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취약하나 경영진 우수하면 유리....H&Q·웰든·카알라일등 관심 많아

외자유치를 희망하는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이라면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프라이빗 에쿼티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프라이빗 에쿼티란 유망 기업에 일정 지분을 출자한 후 배당금을 받거나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운용되는 펀드를 말한다. 이때 투자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재무나 마케팅등 경영 지원을 병행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익을 올릴 수 있다면일반 기업이든 벤처기업이든 투자대상을 가리지 않는다.이와 함께 프라이빗 에쿼티 펀드는 몇가지 공통된 투자전략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재무상태가 나쁘더라도 매출액이 높은 기업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을 요구하는 확실한 시장이형성돼 있거나 시장의 성장성이 높은 분야의 기업을 원한다. 둘째,경영진의 자질이 우수한 기업에 투자하기를 희망한다. 프라이빗 에쿼티는 지분에 투자하기 때문에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야만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때문에 기업 경영진의 능력은 중요한 투자잣대가 된다. 셋째, 벤처기업일 경우에는 인력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벤처기업의 기술력은 결국 연구인력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미국이나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라이빗 에쿼티는 수천개에 달한다. 아시아 투자는 일반적으로 홍콩 사무소가 담당하는 경우가많다. 우리나라는 지난해까지 프라이빗 에쿼티의 소외지역이었으나IMF이후 국내 경제 환경이 급격하게 변함에 따라 해외 펀드들의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현재 국내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은 20~30개에 달하는 것으로알려져 있다. 웰든인터내셔널 롬바드펀드 카알라일그룹 등은 한국기업에 대한 투자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첨단 기술분야에 투자 의사 많아웰든인터내셔널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벤처캐피털이다.투자분야는 생명공학에서부터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아시아에서는 주로 싱가포르와 대만의 벤처기업에 투자해 왔다. 웰든인터내셔널은 지난달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5천만달러이며 첨단기술 분야에 투자할 의사를 갖고 있다. 웰든이 들여올 자금은 대부분 5년 이상 장기로 투자될 예정이다.카알라일그룹은 워싱턴에 본부를 둔 투자회사다. 주로 확실한 시장경쟁력과 매출 실적이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 이 회사의 투자 분야는 항공기술 정보기술 의료산업 부동산 등 다양하다. 주로 중동지역에 투자해 왔으나 홍콩 지점을 통해 한국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알라일그룹이 현재 운용하고 있는 전체 펀드는 26억달러 규모다. 우리나라에 진출한다면 첨단기술분야 외에금융산업이나 부동산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롬바드펀드는 미국의 캘리포니아 연금이 90%를 출자하고 아시아개발은행이 10%를 출자해 설립됐다. 한국에 진출할 경우 2천5백만달러 정도를 투자할 예정이다. 관심이 있는 투자대상은 정보기술업체나 금융회사 혹은 주식공모단계에 있는 기업이다. 투자 진척 상황이 좋을 때는 펀드 규모를 5천5백만달러까지 늘린다는 구상이다.이외에 구체적으로 한국 진출을 밝힌 적은 없으나 아시아에 꾸준히투자해온 전례로 보아 한국 투자의 가능성이 보이는 펀드도 있다.버클리 인터내셔널 캐피털 코퍼레이션(BICC)은 런던 퍼시픽그룹자회사로 주로 급성장하는 첨단기술분야나 의약분야에 투자하며 한회사당 투자액은 1백만달러에서 1천5백만달러 정도다. 이 회사는초기단계 벤처기업에 투자하기보다는 IPO(주식공개)단계에 있거나매각 직전의 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해 최고의 수익률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과거에 어댑텍이나 LSI로직 오라클 등에 투자한적이 있다.