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의 요람 실리콘밸리가 거대기업의 각축장이 됐다. 실리콘밸리의 1백50대 기업중 상위 14개사가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가 넘는다. 이들 기업이 1백50개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가 넘는다.그러나 14개 거대기업중 한세대이상 자기영역을 지켜온 기업은 인텔 휴렛팩커드등 몇 개에 지나지 않는다. 시스코시스템즈 어댑택시게이트테크놀러지 등 대부분은 지난 10년사이에 부상한 기업이다. 거대기업이 생기는 이유는 실리콘밸리가 끊임없이 통일된 표준을 원하기 때문이다. 실리콘 밸리의 산업은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스코의 라우터라는 식의 여러 가지 표준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판매상이나 소비자도 표준을 원한다.대기업들은 일단 한가지 분야를 장악하면 또다른 분야로 발을 넓힘으로써 지배력을 유지하려고 한다. 어떤 경우에는 경쟁사를 따돌리기 위해 새로운 표준을 만들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NT를 도입함으로써 네트워크분야의 개척자였던 노벨을 물리친 것이그 예다. 경쟁에서 진 기업은 더 작고 이익이 덜 나는 분야로 옮겨가서 주로 대기업의 협력업체로 일하게 된다. 이런 현상을 경제학자들은 코피티션(협력과 경쟁의 합성어)이라고 부른다.벤처캐피털리스트나 경제학자등 실리콘밸리의 전문가들은 기술력이뛰어난 대기업이 지배하는 현상은 산업의 안정성에 필수적인 것이며 산업 발달에 이득이 된다고 보고 있다. 신기술의 급속한 발달은새로운 기업의 시장진입을 더욱 쉽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 이들 전문가들의 주장이다.신기술은 언제나 앞서가던 기술을 쓰러뜨리면서 발달해 간다. 하이테크 산업의 역사는 노벨부터 로터스까지 쓰러진 대기업들로 가득차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대기업들도 상당수가 10년이 가기전에사라질지도 모른다.