로 묶어져 있어 편리하다. 쿠폰클럽, 쿠포넷,쿠폰보따리, 메트로뉴스, 리필플러스,카폰등 10여개의 업체가 쿠퐁북을 발행하고 있다.지난해 7월 처음으로 선을 보인 쿠폰클럽은 서울 압구정동, 신촌일대, 대학로에서 월 12만부 정도를 무료로 배부하고 있다. 쿠폰클럽은 부산시등 전국 10여곳에 지사도 운용하고 있다.KFC등 가맹점은 80여개에 달한다. 초창기는 KFC등 패스트푸드점이주종이었으나 최근들어 헤어숍등 생활과 밀접한 분야로 가맹업체를늘리고 있다. 쿠폰클럽 황관중차장은 『처음 쿠퐁북을 선보였을 때는 소비자들이나 가맹점 모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IMF가 터진이후 이제는 소비자들이 언제 배부하느냐고 문의를해올 정도라고 말했다.쿠포넷은 서울 경인지역을 대상으로 월 10만부 가량의 쿠퐁북을 발행하고 있다. 이달초 부산, 마산, 창원에도 지사계약을 마무리하고사업지역을 넓히고 있다. 가맹점수는 1백60여개로 업종은 쿠폰클럽과 비슷하다.리필플러스는 쿠폰클럽등과는 달리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가입비 1만원과 연회비 1만원을 내고 회원이 되면 매달 쿠퐁을 집으로우송해준다. 호텔, 렌터카, 여행사, 병원등 1백여개 업체가 가맹점으로 참여하고 있고 회원수는 2만여명이다. 최근 한겨레리빙, 마이다스동아일보등과 제휴, 쿠퐁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특화된 쿠퐁서비스를 하고 있는 곳은 메트로뉴스와 쿠폰보따리. 메트로뉴스는 경기도 군포시등 신도시 아파트지역을 매달 돌아가면서쿠퐁집을 발간, 이지역 주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7월에는 평촌지역을 대상으로한 쿠퐁집을 발간할 예정이고 조만간경기도 분당,수서, 용인지역에서도 발간할 계획이다. 메트로뉴스는세탁소, 이사업체, 커튼 및 가구업체, 수족관업체, 학원등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쿠퐁을 발행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쿠폰보따리는 영화사 및 극단을 주가맹점으로 확보, 문화생활과 관련된 쿠퐁집을 발간하고 있다. 주 이용층은 대학생으로 월 5만부정도를 발행, 대학가에서 무료로 배부하고 있다.6월말 창간예정인 카폰은 틈새시장을 노린 쿠퐁북발행업체이다. 자동차와 관련된 할인쿠퐁만을 취급한다. 현재 서울 강남지역 카센터와 장안평 자동차부품업소 등 60여군데의 가맹점을 확보해 놓았다.이들 업체가 발행하는 쿠퐁북에서 쿠퐁을 가져갈 경우 약 10~35%정도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맹점이 되려면 쿠퐁발행업체에월 25만원 정도의 게재료를 내야한다.쿠퐁북과 함께 서구식 신문쿠퐁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신문쿠퐁을 발행하고 있는 업체는 CMS. 지난 3월 첫선을 보인 뒤지금까지 4번 발행했다.신문쿠퐁은 몇몇 유력일간지를 통해 광고전단형식으로 배달되는데이를 뜯어 가맹점에 가면 쿠퐁에 적힌 가격만큼 할인을 받는다.할인가격은 2백50원에서 최고 1천원까지 다양하다. 한화스토어 등대형슈퍼마켓과 신세계, 현대 등 주요 백화점과 전국 3백여 점포를가맹점으로 확보하고 있다.킹스포인트클럽과 쿠폰나라는 적립식 쿠퐁을 발행하고 있다. 다른쿠퐁이 일정액의 할인혜택을 주는 반면 이들업체가 발행하는 쿠퐁은 일정기간 이를 모아 사은품을 받는 형식이다. 이 분야에서는 킹스포인트클럽이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전국 30여개 지역에 4천여개의 가맹점을 두고 있다. 쿠퐁은 1천원짜리부터 5만원짜리 다섯종류가 있는데 가맹점은 이들 쿠퐁을 액면가의 2.5%가격에 킹스포인트클럽으로부터 구입,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 준다.소비자들은 이 쿠퐁을 모아 일정액이 되면 가맹점에 가서 사은품을받는다. 정육점, 미용실, 비디오대여점 등 가맹업종은 1백60여개에 달하고 있다. 이 회사 안병인이사는 『가맹점에 대해서는 무료로 고객관리서비스도 대행을 해주고 있다』며 앞으로 가맹점들에대한 부대서비스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통신망을 이용한 사이버 쿠퐁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이버 쿠퐁은 쿠폰문화. 천리안, 나우누리, 하이텔 등 4대 통신망을 통해쿠퐁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취급분야는 레저, 스포츠, 영화, 공연 등 20여 업종이다.인터넷 쿠퐁사이트로는 쿠폰(www.coupon.co.kr) 쿠폰피아(www.couponpia.co.kr) 코리아푸드(www.koreafood.co.kr) 등이 있다. 쿠폰 등 인터넷 쿠퐁사이트는 거의 전업종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코리아푸드는 음식점만을 대상으로해 쿠퐁을 서비스하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들어가 필요한 쿠퐁을 프린트해 사용하면 된다.이처럼 쿠퐁업체들은 늘고 있으나 쿠퐁을 이용한 소비문화는 아직초보단계이다. 미국 선진국의 경우 발행대비 쿠퐁회수율이 10%대인데 반해 아직 우리나라는 0.5%에 불과하다. 쿠퐁이 새로운 소비형태로 완전히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그러나 IMF라는 특수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놓고 볼때 쿠퐁인기는 증가할 것으로 업체관계자 및 유통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인터뷰 / 이호은 카폰 대표이사▶ 발행하게 된 동기는물론 IMF가 동기를 제공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쿠퐁을 이용한 소비문화가 정착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IMF이후 선을 보여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쿠퐁에 대한 수요도 늘고 업체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자동차는 우리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 이와 관련된 쿠퐁북 발간을 계획하게 됐다.▶ 주요 서비스분야는자동차와 관련된 것이라면 모든 것을 할 방침이다. 엔진오일교환등은 물론 용품도 쿠퐁을 이용, 구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단순히 할인쿠퐁만을 싣는 차원에서 벗어나 신차정보, 드라이브코스등도 실어 자동차 종합매거진으로 키워나갈 생각이다.▶ 영업계획은일단 카센터와 부품업체를 가맹점으로 확보해 오너운전자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쿠퐁을 서비스할 방침이다.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히면자동차회사 및 보험사 판촉사원을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도 할 계획이다. 이와관련해 몇몇 자동차회사와 접촉을 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