머레이 고 프라이빗 에쿼티(MGPE)는 지난해 12월 미국 뱅크보스턴 캐피털과 스코틀랜드의 투자회사인 머레이존스톤, 싱가포르의GK고 등 3개 회사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MGPE는 아세안회원국의비상장기업을 주요 투자대상으로 삼고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분야에 전문으로 투자하지만 특별히 업종을 가리지는 않는다. 회사규모를 확장하려는 유망기업을 선호하는 편이다. 투자건당 규모는 1백만~5백만달러 정도로 잡고 있다.◆ IMF이후 해외 펀드 관심 높아져이미 우리나라에 들어와 투자 기업을 물색하고 상담을 진행중인 펀드로는 H&Q코리아와 글로벌캐피털을 들수 있다.H&Q코리아는 국제금융공사와 함께 1억2천만달러 규모의 펀드를조성해 국내에서 활동중이다. 투자대상으로 찾고 있는 기업은 정보통신이나 컴퓨터 업체 또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만 일시적으로 재무상태가 악화돼 고전하는 기업이다. 최소한 5년이상 지분을 보유한다는 방침이며 목표수익률은 20%이상이다. 업체당 투자 액수는1천만달러에서 3천만달러로 규모가 큰 편이다.글로벌캐피털은 투자 중개와 직접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거래의30% 정도가 아시아에서 이뤄지고 있을 정도로 아시아 비중이 높다고 회사측은 밝힌다. 기본적인 투자 전략은 1천만달러 규모 이상은중개만 하고 1천만달러 미만의 투자만 직접 한다는 것이다. 정식으로 사무실을 낸 것은 아니지만 현재 국내의 3개 회사와 투자 상담을 진행중이다. 글로벌캐피털은 국내 상황을 보아가며 1~2개월 안에 사무실을 낸다는 방침이다. 투자 규모는 2천만~3천만달러가 될것으로 알려진다. 관심있는 분야는 첨단기술에서부터 직물 등 경공업까지 다양하다.★ 중동·화교권 자본 움직임오일달러 돈줄, '캐고 들면 무궁무진'외환위기가 고조되던 작년말, 당시 임창렬 경제부총리는 중동지역대사관에 긴급 전문을 띄웠다. 오일 달러, 즉 중동 석유 재벌을 접촉할 수 있는 루트를 탐문해 보라는 전문이었다.유태계 자본들이 국제통화기금(IMF)을 전면에 내세워 갖가지 까다로운 자금지원 조건을 내걸자 중동권을 노크해본 것이었다. 물론국가차원의 협상으로까지 진전되지는 못했지만 당시 정부내에서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중동자본은 전통적으로 기업인수 호텔경영 부동산 등에 많은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자산에 대한 집중투자를 통해 단기차익을 실현하고 빠져 나가는 유태계자본과 달리 묵직한 장기투자가 주종이다.이같은 오일달러에 대한 기대는 아직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그룹은 삼성과 대우.자동차사업에 강한 미련을 갖고 있는 삼성그룹은 최근 중동권의 석유재벌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왕자는 기아자동차의 인수를 전제로 삼성자동차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 수억달러를 사들일 수 있다는의향을 비치고 있다. 알 왈리드왕자는 1백33억달러의 재산으로 세계 주요 금융회사와 정보산업 자동차산업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투자활동을 벌이고 있는 거부. 작년에 (주)대우에 5천5백만달러를투자하면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삼성그룹은 주력 계열사의지분까지 내걸고 협상에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다.대우그룹 역시 알 왈리드가 이끄는 「킹덤 이스태블리시먼트」사와손잡고 국내에 초대형 합작은행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제일이나서울은행을 단독으로 인수하기 보다는 알 왈리드가 최대주주로 있는 씨티은행과의 수직적 합병을 통해 국내 경영권을 거머쥐겠다는전략이다.알 왈리드 외에도 국내 기업들이 탐문해보고 있는 중동의 자금줄은생각외로 많다. 미국의 경제 주간지 <포브스 designtimesp=8350>지에도 포착되지 않는 거부들이 많아 캐고 들면 돈줄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재계 소식통은 이와 관련, 『비공식적으로 세계 최고의 갑부로 알려진 모재벌이 최근 한국에 사람을 보내 투자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한편 한때 유태계에 필적할 정도로 세를 키운 화교권 자본은 동남아국가들의 잇따른 금융위기로 인해 활동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관측된다. 위기속에서도 재빠르게 이익을 챙긴 유태계 자본과 달리동남아에 수조달러를 투자해놓은 화교권은 손실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달해 국내 기업은 당분간 접촉을 삼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